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   시    : 2021년  12월  3일  ()

2) 트레킹코스: 팔영농협 망주지소평촌마을남양중학교거군지오도1방조제외호마을

                    →오도2방조제슬항마을회관슬항저수지연등마을 독대마을

3) 트레킹시간: 1135~1525(휴식 20분포함, 3시간50),            14.3km

4) 트레킹인원: 아내와 함께,               난이도: 보 통

5)   날   씨 : 맑      음

6) 트레킹 후기

   무박 트레킹을 어쩔 수 없이 참여는 하지만, 지금과 같이 낮보다 밤이 긴 겨울철이면 어둠속에 걷는 시간이 더 많아져 의미가 없는 듯하다. 서울을 출발하여 벌교까지 3시간30만 소요되었지만, 평균 도착시간을 4시로 봐도 3시간을 어둠속에 길만 보고 걸어야 한다. 3~4시간 버스타고 오면서 잠을 제대로 잘 수도 없고, 걸어도 제대로 걷는 것이 아니다. 갈 길(90개 코스)은 멀고, 산악회가 주관하는 1개월 2회 트레킹으로는 4년이 걸리기에, 후반부를 개별 트레킹으로 바꾸었다. 대부분 도심 외곽은 대중교통이 여의치 않아 불가피하게 따라 간다.

                       < 남파랑길 고흥 64코스 안내 개념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1:35, 64코스 시점 안내판에서 출발 >

                            < 11:37, 이정표 앞 평촌마을 표시석 앞으로 진행 >

   63코스 종점 팔영농협 망주지소 앞마당 평상에서 1시간 넘게 충분한 휴식했지만 몸은 천근만근이다. 잠이 부족한 원인으로 날씨만 따뜻하면 누워서 잠깐 눈이라도 붙이련만 추워서 시도하지도 못한다. 다행인 것은 시작할 64코스의 거리가 14.3km로 짧고, 난이도 역시 평지라 쉬우므로 힘을 내기로 한다. 차도에 있는 64코스 시점 안내판 위쪽 차도로 출발한다. 시골에서만 볼 수 있는 주유소를 대신하는 유류판매취급소를 지나면, 평촌마을이 우측에 있음을 알리는 표시석이 있다. 이정표를 뒤에 세워놓아, 지나쳐 찾다가 돌아와 우측으로 간다.

                                       < 11:41, 평촌마을 주택가 골목을 지나 >

                                          < 11:43, 평촌(坪村)마을 회관 >

                                          < 11:45, 마을을 벗어나 농로 따라 >

   평화로운 평촌마을은 전형적인 농촌풍경이고, 주택가 골목 안은 오고가는 이가 없어 한적하다. 중앙에 있는 평촌마을회관이 최근에 지은 것으로 마을에서는 유일한 새 건물로 보인다. 마을을 벗어나니 옆 동네에 머물고 있는 이동식 판매 차량의 스피커 소리가 크게 들려온다. 많은 판매상품을 열거하는 중에, 귀에 쏙 들어오는 소리는막걸리 있습니다이다. 지난번 순천과 벌교 경계선에서 이동판매 차량으로부터 큰 용기의 막걸리를 구입해 먹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망주지소의 구멍가게 보다 작은 하나로 마트에 막걸리가 없었던 원인이다.

                                           < 11:51, 저수지를 옆으로 지나 >

                                         < 11:58, 벧엘목장 축사 옆을 지나 >

                                          < 12:09, 드림 정미소를 바라보며 >

   가다보면 우리가 지나는 마을로 이동 판매차량이 오기를 기대하며 계속 걷는다. 수로가 연결되지 않는 논에 빗물을 받아 농사짓기 위한 작은 저수지도 옆으로 지난다.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벧엘목장 축사 옆을 지나니, 간척사업으로 이뤄진 넓은 평야지대가 펼쳐진다. 고흥반도를 걷다보니 느끼게 되는 것은 간척사업으로 인한 농토와 방조제가 많고, 논에서 나는 볏짚의 사료를 이용해서인지 축사들이 많다. 넓은 평야 한복판에는 주위에서 농사지은 벼를 식량 쌀로 만들어 주는 드림정미소가 위치하고, 옆에는 커다란 미나리 밭이 자리한다.

