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2층 버스를 타고 서울씨티투어를 하고 싶다는 아내의 청을 오늘 실행하기로 한다.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쉽게 갈 수가 있고, 가는 코스들이 대부분 다녀온 곳들이라 선뜻 마음이 내키지 않아 시간이 많이 흘렀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기존의 3개 코스(도심순환코스, 청계.고궁코스, 야간코스)보다 최근에 개설한 전통시장 코스가 마음에 든다. 휴일에는 많은 인파가 몰릴 것 같아, 평일을 택하여 나들이 길에 나선다.

               < 전통시장 투어 코스(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0:45, 출발지 (37)두산타워 앞 매표소 >

                    < 승차권 구입(종일 자유롭게 탑승 가능) >

  출발지인 두산타워 광장 앞에 도착하니,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만나는 장소가 되어 혼잡스럽다. 순환버스는 천장 개방형 2층 버스 1대와 일반 고급형 2층 버스 2대가 차례로 35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외국에서나 보던 천장 개방형 버스를 타고, 정류장에서 내리지 않고 도심권을 통과하려고 하니 1시간3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 종일 자유롭게 타고 내릴 수 있는 승차권(12,000)을 구입하고, 코스에 나와 있는 주위의 시장부터 구경하기로 한다.

                      < 11:02, (47)평화패션 의류시장 >

                      < 11:26, 2층 시장 안 통로의 모습 >

                         < 11:32, 청계천의 모습 >

  평화시장과 광장시장을 둘러보면서 식사시간도 되었으니 점심까지 해결하기로 한다. 출발장소 바로 옆에 있는 평화의류시장 2층으로 올라갔더니, 통로 따라 도.소매를 같이하는 작은 점포들이 즐비하다. 다양한 옷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어 전국에서 많이 찾는다고 한다. 명성을 얻게 되자 인근에는 평화라는 단어를 사용한 신평화, 청평화, 동평화, 남평화시장 등이 많이 생겼다고 한다. 광장시장 가는 길에 청계천 산책로를 지난다.

                         < 11:35, (46)광장시장 입구 >

                          < 11:36, 시장입구 통로 >

                       < 11:38~11:55, 빈대떡과 팥죽을 >

  광장시장은 여러 차례 들렸지만, 언제나 시장 통로에 있는 먹거리들이 군침을 돌게 한다. 오래전 산행 후 뒤풀이하고, 콜라겐이 피부에 좋다는 돼지 꼬리 찜을 먹기 위해 2차로 이곳에 왔었다. 비위가 약해 한 점도 먹지 못했던 노점은 밤새 영업을 했는지 닫혀있다. 안으로 들어가니, 다양한 음식 중에 푸짐한 빈대떡 과 전이 눈길을 끈다. 노점을 피해 탁자가 있는 실내로 들어가 팥죽 1그릇(5,000)과 옛날 김치 빈대떡 1(10,000)을 시킨다.

                        < 12:05, 헌책 판매 서점가 >

                   < 12:15, 천장 개방형 2층 버스 탑승 >

                  < 12:17, 247개의 좌석(1층은 18) >

  맛과 양이 충분함은 물론 빈대떡은 너무 커서, 다 먹지 못해 싸달라고 한다. 버스를 타기 위해 돌아오는 길에 평화시장 아래층 헌책 서점가를 지난다. 학창시절 부모님한테 새 책값 받아, 헌책사고 차액을 용돈 했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시간이 되자 천장 개방형 2층 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일부러 기다렸다가 탄지도 모르는 안내양은 2층이 추우니 1층이 어떻겠냐고 한다. 제일 앞쪽 바람막이 윈도우가 있는 좌석에 전체 승객인 4명이 자리한다.

                     < 12:19, (38)방산.중부 시장 >

                   < 12:25, 외환은행 본점을 지나면서 >

                     < 12:26, (39)롯데 영 플라자 >

  전통시장 코스는 개통한지도 얼마 안 되고, 더욱 평일이 되다보니 손님이 없다고 한다. 버스는 을지로로 진입하여 첫 번째 만나게 되는 시장은 중부시장이다. 이곳은 국내 최대 규모의 건어물 전문 도소매 시장이라고 한다. 주변 을지로 일대는 타일, 도기, 전기, 철물, 목공, 아크릴 등 건축자재 도소매 전문 가게 수천 개가 있다고 한다. 젊은 커플에게 부탁하여 인증 샷 한 장을 겨우 남긴다. 롯데 영 플라자 가 있는 명동지역을 그대로 통과한다.

                        < 12:27, (42)명동 입구 >

                         < 12:31, 중앙 우체국 >

                      < 12:32, (41)남대문 시장 >

  날씨가 쌀쌀하고 바람마저 불어 춥기는 하지만, 외국 여행 할 때나 보던 개방형 버스를 처음 타는데 추위가 문제 되지는 않는다. 지금까지 보던 건물, 차량, 인파 등 도심의 풍경들이 눈높이를 맞추니 새롭게 다가온다. 화장품과 중저가 패션 브랜드로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명동을 지난다. 중앙 우체국건물이 현대식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인 남대문 시장을 지나면서, 보이는 남대문이 이제 완공단계에 있다.

