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일시 : 201333(일요일)

2) 산행코스 : 철원여중고금학약수터체육공원비상도로매바위능선

                      →정상고금능선대소라치고개보개산정상고대산 정상

                      (2코스)대광봉칼바위말등바위신탄리역

3) 산행시간 : 1010-1740(7시간30), 산행거리 : 11.0km추정

4) 참가인원 : 음악과산사랑 산악회, 15

5) 날 씨 : 맑 음

6) 산 행 기

  유난히도 춥고 눈이 많이 왔던 올 겨울, 전국에서 제일 추운 곳이라는 철원의 금학산(金鶴山, 947m)을 간다. 이산은 학이 막 내려앉은 형국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산이 위치한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이평리를 서울에서 가는 대중 교통편은 동서울터미널이나 수유리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직접가면 시간도 단축 된다고 한다. 그러나 연천에 있는 고대산을 갈 때처럼 동두천에서 신탄리까지 기차를 타고 젊은 시절의 낭만을 추억하기로 한다.

                    < 오늘의 산행코스(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등산로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8:26, 매시 50분 출발하는 대기 중인 기차 >

  원정 산행이어 일찍 서두른 것이, 알맞은 공지 환승시간인 749분 보다 30분 일찍 도봉산역에 도착한다. 동두천행 전철을 기다리는데 박부장님께서 오신다. 동송읍에서 군 제대하고, 40년만에 간다고 마음이 들떠 계시다. 표를 구입하고 대기 중인 신탄리행 기차에 오른다. 시간이 되자 함께할 산우 15명이 모두 승차하고, 반가운 인사를 나누자 출발(8:50)한다. 김치님이 늦어 택시를 타고 25,000원 거리인 도봉산역까지 온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 8:28, 기차 안 내부의 모습 >

                            < 9:35, 신탄리역 도착 >

                      < 9:41, 철원군 동송읍 가는 군내버스 >

  도봉산역에서 동두천역까지는 35분 소요된다. 전철과 기차는 환승되지 않고, 신탄리행 기차표(1,000)를 사야 한다. 또한 전철과 기차의 탑승장은 서로 분리되어 있어, 2층까지 올라 왔다가 5번 홈으로 다시 내려가야 한다. 이때 차 시간에 쫓기면 무임승차한 후, 순회하는 승무원에게 표를 구입하면 된다. 46분정도 소요되는 기차여행을 마치고 경원선의 신탄리역에서 내린다. 역 앞에서 구 철원(동성읍)가는 버스를 타고(9:45, 요긍은 1,300)간다.

                        < 10:21, 웅장한 금학산의 모습 >

                       < 10:23, 철원 여자 중고교 정문 >

                            < 10:26, 금학 약수터 >

  차창 밖을 보니, 경기도 연천군에서 강원도 철원군으로 도경계를 넘는다. 그동안 사진으로만 보던 노동당사(勞動黨舍)를 스쳐가며 분단의 아픔을 느낀다. 이 지역은 해방이 되면서 북한 땅이었는데 한국전쟁 당시 수복되었고, 건물은 북한이 강원도 도청으로 사용했던 곳이라 한다. 이평리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철원여중고를 찾아 우측으로 접어드니 웅장한 금학산의 위용에 압도당한다. 기존 물을 버리고 약수를 담으라고 할 정도로 물맛이 좋다고 한다.

                         < 10:38, 금학 체육공원 >

                       < 10:45, 빙판이 진 등산로 >

                   < 10:50, 비상도로에 세워진 이정표 >

  물을 한바가지 퍼 마시고는 아스팔트 포장 길 따라 잠시 편하게 오른다. 금학 체육공원 앞에서 아이젠과 스틱을 준비하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추운 지역이라 눈이 그대로 있겠지 했는데, 눈이 녹다가 얼어 빙판으로 변하였다. 비상도로를 만들기 위해 끊어 놓은 능선을 우측으로 우회하여 오른다. 궁예가 철원에 도읍할 당시 도선(道詵)은 금학산을 진산으로 정하면 삼백년 국운을 예언하였으나, 궁예의 고집이 고암산을 진산으로 정했다고 한다.

                   < 10:50, 비상도로에서 우측으로 올라 >

                    < 10;53, 계속된 빙판 오르막 능선 >

                          < 11:25, 매바위 이정표 >

  그 후 국운은 18년 밖에 못가고, 이 산의 수목은 죽지 않았는데도 3년간 잎이 나지 않고 곰취는 써서 못 먹었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이정표 따라 도로에서 우측으로 돌아서 능선을 타기 시작한다. 경사 급한 오르막은 계속되고, 아이젠을 착용했는데도 잘 미끄러지니 힘은 배로 소진된다. 오르기 전 입구 마을에서 볼 때 산이 우뚝 솟아, 험한 경사를 예상했는데 실감한다. 바위 모양이 매와 같다고 한, 매 바위에서 인증 샷과 함께 쉬어간다.

