백두산 종주코스를 무사히 완주함은 물론 처음 올라 천지까지 보았으니, 이제는 다시 비행기를 타러 대련으로 가야 되는 멀고 험한 길만 남았다. 한낮 종일을 타고가도 하루에 갈 수 없는 1,000km의 대장정이다. 이렇게 종일 버스를 타보기는 오래전 미국 서부 여행과 최근에는 뉴질랜드의 남 섬 여행 때 경험한바 있다. 그러나 두 경우는 타고 간 버스가 안락하고 도로 사정도 좋았는데, 여기는 그러하지 못하니 고행의 길이다.

                   < 6:30, 란강대주점 호텔(3일째숙소) >

                   < 6:44, 호텔 앞에서 백두산 조망(줌) >

                          < 6:55, 이도백하의 미인송 >

  새벽부터 일어나(모닝콜, 5:30) 종일 버스로 이동하는 날이다. 매일 아침을 제외한 식사 때마다 술을 마시고, 차안에서도 가끔 마시다보니 속이 좋지 않다. 지금까지 외국 여행 시에는 술을 마실 파트너가 없어 음주의 즐거움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그때 못 마신 술을 전부 먹는 것 같다. 호텔 정문에서 출발하기 전, 멀리 백두산의 능선이 보여 어제의 멋진 트래킹을 연상케 한다. 넓은 중국에서 이지역만 있다는 미인송 숲을 지나 시내로 들어간다.

                          < 6:56, 이도백하 시내 모습>

                           < 12:03, 통화시내를 통과 >

                          < 12:08, 통화 중심상가 지역 >

  미인송은 소나무가 쭉쭉 뻗어 곧게 자라 아름답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읍면 소재지 규모의 작은 도시인 이도백하를 지난다. 어제 서파에서 북파로 트래킹하여 넘어왔기에, 버스로 1시간가량을 백두산을 돌아가야 서파가 나온다. 그 곳부터는 그저께 올라 왔던 길을 그대로 내려간다. 열악하지만 중간에 꼭 필요한 작은 휴게소도 다시 들린다. 규모가 큰 도시인 통화는 그저께 이곳에서 점심을 하였는데, 오늘은 그냥 통과 한다.

                      < 14:03, 집안의 용봉각 대주점 >

                            < 14:14, 점심 식단 >

                       < 14:55, 식당 앞 집안시내 거리 >

  점심시간이 되었지만 예약 때문에 집안까지 가야 한다. 이럴 때 나오는 술과 안주가 차 안을 한 바퀴 돈다. 어제 밤 인솔대장께서 안주로 꼬치구이를 사러 갔다가 의사소통 관계로 산비둘기 튀김 10마리에 거금을 들였다. 밤에는 대부분 먹지 않아 남아서, 오늘 뜯어 놓아 처음 먹어보니 장조림 같이 쫄깃쫄깃 맛있다. 그저께 저녁을 한 식당에서 점심을 한다. 관광객을 위한 대 식당인데, 화장실은 용무를 보려고 앉아 얼굴을 돌리면 옆 사람과 마주친다.

                  < 15:14, 단동 가는 길 강가의 유람선 >

                      < 16:22, 주차장 옆 가판대 >

                  < 16:32, 왕복 2,000km을 같이 한 버스 >

  이도백하를 일찍 떠나(6:50), 집안 식당에 도착(14:00)하기까지 7시간10분이 소요된다. 앞으로도 5시간을 더 가야 단동에 도착한다고 하니, 차타는 것이 오히려 백두산 트래킹 하는 것보다 더 힘든 것 같다. 산을 굽이굽이 넘고, 강을 건너 마을을 지나 계속 내려간다. 대부분이 산악지대로 시속 40km이상을 달리기가 어렵다. 앞에 화물차라도 만나면 속도는 절반으로 줄어든다. 주차장에서 기름을 넣고 쉬어 가는데 옆에 있는 가판대가 초라하다.

                  < 17:17, 압록강 지류의 강과 산 >

                    < 17:24, 평화로운 전원 풍경 >

                      < 17:28, 방목하고 있는 소 >

  하루 종일 차에서 보내며, 잠을 자지 않는 시간에는 도로와 버스 사정이 좋지 않아 책을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을 보고 가노라면 산천은 우리나라와 비슷해, 구분이 안 될 정도이다. 다만 마을을 지날 때의 풍경은 우리가 어린 시절에 보았던 모습으로 많은 세월을 거슬러 가야한다. 그러나 순박해 보이는 시골사람들의 표정은 어느 나라이든 같은 것 같다. 넓은 야산이 많아서인지 일반 소들을 방목하고 있는 것이 특이하다.

                   < 17:41, 마을 가옥의 지붕은 붉은색 >

                       < 18:41, 압록강 공동 개발 댐 >

                         < 19:06, 단동의 만리장성 >

  차창으로 보이는 주택의 지붕은 붉은색으로 통일 되어 있는 것을 보면 중국인들이 얼마나 좋아하는 색임을 입증한다. 주택의 전면에도 큰 활자로 인쇄된“복(福)”자와 “부(富)”를 부착했다. 모든 인류의 기본적인 공통된 욕구인 듯싶다. 북한과 공동으로 건립했다는 압록강 댐이 보인다. 초등학교시절에 많이 들었던 수풍댐이냐고 물으니 아니라 한다. 외부의 침공을 막기 위해 고구려가 세운 성인데, 자신들의 형태로 개조하여 만리장성이라 부른다.

