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집에서 함께 멜라카(Melaka)로 떠나자니, 국내서 멀리 여행을 가는 기분으로 외국에 와 있다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멜라카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로 우리나라 경주와 같은 고도(古都)이며, 적도에 더 가깝다. 순수 말레이 토착 문화 와 중국문화 그리고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의 지배로 유럽문화가 혼재해 있다. 수많은 침략으로 인해 다수의 민족과 많은 유물이 산재해 있지만, 한편으로는 말레시아의 슬픈 역사를 간직한 도시다.

< 10:00, 여행기간 중 이용한 소형버스 >

                       < 10:30, 고속도로 톨게이트 진입 >

                    < 10:32, 휴게소에서 간단하게 아침식사 >

  말레이 반도에서 중요한 항구이자 관광 도시로 성장하면서, 동서양 문화가 상존하는 독특한 거리 풍경은 200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멜라카는 철도망이 연결되어 있지 않아, 대부분 차량으로 이동한다. K.L에서 멜라카 까지는 버스로 2시간30분정도 소요된다. 전날 밤 말레이시아 입성을 늦게까지 자축하느라 오늘 기상시간이 늦어져, 아침식사는 고속도로 진입하여 휴게소에서 간단하게 해결한다.

              < 11:50, 고속도로 변은 대부분 팜나무(Palm Tree) 농장 >

                      < 13:00, Casa del Rio 호텔 대문 >

                          < 13:01, 호텔 정면의 모습 >

- Casa del Rio Hotel -

  고속도로 주변은 온통 농장들이 심어 놓은 팜 나무 들이다. 적도 주변에서 잘 자라는 나무는 3년이 지나면 열매를 맺기 시작하여 25년까지 수확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와 이 나라에서 생산되는 팜 오일이 전 세계 생산량의 87%를 차지한다. 팜 오일은 환경오염을 줄이고 석유를 대체하는 산업으로 각광받아 숲을 벌목하여 많이 심고 있다고 한다. 예약해 놓은 숙소는 최근(2년 전)에 오픈한 고풍스런 특급호텔이다. 여장을 풀자마자 일정이 시작된다.

                     < 13:09, 입실 수속 중 나온 샤베트 >

                      < 13:10, 호텔 내 분수대와 연못 >

                       < 13:25, 배정된 숙소의 침실 >

  체크 인 중에 나온 시원한 샤베트가 먼 길을 달려온 피로와 갈증을 풀어준다. 담아 내온 받침 쟁반에는 나무 잎사귀에 예약자의 이름과 환영한다는 문구가 까지 새겨 놓아 호텔의 격을 높인다. 배정된 룸으로 들어가니 침실과 욕실 그리고 베란다가 럭셔리 하다. 비치되어 있는 용기들은 욕실의 샴프 통까지 모두 도자기로 되어 있어 외관과 매치를 이룬다. 여행에서는 잠자리가 편해야 한다고 하더니, 조카가 사전 준비를 많이 해줘 감사하다.

                         < 13:25, 욕실 내부 >

                         < 13:26, 앞 베란다 >

                   < 14:01, 한인식당에서 점심(다오래) >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도 점심은 한인식당이다. 갈비탕, 육개장, 돌솥비빔밥, 냉면 등 다양하게 시켜 놓고 맛을 음미해 본다. 국내에서의 맛과는 다소 차이가 나지만, 이곳까지 우리나라 식당이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맛있게 먹는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거리와 건물은 그대로 보존해야 하기에, 길은 좁아 대부분 일방통행을 하여도 정체가 심하다. 도시가 크지 않아, 발품을 많이 팔수 록 말라카의 시내 관광이 즐겁다고 한다.

                      < 세계문화유산 도시 환영 문구 >

                       < 15:02, 쳉훈텡 사원 입구 >

                     < 15:05, 쳉훈텡 사원 내부 제단 >

- 쳉훈텡 사원(Cheng Hoon Teng Temple) -

  네덜란드 광장 위, 건물 벽에는 세계 문화유산 도시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문구가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중국사원으로 규모는 크지 않다. 15세기 초, 이곳에 정박한 명나라 장군 정화(鄭和)를 기리기 위한 사원으로, 명나라에서 자재를 가져와 1646년에 완공했다. 사원 왼쪽에는 바다 신, 오른쪽은 땅의 신, 가운데는 부처가 안치되어 있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건물의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건물 기둥에는 금물로 쓴 글씨가 새겨져 있다.