                           < 11:27, 매 바 위 >

                     < 11:40, 험한 곳은 데크 계단이 >

                    < 11:41, 동송읍과 철원평야 조망 >

  험한 곳에 설치된 데크 계단에서 총대장님은 하산하는 산객들에게 하산할 마애불코스를 체크한다. 이곳 보다 더 경사가 심한 빙판이라고 하자, 하산을 대소라치 고개로 변경한다. 초소 근무 중인 군인들이 이동 통로이기에 제설작업이 잘되어 안전하다고 한다. 오르면서도 하산할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이다. 얼마 오르지 않았을 때부터 보이던 조망을 데크 위에서 보니, 동송읍 시가지와 전쟁 후 뺏기고 김일성이 통곡했다는 철원평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 11:43, 급한 오르막은 계속되고 >

                      < 11:53, 3지점 호이스트 >

                     < 12:06, 건너편에는 고대산이 >

  계속되는 급한 경사를 어렵게 올랐더니, 넓은 공간인 등산로 3지점 호이스트이다. 확 트인 조망을 즐기며 거칠어진 숨을 고르며 쉬어 간다. 건너편에는 몇 번 찾았던 고대산 정상이 손을 길게 뻗으면 잡힐 듯 가까이 있다. 금학산과 고대산이 계곡을 가운데 두고 말발굽모양으로 굽어진 형상이다. 일부 일행들은 이왕에 이렇게 온 것 고대산까지 연계 산행을 하자고 한다. 총대장님께서는 한 분도 반대하면 못 간다고 하면서, 점심시간에 결정하기로 한다.

                 < 12:06, 정상이 가까워지며 완만해진 능선 >

                        < 12:15, 화재 경보 종 >

                       < 12:17, 헬기장 아래 이정표 >

  호이스트(Hoist)의 뜻을 몰라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비교적 가벼운 화물을 들어 옮기는 장치라고 하는데, 그 흔적을 찾아 볼 수가 없다. 고도를 높여 정상이 가까워지자, 가파른 능선도 완만해지어 안도의 한숨을 쉬어 본다. 화재가 나면 알리는 낡은 경보 종 하나가 외롭게 서있다. 산을 그렇게 다녔어도 이러한 경보용 종은 처음이다. 많이 사용했는지 낡아진 종은 지난 세월을 말해주고 있다. 헬기장 아래 하얀 눈 속의 이정표가 멋지다.

                       < 12:18, 헬기장 지나 정상으로 >

                     < 12:22, 금학산 정상 표시석 >

< 12:23, 정상 표시석과 함께 >

  시멘트로 넓게 구축된 헬기장을 지나 정상으로 간다. 정상 옆에 있는 군부대 막사와 초소에서 근무 중인 병사를 보고 북한과 대치함을 실감한다. 전에는 이곳이 군사지역으로 입산이 통제되었다가, 얼마 전에 개방되었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건너편의 고대산을 찾는 산객들은 많지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서인지 정상에는 홀로 온 산객만이 단체 인증 샷을 기꺼이 찍어준다. 올라오면서 배가 고프다는 한 산우의 외침도 아랑곳 않고 하산을 서두른다.

                    < 12:31, 담터계곡, 고대산(4.1km)방향으로 >

                         < 12:36, 경사 급한 내리막 >

                       < 13:04, 대소라치 고개 도착 >

  헬기장으로 회귀해서 하산코스의 이정표를 본다. 정상 아래에서 식사할 장소를 찾는 줄 알았는데, 선두는 고금능선을 타고 하염없이 내려간다. 경사가 급한 내리막이나, 올라왔던 코스보다는 완만하고 군인들이 초소 근무를 위해 이동하는 코스로 잘 관리되어 있어 위험하지는 않다. 내려오면서 근무 중인 군인들을 보고는 모두가 자식같이 느껴 애잔한 마음들을 전한다. 총대장님께서 폭설이 올 때 식사했다는 벙커가 있는 대소라치 고개이다.

                    < 13:10~13:50, 점심 식사한 평원 >

                   < 13:54, 고대산 정상을 향해 >

             < 14:19, 보개산 정상(지장봉:4km, 고대봉:2.4km) >

  대송정 마을에 있던 큰 소나무를 칭하는 대()()아치()가 변해 대소라치가 되었다고 한다. 비상도로 또는 군 훈련장으로 보이는 대소라치 고개 평원 양지바른 곳에서 늦은 점심을 맛있게 한다. 우측의 길로 내려가면 처음에 만났던 비상도로와 만나는 듯하다. 고대산 방향으로 내려와서인지, 식사하는 동안 고대산에 안 가겠다는 일행은 아무도 없다. 고대산 가는 길에 있는 보개산까지 오르는 길은 완만하고 거리도 멀지 않다.