                                  < 12:14, 저수지 앞 삼거리에서 우측 길로 >

                          < 12:19, 저수지가 끝나는 곳에서 우측 농수로 따라 >

                      < 12:37, 위험구간 표시가 있는 이정표(시점:4.9km, 종점:9.4km) >

   커다란 저수지가 앞을 막고 있는 삼거리에서는 우측 저수지 길이다. 건너편으로 방조제가 보이고, 배수갑문 옆은 남양면 신흥리(新興里) 덕동(德洞)마을이다. 저수지가 끝나는 곳에서 우측 농수로 따라 가는데 이곳저곳에서 판매 이동차량의 스피커 소리는 계속해 바람을 타고 들려오기만 하지 가까이 오지 않는다. 평야지대를 걷자니 날씨가 따뜻해 이른 봄날을 연상하게 하고, 어린 시절 초등학교를 4km 정도 평야를 걸어 통학했던 기억이 난다. 수로를 건너 좌측 길게 뻗은 농로를 따라가니, 우측으로 교회가 있는 주교(舟橋)마을이 보인다.

                           < 12:42~13:02, 남양중학교 정문 옆 버스정류장에서 휴식 >

                                   < 13:06, 고개 마루에서 좌측 마을길로 >

                     < 13:09, 남양면 대곡리(大谷里) 상와(上瓦)버스정류장을 지나 >

   남양로를 만나 좌측 방향으로 가는데, 인도가 별도로 없는 위험구간이니 조심하여 가라고 한다. 64코스를 시작하면서 주로 농로를 걷다보니 앉아서 쉴만한 장소가 없다. 마을을 통과해야 쉼터 정자 등이 있는데 없어, 남양중학교 정문 옆 버스정류장 박스 안 의자에서 쉬어 가기로 한다. 잠깐 앉아 있는데, 아내는 꾸벅꾸벅 졸고 있는 모습을 보니 안 되었다. 버스에서 내릴 때 리딩 대장께서 한말이 떠오른다.왜 이 길을 걷는다고 하여, 사서 고생을 하네요이다. 고개 마루 삼거리에서 좌측 길로 접어드니, 상와마을 입구 버스정류장이 있다.

                                 < 13:15, 과역로를 만나 걷다가 저수지를 우회 >

                                     < 13:25, 과역로 아랫길 농로를 걸어 >

                                 < 13:33, 산모퉁이를 돌아 농로는 계속되고 >

   버스정류장에서 아내가 졸고 있는 사이, 이동 판매차량이 지나가는데 잠을 깨울까봐 나가 소리치지 못한 것이 아쉽다. 특히 한가로운 농촌 지역을 걸으면 막걸리 한잔이 제격인데 아쉽다. 젊은 시절 시골에서 일할 때, 힘들면 막걸리 한잔 먹으면서 힘을 내어 일했었다. 이제는 스피커 소리도 안 들려, 기대치가 없어졌으니 아쉽기도 하다. 과역로 넓은 차도를 만나더니, 장동(帳洞)마을로 가지 않고 저수지를 우회하여 차도 아랫길로 간다. 차도가 위험하기에 우회할 수 있는 곳에서는 최대한 이용한다. 산모퉁이를 돌면서 농로 따라 계속 간다.

                   < 13:39, 과역로 이정표(출발 7.8km, 종점 6.5km)를 보고 우측 농로로 >

                            < 13:45, 낚시 애호가들이 자주 찾는 거군지(巨軍池) >

                            < 13:50, 억새가 아름다운 오도1방조제 아랫길 >

   과역로를 다시 만나 잠깐 걷다가, 신흥리 거군(巨軍)마을을 바라보면서 우측 농로로 진입한다. 길 안내하는 이정표는 절반이 지나, 종점이 머지않았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한다. 바다를 끼고 오도1방조제 아래에 있는 거군지는 붕어가 많은 한적한 낚시 명소라고 한다. 저수지 옆을 지나면 오도1방조제가 시작되어 방조제 윗길까지 가보니 드넓은 바다의 갯벌이 펼쳐진다. 코스는 방조제 아랫길을 택하여 걷는데, 햇볕에 반사되는 은빛의 억새가 하늘거려 인증 샷 한 장 찍고 간다. 방조제 옆은 갈대가 자라야 할 터인데 억새가 자라 특이하다.

