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봄이 가장 먼저 온다는 응봉산(鷹峯山, 81m)으로 화신(花信)을 맞으러 간다. 지척에 있는 작은 산이 해마다 봄이 되면 개나리꽃을 보러 많은 인파가 몰린다는 소식을 듣고도 쉽게 가지 못했다. 19회 개나리 축제가 열린다는 기사를 우연히 보고는 기다려 왔다. 전국적으로 벚꽃, 진달래, 철쭉, 산수유, 매화 등의 축제는 많지만 개나리는 많지가 않다. 축제까지 열리는 줄도 몰랐는데 벌써 19년이나 되었다고 한다. 올해는 41()부터 43()까지 3일간 열린다고 한다.

                       < 19회 응봉산 개나리 축제 포스터 >

                      < 9:55, 응봉역 1번 출입구에서 좌측 >

                       < 10:02, 응봉산 오르는 마을길 >

   가벼운 복장으로 5호선 지하철을 타고, 왕십리역에서 문산가는 전철로 환승(9:47)한다. 다음역이 응봉역으로 2분후에 내려 1번 출구로 나간다. 처음 오는 역이다 보니 낯설고 어설프지만, 좌측에 응봉초등학교와 마을 위로 노란 꽃동산이 보인다.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꽃을 좋아하는 인파들이 줄지어 간다. 역과 초등학교 담장 사이로 오르다 보면, 벽에 노란 그림과 함께 가는 길 표시가 있다. 진입하니, 마을길 담장에도 축제와 관련된 벽화를 학생들이 열심히 그리고 있다.

                      < 10:08, 계단이나 차도로 오르는 갈림길 >

                         < 10:11, 계단으로 오르는 길 >

                      < 10:14, 계단 옆 암벽에 핀 개나리꽃 >

   마을길을 벗어나면 산에 오르는 계단과 우회하여 도로로 오르는 갈림길을 만난다. 유유히 흐르는 한강과 서울 숲을 바라보면서 오를 수 있는 계단 코스를 택한다. 좌측은 급경사 암반위에 개나리꽃들이 활짝 펴 찾은 이들을 반긴다. 나지막한 산(해발 81m) 전체가 암반층 지질로 되어 있는데, 개나리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란다고 한다. 이산의 유래를 보면, 옛날 임금이 경관이 빼어난 이곳에서 매를 놓아 꿩을 잡았다 하여 매봉 또는 응봉(鷹峰, 매봉우리)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 10:18, 조망 포인트에서 본 서울 숲 일대 >

                    < 10:18, 응봉산 정상 안내 표시판 >

                       < 10:19, 정상에 세워진 팔각정 >

   응봉역을 출발하여 20여분 만에 정상에 올라 한강과 서울 숲 일대를 조망해 본다. 정상 표시판은 중랑천과 한강이 만나는 합류부와 서울 숲이 한눈에 들어오니 조망하고, 밝게 피어난 노란 개나리꽃 물결을 보면서 긍정의 기운을 느껴보라고 안내 한다. 팔각정 앞에는 공식적인 축제행사의 시작이 저녁(1830)에 맞추어져, 주관하는 성동구 직원들이 무대 꾸미기에 분주하다. 1997년부터 개나리축제 한마당을 열고, 그림그리기 대회, 글짓기 대회, 사진전시회, 노래자랑 등의 행사를 한다.

         < 10:20, 서울 숲, 남산길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0:21, 데크 계단으로 하산 시작 >

               < 10:24, 하산 길의 이정표(금호빗물 펌프장 방향) >

   신년에는 해맞이 축제 행사도 열리며, 팔각정에서 바라보는 한강의 야경이 멋지다고 한다. 서울 숲과 남산을 연결하는 8.4km(소요시간:3시간30, 난이도: 초급)도심 속 체험 산책로라는 코스 설명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서울 숲, 응봉산, 대현산, 금호산, 매봉산을 넘어 버티고개를 지나 남산까지 이어진다는데 한번 걸어봐야겠다. 행사 준비를 하루 전에 했으면 좋으련만, 정상에 머물 수 없어 바로 하산한다. 반대편 옥수역 방향 데크로 내려가며, 서울 숲 연결 통로를 찾는다.

