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마무리하는 년 말이 다가오면서 집안의 행사, 주위의 경조사 등 휴일 날 산에 오르기가 어렵다. 최근 산에 간 기억이 희미해져 가는 가운데, 오늘은 잠깐 시간을 내어 삼청동 골목길 10경을 가족과 함께 찾아 나선다. 3주전 8코스 북촌 한옥마을을 돌아보면서 코스가 일부 겹쳐져 알게 된 3코스 이다. 그 때 보았던 느낌이 너무 좋았기에 그러한 감동을 다시 한 번 기대하면서, 지난번 찍어온 코스 안내도를 들고 늦은 시간에 집을 나선다.

             < 3코스 : 삼청동 길(사진을 클릭하면 선명하게 확대 됨) >

                        < 12:25, 안국역 1번 출구 >

                        < 12:27, 관광 골목길 입구 >

  찾아보기 힘든 한글 표기의 스타벅스 커피점 건물 아래에 있는 안국역 1번 출구로 나온다. 건물을 끼고 우측으로 돌면 산, , 사람(山淸, 水淸, 人淸)이 맑다는 삼청동 길이 시작된다. 얼마 전 다녀온 8코스 가회동 길(북촌 한옥마을)외에도 종로구는 문화적 가치를 보유한 동네 골목길을 개발해 관광객들이 즐겨 찾도록 20개 코스를 홍보하고 있다. 세종 한울 길 문학 둘레길 1코스- 청운 효자동 길 2코스사직동 길 4코스부암동 길

                       < 18:23, 아담한 소품 가게 >

                 < 12:31, 타르트 점에서 간단하게 요기 >

                     < 12:39, 1- 윤보선 가 >

  ⑥5코스평창동 길 6코스무악동 길 7코스교남동 길 9코스종로1,2,3,4가동 길 10코스종로5,6가동 길 11코스 이화동 길 12코스혜화동 길 13코스명륜동 길 14코스창신동 길 15코스숭인동 길 16코스세종마을 길 17코스서울성곽 길 18코스고궁 길 19코스- 인왕.북악 스카이웨이 길 20코스공원길이다. 아담한 소품 가게와 함께 있는 타르트 집에서 요기를 하고 제1경인 윤보선 가를 들린다.

                       < 12:42, 정독 도서관 입구 >

                < 12:46, 도서관 건물(, 경기고교 교정) >

              < 12:46, 2- 종친부 경근당과 옥첩당 사진 >

  전 윤보선 대통령께서 어렸을 때부터 살았던 집으로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 굳게 닫힌 대문이 99칸의 저택모습을 보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궁금함을 준다. 옛날 명문고였던 경기고등학교가 1976년 강남으로 이전하고, 그 자리에 시립 정독도서관이 들어섰다. 종친부는 종친과 관련된 일들을 의논하고 처리하던 관아로, 국왕들의 족보와 초상화를 관리하는 일도 담당하였다. 건물의 본채인 경근당과 곁채인 옥첩당이 이곳 도서관내에 있었다.

                   < 12:54, 3- 화개길 벽화골목 >

                < 12:59, 정독도서관 외벽에 부착된 안내문 >

                  < 13:00, 정독 도서관 외벽의 흔적 >

  현재는 가까운 곳에 있는 원위치로 이전하는 작업이 마무리 되어 공사 펜스와 공터만 남아 있다. 펜스에 있는 사진으로 당시의 건물모습을 가름해 본다. 3경인 화개길 벽화골목을 찾았으나, 벽화는 찾아 볼 수 없고 안내판도 보이지 않는다. 주위를 한참 맴돌다 보니, 도서관 외벽에 부착된 코스 설명도로 위치를 파악하는 정도이다. 벽화로 추정되는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지금은 벽화는 소실되어 없고 골목명칭만 남아 있는 듯하다.

                  < 13:02, 4- 세계장신구 박물관 >

                    < 13:07, 5- 삼청동 전망대 >

                      < 13:15, 금융연수원 입구 >

  제 4경인 세계 장신구 박물관은 세계 곳곳에서 모은 전통 장신구 1,000여점이 전시(20045월 개관)되고 있다고 한다. 관람료는 7,000(성인)이고, , 화요일은 휴관이라고 하는데 오늘도 문이 닫혀있다. 8코스 북촌을 돌아볼 때 보았던 제5경인 삼청동 전망대는 3주전만 해도 울긋불긋한 단풍풍경이 멋졌는데 아쉽다. 세월의 빠른 변화를 느끼게 한다. 다음 6경을 보기 위해 연수원 안으로 진입을 하니, 경비원이 방명록에 기록을 하고 들어가라 한다.

                < 13:18, 6기기국 번사창(機器局 翻沙廠) >

                   < 13:19, 기기국 번사창 앞에서 >

                 < 13:22, 기가국 번사창 옆 감나무 >

  이름도 생소한 기기국 번사창은 조선시대 말 근대무기를 제작하던 기기국 소속의 번사창 건물로 1884년에 지어졌다. 당시는 근대화된 무기제조에 힘쓰던 시기였다. ‘번사란 흙으로 만든 거푸집에 쇳물을 부어 주조(鑄造)하는 것을 말한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벽돌 조 건물일 뿐만 아니라 한국 최초의 근대적 공장 건물이라 한다. 길가 화랑을 지나며 진열된 그림을 보고 아내에게 저렇게 많이 열린 감나무가 어디 있느냐?” 했는데 바로 옆에 있다.