                            < 14:02, 오도1방조제 끝나는 곳의 배수갑문(排水閘門) >

                              < 14:18, 과역면(過驛面) 연등리(蓮燈里)의 외호마을 >

                       < 14:23, 오도2방조제 시작되는 곳의 배수갑문(排水閘門) >

   오도1방조제 끝나는 지점에 있는 배수갑문(排水閘門)을 지나니, 행정구역은 남양면(南陽面) 신흥리(新興里)에서 과역면(過驛面) 연등리(蓮燈里)로 바뀐다. 연등리 내의 자연부락은 독대마을, 연등마을, 슬항마을과 지나고 있는 외호(外湖)마을이 있다. 마을을 지나면 다소 짧은 오도2방조제가 시작되는 곳에 배수갑문을 설치하여 놓았다. 방조제 아랫길로 걸으면서 이번에는 바다 쪽으로는 조릿대(산죽)가 벽을 이루고, 담수호 쪽으로는 억새가 바람에 하늘거린다. 이번 코스는 주변에 경관이 아름답거나 문화재 등 관광 자원은 거의 없다.

                                < 14:24, 조릿대와 억새가 사열하는 오도2방조제 >

                                 < 14:29, 산모퉁이를 돌아가는 마을 도로 따라 >

                                        < 14:39, 과역로를 만나 좌측 고갯길로 >

   코스 주변에 있는, 농지인 전()과 답(), 그리고 축사(畜舍) 등에서 농촌의 삶과 생활상을 보고 느낄 수 있게 한 길이다. 특히 고성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면, 여수, 순천, 그리고 지금 걷고 있는 거제도 보다 개발이 미흡한 편이다. 한번 여행이나 트레킹 하는 사람들이 좋은 뜻으로 설명하면 자연 그대로의 순수한 면이 있어서 좋다고 표현할 수도 있다. 관광지로 개발한 흔적을 찾을 수가 없고, 휴식할 자리, 음식점, 소형마트 등을 찾을 수 없어 오늘 취사만 가능한 펜션에서의 저녁식사도 문제다. 다시 과역로를 만나 차도 따라 고개를 오른다.

                                        < 14:41, 슬항마을 회관(버스 정류장) >

                                   < 14:42, 고개 좌측에는 산그린 농장(표고버섯) >

                                     < 14:56, 고개 우측에는 슬항마을 표시석 >

   삼거리 이정표는 종점까지 2.3km 남았다고 하니, 중간 휴식장소를 찾아오다 없었는데 끝까지 쉬지 않고 가기로 한다. 고개 아래 차도 옆 광장과 함께, 안쪽에는 슬항 마을회관과 버스정류장이 있다. 슬항(瑟項)마을은 뒤에 있는 월악산의 산세가 선인무수형(仙人舞袖形)의 명당으로, 옥녀(玉女)가 비파()를 울리면 선인이 양 소매를 흔들며 춤을 추는 형국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고개를 오르는 좌측에는 산그린 농장 간판과 함께 하우스 안에서는 표고버섯을 재배하여 판매하는 듯하다. 고개 우측에는 특이한 이름의 마을 표시석이 있다.

                                     < 14:50, 슬항 저수지를 옆으로 지나 >

                                         < 14:56, 언덕마루를 넘어 >

                                   < 14:59, 연등마을을 통과하여 좌측 >

   고개를 오르다가 좌우 삼거리가 나오는데, 코스는 좌측 마을길로 유도한다. 높이 오른 마을길인데 옆에는 크지 않은 저수지의 농업용수 물이 석양의 햇빛을 받아 반사되어 사진이 잘 나오지 않는다. 저수지를 지나 다시 고개를 오르니, 연등(蓮燈)마을 한편을 통과하여 마을을 벗어나게 한다. 마을 이름의 유래를 찾아보니, 앞에 있는 연화산(蓮花山)과 옥등산(玉燈山)이 병풍처럼 마을을 감싸고 있어, 연화산의 연() 자와 옥등산의 등()자를 따와 마을이름이 정해졌다고 한다. 종점이 다가오자 종점에 구멍가게라도 있어야 하는데 걱정이다.