                     < 10:27, 개나리 꽃 속에서 인증 샷 >

                     < 10:35, 내려가는 길에도 개나리꽃이 >

                  < 10:38, 서울 숲은 좌측 데크로 가는 삼거리 >

   지나는 산객에게 서울 숲가는 길을 물으니, 금호 빗물 펌프장으로 내려가다 좌측으로 가면 용비교를 만난다고 한다. 활짝 핀 개나리꽃 속으로 들어가 인증 샷을 찍고는 하산을 서두른다. 청명한 하늘 아래 푸르른 한강의 모습을 보아야 할 텐데, 불청객 미세먼지가 오늘도 훼방을 놓는다. 데크 계단 따라 능선으로 내려오니, 펌프장 가기 전에 전망대를 겸한 쉼터가 있다. 갈림길 이정표와 함께 서울 숲은 왼쪽 길로 유도한다. 내려다보니 용비교 차도 옆으로 좁은 보행로가 설치되어 있다.

                 < 10:38, 왼쪽 암벽에 화사하게 핀 개나리꽃 >

                   < 10:40, 데크 계단에서 꽃을 배경으로 >

                 < 10:43, 서울 숲으로 가는 용비교(옆에는 보행로) >

   개나리 꽃 하면 일반적으로 정원이나 담 모퉁이에서 흔히 보았는데, 오늘 같이 작은 산전체가 온통 개나리꽃으로 뒤덮인 것은 처음이다. 꽃과 함께하는 등산로가 다양하지 못해 바로 내려오는 것이 아쉽기도 하다. 산 중턱의 비탈진 암반에는 오를 때보다 더 많은 꽃들이 활짝 피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서울 숲과 연결되는 통로가 위에서 내려 볼 때는 용비교 밑으로 나 있는 보행전용 다리인줄 알았다. 용비교 가까이 내려오니, 차들이 많이 다니는 다리 옆에 보행로가 별도로 설치되어 있다.

                 < 10:53, 용비교에서 바라본 응봉산 진달래꽃 >

                 < 11:00, 성수대교 사거리 서울 숲 9번 출입구 >

             < 서울 숲 전체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응봉산 개나리꽃의 전체적인 멋진 사진을 찍으려면 용비교 위에서 찍어야 한다고 한다. 카메라를 든 3~4명의 찍사들이 다리위에서 서성거리며 무엇인가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산 아래로 경의 중앙선이 철로가 놓여 있는데, 전철이 지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전철의 모습과 함께 찍어야 최고의 작품사진이 나오는 듯하다. 함께 기다려 보았지만, 자주 다니는 노선이 아니므로 언제 올지 몰라 통과한다. 성수대교 북단 사거리의 서울 숲 출입구 9번에서 대형 안내도를 보며 동선을 찾는다.

                   < 11:07, 생태 숲 구역의 바람의 언덕 >

                    < 11:10, 생태 숲을 건너는 보행가교 >

                     < 11:11, 꽃사슴들이 노니는 우리 >

   사거리의 이정표는, 응봉역에서 걸어 온 거리는 1,855m(응봉역에서 정상까지:755m, 사거리에서 정상까지:1,100m)이다. 9번 출입구에서 종합안내도를 보니, 5개의 테마공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동선을 생태 숲(→②한강수변공원)→③체험학습원→④문화예술공원(→⑤습지생태원)으로 계획하면서, 외곽으로 치우쳐 있는 두 곳(+)은 시간관계상 생략하기로 한다. 대각선 방향에 있는 생태 숲 11번 출입구로 간다. 바람의 언덕을 오른 뒤에 생태 숲 위로 걷게 만든 보행가교로 간다.

                  < 11:13, 생태 숲 뒤로는 응봉산 축제장이 >

                  < 11:22~11:42, 체험학습원 가는 사거리에서 휴식 >

                     < 11:44, 꽃망울을 머금은 벚꽃나무 >

   보행가교 양 옆에는 꽃사슴들이 노닐고 있는 우리에 이어서 신록이 숲으로 탈바꿈하는 생태 숲 모습도 펼쳐진다. 계속 이어지는 보행가교 끝가지 가면 한강수변공원이 나오는데 시간관계상 되돌아 나와, 체험학습원 가는 사거리에서 행동식을 하며 휴식한다. 뚝섬하면 떠오르는 옛 추억은 원형 트랙의 뚝섬경마장 그리고 골프를 처음 배울 때 자주 찾았던 퍼블릭 골프장 등이 생각난다. 국제현상공모를 통해 서울 숲 기본계획이 수립되고, 200312월 조성사업을 시작해 20056월 개원했다.

                   < 11:48, 체험학습원의 곤충 식물원 >

                   < 11:50, 식물원 내부의 모습 >

                         < 11:56, 영주 사과길 >

   서울 숲은 1,156,498(35만평)면적에 약2,352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갔으며, 조성시 전문가와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한 우리나라 최초의 시민참여형 공원이라고 한다. 자연과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생태 숲을 벗어나, 생생한 자연 교육이 이루어지는 체험학습원으로 발길을 돌린다. 가는 길가에 심어진 벚꽃나무들의 꽃망울이 금방이라도 터질 듯하다. 들어가기 머뭇거려지는 나비정원 옆에 있는 곤충식물원으로 입장한다. 어린이들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성인에게는 규모가 작은 편이다.