                   < 13:28, 7삼청공원(정문) >

                 < 13:30, 공원내 북악산 오르는 이정표 >

                   < 13:32, 공원후문 쪽에 칠보사가 >

  금융연수원까지는 여러 차례 왔지만, 이후부터는 처음 가보는 길이 되어 기대를 하고 고개를 오른다. 얼마 후 말로만 듣던 삼청공원(三淸公園) 정문을 만난다. 호젓한 산책로와 좋은 경치로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오가는 공원이라고 한다. 두 차례 올랐던 북악산 성곽탐방로와 조망이 좋은 말 바위로 오르는 이정표가 반갑다. 언젠가는 다시 북악산에서 이곳으로 내려와, 즐비한 맛 집에서 뒤풀이를 하고 싶다. 또 다른 이정표가 칠보사를 안내한다.

                        < 13:32, 횡보 염상섭의 상 >

                         < 13:36, 삼청공원 후문 >

                     < 13:38, 후문을 나와 데크 길 따라 >

  공원 내의 염상섭 상을 멀리서 본 아내와 딸은 선생의 대표작 표본실의 청개구리’ ‘삼대등의 작품이름이 자연스럽게 나오는데, 선생의 이름만 기억날 뿐 작품 이름이 떠오르지 않으니 안타까울 뿐이었다. 비문을 보니 1897년 이곳 공원 근처에서 출생하여 많은 작품 활동으로 한국소설 발전에 크게 이바지 하였다고 한다. 공원 후문으로 나와 큰 차도 옆 데크 따라 동네로 내려온다. 칠보사 이정표에는 200m라 했는데, 칠보사 찾기가 쉽지 않다.

                         < 13:42, 칠보사 입구 >

                     < 13:43, 8칠보사(큰 법당) >

                        < 13:51, 총리 공관 입구 >

  길 건너 골목 안으로 들어가니, 언덕위에 작은 규모의 칠보사가 자리하고 있다. 사찰 안으로 들어가면 오백년 이상 되었다는 느티나무 거목과 대웅전이라는 문구 대신 큰 법당이라고 쓴 현판이 눈길을 끈다. 칠보사를 정점으로 하고, 원점 회귀하기 위해 내려오기 시작한다. 소문난 고기 음식점 단풍나무집삼거리로 회귀하여 다음코스로 이동한다. 자주 지나쳤던 총리 공관 앞에서 왼쪽 차도가 아닌 오른쪽 골목 안으로 진입한다.

                  < 13:53, 9팔 판 길(과 판서길) >

                     < 14:12, 먹쉬돈나 떡복기 집 >

                      < 14:13, 줄서있는 맛 집 입구 >

  조선시대 이 골목에 8명의 판서가 살았다는 데서 유래된 팔 판 길이다. 당시에 주요 관아가 경복궁 남쪽에 위치해, 이 지역에 많은 판서들이 거주하였다고 한다. 늦게 관광에 나서 시간이 많이 흐르자, 시장기를 느껴 단풍나무 집에서 고기를 먹을까 하다가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떡볶이 집 먹쉬돈나으로 결정한다. 점심시간에는 장사진을 이뤄 20~30분 기다려야 하고, 식사시간이 1시간 지났는데도 한참을 기다렸다 들어간다.

                        < 14:20, 맛집 차림표 >

                       < 14:21, 해물 떡볶이 메뉴 >

                      < 14:45, 덕성여중고 사이길 >

  ‘먹고, 쉬지 말고, 돈내고, 나가라는 뜻이 있는 상호라고 하는데, 믿어야 될지 모르겠다. 밖에서 기다리는 동안 메뉴 주문서를 주면서 먼저 주문해 달라고 한다. 차림표 내용대로 음식 값은 저렴하고, 사람들이 많다보니 먹기도 전에 맛있게 느껴진다. 오래전 신당동 떡볶기가 한참 유행할 때 가서 맛보았지만, 그때 그맛 보다는 다른 특별한 맛이 있다. 주문한 떡볶기를 먹고 나서 볶아주는 밥이 별미로 배부른 것도 잊고 과식을 하게 한다.

                           < 14:46, 덕성여고 정문 >

           < 14:47, 10풍문여고 담장길(안동별궁터는 교정안에) >

                         < 14:50, 풍문여고 정문 >

  덕성 여중고 사이 낮은 돌담길을 걷다보니, 오른편에는 덕성여자중학교가 왼편에는 덕성여자고등학교가 마주하고 있다. 풍문여고 돌담길은 높게 쌓아 고풍스러운 멋을 준다. 안동별궁 터는 풍문여고 안에 있다고 하는데, 교문이 굳게 닫혀 있다. 풍문여고에서 2시간25(점심시간 제외 시: 2시간 정도)의 관광을 종료한다. 조선시대 600년의 역사를 4대문 성안에서 그 자취를 느끼면서 가족과 함께한 뜻 깊은 관광이 되었다.

 

  먼저 보았던 북촌한옥마을에 비해 관심을 불러오기에는 미흡했지만, 옛 선인들이 살아온 흔적을 볼 수 있어 의미 있는 관광이 되었다. 2009년부터 종로구가 구내에 개발한 22개 코스 중, 이제 겨우 2개 코스(3코스, 8코스)를 돌아보았다. 관할 구청에서 어렵게 개발하였지만, 좀 더 사후 관리에도 신경을 써준다면 유명한 관광명소가 될 것 같다. 이제 시간이 되는 데로 나머지 20개 코스도 아내와 함께 옛날의 추억을 더듬으며 걸어 보아야겠다.

 

 

                                   2012. 12. 1(). 삼청동 골목길 다녀와서.....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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