                                < 15:02, 고흥의 특산물이기도 한 마늘 밭 옆으로 >

                                      < 15:06, 대나무 숲 속 임도 사이로 >

                                  < 15:09,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임도 따라 >

   고흥의 특산물이라고도 할 수 있는 마늘 밭이 이곳에서도 길게 이어진다. 어느 코스에서는 월동을 준비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 이 지역은 그대로 겨울을 나는 듯 아직도 푸른 마늘 모습이다. 사계절 푸르른 대나무 숲 속 임도를 지나니, 이제는 가을을 상징하는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임도가 다가오는 겨울을 맞이하는 듯하다. 사람의 통행이 없는 길이다 보니, 걸음을 옮길 때마다 낙엽 밟은 소리가 좋다. 아내를 모델로 하여 여러 포즈를 취하게 하면서, 사진작가나 되는 것처럼 열심히 찍어 보지만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 15:16, 임도 우측으로 보이는 농경지 모습 >

                                  < 15:18, 임도에서 가는 방향의 바다가 조망 >

                                         < 15:24, 종점에 있는 독대회관 >

   종점 가까이 다가섰음을 알리는 농경지와 바다 풍경이 임도에서 보이기 시작한다. 옛날에 바다이었을 아래 논들이 간척사업으로 귀중한 농토로 바뀌었음을 알려 주고 있다. 고개 마루를 넘어가니 독대마을이 보이면서, 입구에는 독대 승광교회가 먼저 이방인을 맞아 준다. 정자나무 아래 정자와 쉼터가 있고 그 옆에는 독대마을과 우물 유래라는 설명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옛날 지명으로는날꼬지,진두라고 불리었고, 마을 형국이 거미 형국이라 하여 거미 독()과 터대()로 써오다, 홀로 독()으로 바뀌어 독대(獨垈)가 되었다.

                               < 15:25, 64코스종점, 65코스 시점 안내판에서 >

                                 < 남파랑길 64코스 배지 획득 이력 캡처 >

                              < 15:28, 예약한 숙소 평강쉼터로 가는 백일로 >

   마을 주민들의 뜻을 모아 마을의 안녕을 위하여 정자나무 밑에 당산 할머니 제를 지내기로 하고, 최초 마을 설립자, 우물 조성자, 굿매구 설립자 등 네 영령의 제를 정월 대보름에 지냈다. 가장 큰 당산나무는 성인의 양팔 6명의 둘레까지 되었으나, 19557월 소실되었으며, 지금은 8그루만 남아있다. 64코스종점이자 65코스 시점 인 안내판에서 종료 인증 샷을 찍는다. 독대회관 건너편에 독대부녀회 슈퍼가 있어 반갑게 물건을 구입하려 들어가려 했더니 문이 잠겨 있다. 다소 떨어진 해안가에 있는 평강의 쉼터를 주민께 위치를 물어 찾아간다.

                               < 15:38, 독대항, 백일대교에서 좌측 해안가로 >

                          < 15:44, 예약한 숙소 평강의 쉼터 펜션(2층 중앙 룸) >

                            < 15:51, 숙소 2층 베란다에서 본 앞 바다(썰물) >

   백일로 따라 내려가니, 작은 독대항에는 독대출장소와 백일대교 아치형 다리가 있다. 해변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니 하루 묵어 갈 펜션이 있는데, 코로나로 인해 손님을 받지 않아 미리 예약한 우리뿐으로 썰렁하다. 2층으로 올라가 베란다에서 앞바다를 조망하니, 물이 빠지기는 했지만 멋진 조망이다. 간척지가 되나 보니 식수가 부족한 편으로, 준비한 행동식으로 겨우 식사를 일찍 마친다. 34일 일정에 맞춰 큰 배낭으로 바꾸고, 새벽부터 종일 메고 다녔더니 어깨가 많이 아프다. 완전 녹초가 되어 초저녁부터 잠을 자는 것으로, 새벽부터 시작한 63, 64코스를 마친다.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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