                     < 11:58, 큰 의미가 없었던 전망대 >

                     < 12:03, 문화예술 공원의 거인상 >

                < 12:07, 커뮤니티 센터(9번 출입구에서 오는 보행가교) >

   영주 사과길 언덕을 오르니, 나지막한 전망대가 있어 올라가본다. 전망대 역할 보다는 밑에 어린이 놀이터가 있음을 알린다. 상상력, 감성 그리고 건강을 충전할 수 있는 문화예술 공원으로 넘어 간다. 오늘 마지막 코스로 제일 볼거리도 많고, 많은 시민들이 찾아 번잡하기도 하다.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는 거대한 사람모양의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9번 출입구에서 보았던 보행가교의 끝이 커뮤니티 센터이다. 매월 어린이와 여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 12:10~12:40, 수변휴게실 옆에서 행동식하며 본 연못 >

 

                      < 12:51, 가족마당에 핀 목련 >

 

                 < 12:52, 가족마당에 핀 살구꽃(?) >

   커뮤니티 센터 건너편에는 산책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인 숲속 길이 있다. 옆에는 연못을 바라보며 감상에 빠져보라는 수변 휴게실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식사시간이 되어 삼삼오오 모여서 식사를 한다. 중국음식과 치킨, 피자 등을 배달하는 종업원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연못을 바라보면서 준비한 행동식을 간단하게 하며 휴식하고 간다. 가족 단위로 오는 시민들을 위한 넓은 잔디밭과 함께 음악회 등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된 가족마당에는 봄꽃들이 화사하게 피어 있다.

                    < 12:58, 거울 연못은 아직도 깊은 잠에 >

 

                    < 12:58, 여러 조각상이 있는 조각정원 >

 

                      < 13:00, 옛 추억을 부르는 군마 상 >

   깊이 3cm의 연못이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을 한 폭의 그림처럼 담아낸다. 보는 위치에 따라 각기 다른 경관들이 연출되어 보는 즐거움이 크다는데 아직도 깊은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푸른 잔디 위의 여러 조각 작품들이 자연과 어우러져 멋진 경관을 보여준다. 서울 숲 입구에 세워진 군마상은 역동적인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옛날 이 자리에 경마장이 있었다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한 것이라고 한다. 새들을 만날 수 있는 습지생태원은 생략하고 지하철역을 찾는다.

               < 13:02, 서울 숲 구경을 마치고 2번 출입구에서 >

                 < 13:05, 옆에 서울 숲 정문(1번 출입구) >

                   < 13:10, 분당선 서울 숲 역 3번 출입구 >

  서울 숲 2번 출입구에서 직진하면 지하철역이나, 건물 신축공사로 인해 우측방향 우회하니 서울 숲 정문이다. 분당선 서울 숲 역 3번 출입구에서 지하철을 타고 뒤풀이장소로 간다. 가까이 있어 언제나 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개나리꽃 축제는 19, 서울 숲은 10년이 지났다는데 처음이다. 오늘 이동 거리는 약 4km3시간 정도가 소요된 꽃과 함께 한 즐거운 봄 나들이였다. 혼자 보며 가족 생각을 많이 해서일까! 축제의 마지막 날(43)에는 가족이 함께 하기로 약속을 한다.

                < 14:07, 삼성화재 본점뒤 하나카드 빌딩 지하 >

                    < 14:10, 지하상가 충무집 입구 >

                  < 14:17, 도다리쑥국 + 멍게밥 식단 >

  봄꽃 축제에 이어 뒤풀이도 봄을 만끽할 수 있는 봄의 별미 도다리 쑥국을 먹으러 을지로입구역 1번 출구로 간다. 아들의 추천으로 삼성화재 본점뒤 하나카드 빌딩 지하에 있는 맛집 충무집을 찾는다. 이 때만 먹을 수 있다는 도다리쑥국은 18,000, 도다리쑥국 + 멍게밥은 23,000원이고 2인 이상만 주문이 가능하다. 쑥국과 멍게의 향이 입안으로 들어와 퍼지며 온몸에 봄이 가득 채워진다. 통영에서 직송되어 오기에 신선하기도 하지만, 통영 어시장 사정에 따라 품절될 수도 있다고 한다. 봄과 함께 오감이 만족한 하루였다.

 

                                    ‘16. 4. 1. 개나리 축제와 서울 숲을 다녀와서...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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