< 14:20, 보개산 정상에서(배경은다녀 온 금학산) >

                  < 14:52, 계속 이어지는 고금능선 >

                 < 15:31, 전 봉우리에서 본 고대산 정상 >

  보개산(寶蓋山, 752m)의 상봉은 중의 머리같이 생긴 바위로 되어 있고 불법승(佛法僧) 삼보(三寶)의 지붕구실을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고금 능선 중에 보개산에서 고대산에 이르는 거리가 길다. 간혹 암릉이 나오면 우회하기도 하고, 양옆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산세를 즐기며 걷는 능선이 아기자기하다. 고대산 정상을 바로 앞두고 내려갔다 올라가는 안부만 골이 깊을 뿐 평탄하다. 13피의 보람과 피곤함이 겹치면서 고대산 정상을 밟는다.

                     < 15:35, 고대산 정상 표시석 >

< 15:36, 고대산 정상에서 >

          < 고대산 등산로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4년 전(2009.2.1) 산을 처음 다니기 시작할 때, 음악과 산사랑을 따라 처음 와보고, 산이 아름다워 이듬해(2010.7.4) 여름에 혼자 찾아 온 뒤로 오늘이 세 번째 정상을 밟는다. 힘들긴 해도 오늘은 금학산과 보개산을 거쳐 이곳까지 왔으니 정상에서 느끼는 보람이 크다. 전에 없던 데크로 된 광장 같은 헬기장에서 3산 종주 정상주를 한잔씩 하면서 서로 수고했다고 축하와 격려의 시간을 갖는다. 급경사를 피해 무난한 1코스로 하산한다고 한다.

                          < 15;55, 삼각봉 이정표 >

                          < 15:59, 대광봉(고대정) >

                           < 16:17, 칼바위 능선 >

  선두그룹을 따라 가다보니, 어느새 제일 험한 2코스로 내려가고 있다. 오늘은 이상하게도 산행코스가 자주 변경되어 혼선을 가져온다. 삼각봉을 거쳐 대광봉 까지는 무난하게 오지만, 칼바위부터는 여기도 바닥이 빙판으로 어렵다. 최근 무릎이 좋지 않기에 하산하면서 무릎 보호대를 하였는데도 무릎에서 간헐적인 통증이 온다. 몸이 안 좋아 몇 주 산행을 못한 아내가 따라 나선다고 해서, 못 오게 하였는데 몇 번이고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 16:44, 바위가 말등 같다는 바위 >

                        < 17:05, 2코스 날머리 >

                        < 17:15, 고대산 환영 아치 >

  말등 바위를 거쳐 날머리인 제2등산로 입구에 무사히 하산을 완료한다. 수연님께서 낚시하는 사람과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믿을 수 없다는 비유를 산행 중에 한다. 산행을 시작하고 얼마 후부터 정상에 다 왔다는 말에 힘을 내며 우리는 즐겁게 속는다. 오늘 공지한 금학산 산행이 보개산을 거쳐 고대산까지 왔으니, 이도 속았다고 해야 될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렇게 종주할 계획이 있다면 코스를 A팀과 B팀으로 나누어 공지하는 배려도 필요할 듯싶다.

                      < 17:40, 신탄리역 원점회귀 >

               < 17:43, 뒤풀이는 신탄리 더덕 오리집에서 >

               < 18:19, 주 메뉴 더덕오리 주물럭(한마리) >

  신탄리역에 도착하니, 벌써 석양 노을이 지기 시작한다. 동송읍에서 시작해 이곳 신탄리역까지 7시간30분이 소요된 장거리 산행이었다. 겨울철 빙판길 산행을 그렇게 하였으니 체력이 바닥날 만하다. 이 고장 맛 집으로 인터넷에서 소문난 식당을 찾아 골목안으로 들어간다. 오리고기에 더덕을 넣은 주물럭은 맛과 양면에서 최고이다. 오늘이 33일 삼겹살 데이라고 해서 삼겹살을 먹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오리고기 선택은 탁월했다.

 

  매시 정각에 출발하는 기차 시간표가 식사시간을 2시간 이상 자동 연장하면서 즐겁고 멋진 뒤풀이가 된다. 돌아가는 건배 제의에 ‘(음악과 산사랑)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 구호가 고요한 신탄리 마을의 밤하늘을 가른다. 8시 기차로 오면서 기차 안에서 설악초님이 준비한 캔 맥주 2차 건배 제의는 멋진 낭만이었다. 산행을 주관한 잎새 리딩대장님을 비롯하여 총대장님, 곰과 여우 후미대장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같이 한 산우님! 모두 수고 하셨고 즐거웠습니다.

 

 

Posted by 프코2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