                  < 19:28, 어두워지자 단동교에 조명이 >

                     < 19:43, 시내 중심가에 식당 >

                   < 19:43, 현지식 중에 괜찮은 식단 >

  거리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서 단동 시내로 진입한다. 지금까지 보지 못하였던 골프 실외 연습장이 눈길을 끈다. 조명을 한 단동교 주변에는 주말을 맞이하여 많은 시민들이 나와 단체로 하는 체조, 길거리 공연, 꼬치구이 선술집에서 음주 등을 즐기고 있다. 밤에 단체로 가려던 가라오케 계획이 취소되어, 이곳에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자꾸 멀어진다. 도심을 달리한 한 음식점에서, 지금까지 먹어본 현지식 중에서 제일 맛있는 식사를 한다.

                           < 20:23, 단동시내 야경 >

                     < 20:42, 호왕각 호텔(4일째 숙소) >

                         < 22:11, 금강산 공원 입구 >

  단동부터는 현지 가이드와 동행을 하여야 하기에 버스에 탑승한다. 오랜만에 보는 단동시내 야경은 반대편 북한의 신의주 어둠에 비하면 화려하다. 식당에서 10여분 거리에 있는 마지막 밤을 보낼 호텔에 도착한다. 일행들이 배정받은 방이 창문 없는(벽에 창처럼 커튼만 설치) 감옥이다. 바꿔 달라 항의해 보지만, 주말이라 방이 없다고 한다. 밤새 무사하기만 바라면서 해외에서 처음 경험해 본다. 가까운 곳에 있는 금강산 공원에 여러 명이 어울려 간다.

                       < 22:24, 공원 내 이정표 >

                      < 8:17, 압록강 유람선 선착장 >

                          < 8:18, 유람선 승선 >

  이정표에는 한글도 함께 명기되어 있다. 비가 오기 시작해 숙소로 오며, 압록강 부근에 많던 꼬치구이 집을 찾았으나 없다. 종전처럼 한 산우의 방에서 마지막 밤의 파티가 벌어진다. 새벽에 일어나니 연일된 음주에 속이 아프다. 사정이 있어 4일간 가지고 다니던 박스에서 라면을 꺼내 커피포트의 뜨거운 물로 봉지라면을 만들어 처음 먹어 보니 괜찮다. 비를 맞으며 압록강 관광에 나선다. 일부는 주변 관광에 나서고, 대부분은 유람선(U$20)에 승선한다.

                         < 8:14, 유람선의 실내 좌석 >

                      < 8:23, 유람선에서 중국의 단동을 >

                     < 8:23, 유람선에서 북한 신의주를 >

  100여명 정도가 승선하는 유람선은 중국 관광객이 대부분이고, 방송과 선실에서 물건을 파는 종업원들의 오고가는 언어가 호떡집에 불났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유람선은 왼쪽 철교 아래를 지나 북한 땅이 보이는 곳까지 가서 유턴을 하여 북한 측 가까이 타원형으로 돌아 원점회귀 한다. 소요시간은 40여분이고, 비가 와서 갑판위로 나갈 수가 없다. 유람선에서 보는 단동과 신의주의 경제 발전은 확연한 차이가 있음을 한눈에 본다.

                    < 8:26, 압록강 단교에는 교각만 >

                     < 8:30, 북한 주민들과 트럭 >

                     < 8:31, 가까워진 북한 선착장 >

  압록강 단교까지는 통행이 가능하며 50元의 입장료를 받는다고 한다. 트럭이 서 있는 건물 주위로 북한 주민들이 우산을 쓰고 움직이는 모습도 육안으로 보인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면서도 그들이 보고 있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북한 인공기가 그려진 선박이 정박 중인 선착장을 지나간다. 지금까지는 북한 녘을 먼 발치에서 본 것은 김포의 애기봉과 강원도 고성의 통일 전망대가 전부다. 가까이서 이렇게 보기는 처음이다.

                    < 8:32, 북한 선착장 옆 사무실 건물 >

                      < 9:00, 단동 철교를 배경으로 >

                     < 9:20, 단동역 광장 모택동 동상 >

  사무실로 보이는 건물 상단에 붉은 바탕위로‘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문구는 매스컴을 통해서만 보다가 직접 보게 되니 섬뜩하다. 역 광장의 모택동 동상을 보면서 단동을 떠나 대련으로 향한다. 여기서부터는 고속도로로 가니, 좀 편하기는 하겠지만 4시간 이상을 가야 한다. 비바람이 내려갈수록 세차게 퍼 붓는다. 태풍 메아리가 한반도에 상륙하여, 이곳도 영향권에 있다고 한다. 오늘 저녁 비행기가 뜰지 걱정이다.

                    < 13:46, 대련 시내의 고급 음식점 >

                    < 13:49, 현지식 중 제일 좋았던 식단 >

                        < 18:00, 대련 공항을 떠나며 >

  이도백하를 떠나 식사시간을 제외하고 (어제 오전 7시간10분, 오후 4시간 40분, 오늘 단동에서 4시간40분) 총 16시간30분 만에 대련에 도착 한다. 떠난다고 고급 음식점에서 식사를 한다. 식사 후 짝퉁가게를 들린 후 피로를 풀라고 맛사지(전신U$:25,발U$:20)를 받는다. 농산물이 싸다고 참깨, 잣, 모기버섯 등을 구입한다. 다행이 비행기 이륙에는 이상이 없어 19시 이륙하여 50분 만에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오고 가며 관광 한 집안의 고구려 유적지와 단동에서의 압록강은 비를 맞았다. 그러나 백두산 트레킹이 주목적임을 알기라도 하듯 날씨가 좋았다. 지금까지 한 어떠한 해외여행보다 즐겁고 멋있었던 것은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였기 때문인 듯싶다. 주관한 산악회가 해외산행은 이번이 처음이기에 1기 팀이 구성된다. 모두가 공항에서 헤어지기를 아쉬워하며 다음 해외산행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약한다.



                             

                                        2011년 6월 백두산을 다녀오면서......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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