                         < 15:17, 그리스도 교회 정면 >

                        < 15:18. 교회 앞 트라이 쇼 행렬 >

                    < 손님을 기다리는 각양각색의 트라이 쇼 >

- 그리스도 교회(Christ Church) -

  멜라카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네덜란드 건축양식의 그리스도 교회는 1753년에 지어졌다. 건축에 사용된 벽돌은 네덜란드에서 가져 왔고, 대들보 역시 건축기법을 도입하여 이음쇠 없이 건설 되었다. 내부로 들어서면 최후의 만찬 벽화를 볼 수 있다. 외부에는 네덜란드풍의 시계탑이 세워져 있다. 화려한 치장을 한 트라이쇼가 여행객을 태우고 시내 관광에 나선다. 대부분 이곳을 출발지로 하지만, 시내 곳곳에도 손님을 기다리는 트라이쇼들을 본다.

                           < 15:19, 네덜란드 광장 >

< 15:19, 광장 분수대 >

                        < 15:20, 네덜란드 풍차 >

- 네덜란드 광장(Dutch Square) -

  멜라카관광의 시작지점이라고 하는 광장 주변에는 네덜란드 통치 시절인 17~18세기에 지어진 백색 건물들이 줄지어 서있다. 입구에 서있는 대형 풍차가 네덜란드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명물인 트라이쇼 외에도 택시가 있기는 하지만, 요금은 미터제가 아니라고 한다. 공항에서 택시 승차권을 구입하는 줄이 길게 이어져 있어 이상하다 했는데, 구간 별로 요금이 정해져 있어 미리 구입해서 탄다고 하니, 이제서 이 나라의 택시 타는 방법을 이해하게 된다.

                        < 15:23, 스 타 더 이 스 >

                        < 15:30, 민족 박물관 >

                  < 15:33, 언덕에서 본 시내(경찰서) >

- 스타더이스(Stadthuys) 주변 -

  1650년 전후에 네덜란드 총독의 공관으로 지어진 오래된 건물인데, 지금은 멜라카 역사박물관이다. 멜라카 왕국 시절부터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의 통치 시절을 거쳐 지금까지의 역사가 전시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는 내부 보수 공사 중으로 안타깝게 발길을 돌린다. 언덕으로 올라가니 세계각지의 역사와 풍습, 문화 등이 전시되고 있는 민족 박물관이다. 산티아고 요새로 가는 길에 있어 지나치면서, 멜라카 해협과 시내를 조망하며 간다.

                 < 15:39, 세인트 폴 성당과 사비에르 동상 >

                      < 15:40, 성당 내부의 모습 >

                       < 15:45, 허물어진 성당 >

- 세인트 폴 성당(St. Pouls Church) -

  멜라카 해협이 보이는 언덕 위에 포르투갈이 1521년에 지었다고 한다. 프란시스코 사비에르 신부님의 유해가 한때는 안치되었던 자리도 보이고, 입구에는 신부님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가톨릭을 반대하던 네덜란드나 영국군의 공격에 의해 파괴되어 지금은 폐허가 되었다. 벽만 앙상하게 남은 내부 한 모퉁이에서 기타를 치던 현지인은 우리가 도착하자 우리말 노래를 불러준다. 제단 쪽에는 각종 그림을 그리는 젊은 화가가 열심히 그려 판매한다.

                   < 16:04, 멜라카 해협을 배경으로 >

                 < 16:10, 위에서 본 파모사(산티아고 요새) >

                   < 16:13, 정면에서 본 산티아고 요새 >

- 산티아고 요새 (Porta de Santiago) -

  우리나라 원유 수입의 87%가 이곳 멜라카 해협을 통과한다기에 바다를 배경으로 인증 샷을 남긴다. 파모사(Famosa) 라고도 잘 알려진 요새는 포르투갈 군이 네덜란드 군과의 전투를 대비하여 1511년에 만들어졌다. 예전에는 난공불락의 철옹성이었으나 네덜란드 군과 영국군이 각각 침공 시에 많이 부서졌고, 1670년에 다시 복원 되었지만 관리가 되지 않아 관문만 남아있다. 주변에는 당시 사용했던 구형 포들을 전시하여 요새이었음을 알려 준다.

                         < 16:14, 측면에서 본 파모사 >

                        < 16:16, 멜라카 술탄 팰리스 입구 >

                       < 16:17, 멜라카 술탄 팰리스 전경 >

- 말라카 술탄 팰리스(Malacca Sultanate Palace) -

  말라카 왕국의 전통적인 건축 양식에 의해 1985년에 복원된 전설적인 궁전, 내부는 문화 박물관으로 공개되고 있다. 왕국 황금시대의 디오라마를 비롯해 의상이나 장식품들이 다수 전시되어 있다. 인상 깊었던 것은 술탄이 주제하는 회의장면을 밀랍 인형을 통해 그대로 재현한 장면이다. 많은 시간을 걸어서 다니었기에 남은 관광은 내일 오전에 더 하기로 하고 숙소로 돌아간다. 호텔 실내 수영장에서 더위를 식히고, 다음 일정을 진행한다고 한다.

                   < 18:30, 멜라카해협을 바라보는 3층 수영장 >

                     < 18:38, 회전식 전망대와 시내를 보며 수영 >

                        < 18:40, 수영을 끝내고 잠깐 휴식 >

- 호텔 수영장 -

  차를 타는 것보다 걸어서 다니는 것이 많은 관광을 즐길 수 있다기에 열심히 발품을 팔았더니 땀도 많이 흘리고 피로하다. 숙소에 돌아와 수영복을 갈아입고 3층 수영장으로 직행한다. 물속에 들어가 있으니, 더위를 전혀 느낄 수가 없다. 수영을 하면서 말라카 해협에서 들어오는 강 어구의 푸른 바다의 풍경이 보고만 있어도 좋다. 관광객을 태운 전망대가 밑에서부터 빙빙 돌며 전망대 TOP까지 올라갔다 내려온다. 어디에서 한번 타 본 것 같다.

                  < 19:46, 유람선을 타기위해 시내 통과 >

                  < 19:49, 강 건너 유람선 선착장으로 >

                       < 19:54, 유람선 매표소 >

- 유람선 관광(River Cruise) 티켓 구입 -

  숙소 강 건너편이 유람선을 타는 선착장으로, 강을 건너야 하기에 네덜란드 광장 앞 다리를 이용한다. 강가를 따라 이동하는데, 바닷물이 밀물 때가 되어서인지 비린내가 바다에 온 듯하다. 승선권을 구입하니, 1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하기에 거리로 다시 나가 저녁식사부터 하고 유람선을 타기로 한다. 오고 가며 많이 보았던 파모사 치킨라이스 유명 중국 음식점을 찾았다. 우리를 마지막으로 손님을 마감하니, 조금만 늦었어도 저녁이 부실 할 번했다.

                      < 20:05, 유명하다는 중국 음식점 >

                       < 20:16, 주문한 저녁 식단 >

< 낮에 본 River Cruise >

- 멜라카의 저녁 -

  인도, 아랍, 유럽 상인들이 몰려드는 무역항답게 이곳의 식문화도 다양하게 발전했다. 뇨냐 요리(향신료나 코코넛 등으로 간을 맞춘 말레이풍 중화요리)를 비롯해 포르투갈, 인도 등의 음식이 많다. 주 종교가 이슬람교와 힌두교이니, 돼지고기나 쇠고기를 이용한 음식은 없고 주로 닭고기이다메뉴도 치킨라이스 볼, 라이스 볼, 물만두, 닭고기튀김, 볶음밥 등이다. 바바 뇨냐란 중국인 남성(바바)과 말레이 여성(뇨냐)이 결혼하여 융합된 문화라 한다.

                         < 21:24, 다리 밑을 통과 >

                     < 21:36, 유람을 마치고 돌아온 선착장 >

                          < 21:42, 숙소로 돌아오며 >

- 유람선 관광(River Cruise)을 마치고 -

  옛 도심의 한가운데를 가로 지르는 강 물살을 헤치고 유람선은 천천히 움직인다. 밤이 되면 기온이 내려가고, 강바람까지 시원하니 여기가 열대의 나라임을 40분동안 잊는다. 고대도시 야경으로 크게 기대 하지는 않았지만, 개발이 되지 않은 자연그대로의 밤풍경이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 오늘도 아침부터 강행군하여 밤10시가 지나서야 일정이 끝난다. 호텔 숙소에서 함께 어울려 멋진 멜라카 여행을 복습하며 소맥으로 하루의 피로를 푼다.

 

                                    2013, 4. 8. 말레이시아 여행을 하고 나서.....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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