                        < 12:36, 서울역 구 역사 건물 >

                      < 12:37, (40)서울역 6번 승차 대 >

                        < 12:47, (43)종각, 보신각 >

  오랫동안 꿈과 낭만을 실어 날랐던 역사는 어느덧 세월이 흘러 추억의 명소가 되었고, 그 옆에 새로운 현대식 서울역 건물이 세워져 있다. 각지로 뻗어가는 기차와 지하철, 광역버스가 결집되는 교통의 요지임은 변함이 없다. 신 역사 앞에서 U턴을 해, 왔던 길로 을지로 입구까지 가서 종로로 빠진다. 종각은 서울의 대표적인 도심으로서 문화재인 보신각과 보물 제2호 보신각종이 있다. 한해를 보내면서 듣게 되던 제야의 종도 여기서 타종된다.

                        < 12:49, (44)탑골공원. 인사동 >

                        < 12:52, (45)세운전자 상가 >

                         < 12:57, 동대문에서 우회전 >

  파고다 공원으로 더 많이 알려진 이곳에서 191931일 대한민국 민족대표 33인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하였다. 근처에는 한국의 전통문화와 문물을 체험할 수 있는 인사동 전통거리도 있다. 세운전자 상가는 1968년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 건물에 전자부품, 반도체, 가전, 조명기기 등을 파는 국내 유일의 가전제품 전문상가로 한때 호황을 누렸던 곳이다. 동대문을 바라보고 우회전 하여, 평화의류시장 사거리에서 좌회전하여 다음 코스로 간다.

                    < 13:10, 첫 번째 내린 도깨비 시장 정류장 >

           < 13:11, 순환버스 정류장별 시간표(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3:17, (48)동묘. 도깨비시장 입구 >

  오전 930분부터 오후 1805분까지 하루 15회 운행되는 버스의 정류장은 15개소이다. 정차하는 곳마다 모두 내려 관광과 쇼핑을 한다는 것은 무리로 피곤할 것 같다. 정오에 탑승했기에 마지막 4개 시장만 둘러보기로 하고 첫 번째 마누라만 빼고는 모두 판다고 하는 숭인동 도깨비 시장에서 내린다. 정류장마다 출발시간이 있으니, 참고해 탑승하라고 안내한다. 정오쯤 시장이 섰다가 저녁 무렵에 장이 일찍 파한다고 해서 도깨비시장이라 부른다.

                    < 13:17, 실내에서 판매하는 제품들 >

                      < 13:34, 동묘(東廟)안 풍경 >

               < 13:50, 동묘에서 약재시장까지 온 2층 실내버스 >

  동묘 주위로 좌판 상들이 모이기 시작해 형성된 시장은 노점과 점포들이 어우러져 있다. 골동품, 중고제품, 의류 등 다양한 물건들을 팔고 사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임진왜란 때 관우(關羽)의 혼이 때때로 나타나 조선과 명나라 군을 도왔다고 하여, 명나라 황제의 명에 따라 건립된 관우의 영을 모신 묘(사당)라고 한다. 35분 뒤에 오는 버스시간을 맞추다보니 동묘를 보는 둥 마는 둥 하고 나온다. 따뜻한 버스 안에서 추위를 녹이며 약령시장으로 간다.

                      < 13:54, (49)서울약령시장 대문 >

                    < 13:56, 약령시장내 한약재 좌판 >

                     < 14:36, (50)마장동 축산물 시장 >

  옛날에는 경동시장으로 불리었는데, 이제는 서울약령시장으로 명칭부터 바뀌어 있다. 장수 생약의 대표인 인삼과 녹용은 물론 다른 한약재들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겨울 산행을 하면서 어렵게 보아오던 겨우살이가 전국 산에 있는 것은 모두 이곳으로 모인 듯 집집마다 팔고 있다. 무수히 많은 한약재들을 보면, 아픈 사람이 하나도 없어야 하는데 그 이유를 모르겠다. 이곳도 35분 만에 두루 돌아보고, 다음시장인 마장동 축산물 시장으로 간다.

                      < 14:37, 축산물 시장 중앙 통로 >

                     < 15:18, (51)신당동 중앙시장 >

                          < 15:20, 시장 안 통로 >

  수도권 축산물의 60~70%를 공급하는 대표적인 축산물 도.소매 시장이라고 한다. 통로를 따라 굴다리를 지나 한 바퀴 돌아보니, 수많은 소머리가 면도 중에 있고 소 내장들이 그릇마다 가득하다. 35분 뒤에 네 번째의 버스를 타니, 처음에 탔던 천장 개방형 버스의 기사와 안내양이 반갑게 맞는다. 마지막 코스인 신당동 중앙시장은 동대문시장, 남대문시장과 함께 서울의 3대 전통시장이라고 한다. 주방용품과 업소용 가구와 전통시장이 혼재되어 성업 중이다.

                        < 15:28, 신당동 떡볶이 타운 >

                     < 15:43, 떡볶이(2인분:11,000) >

                  < 16:34, 원점 회귀한 두산타워 인근 버스에서 >

  아이들이 중학교 때로 기억하니, 20년 전에 들렸던 떡볶이 집을 찾아가기로 한다. 중앙시장에서 어느 방향으로 가야 될지 몰라 주위사람에게 물어, 2호선 신당역7번 출구에서 150m정도 걸어가니 그곳에 있다. 옛날에는 음식점 골목이 길었던 것 같은데, 그렇게 크지 않다. 얼마 전 산행 후 먹었던 먹쉬돈나 떡볶이 집보다 전통 때문인지 더 맛이 있다. 다섯 번째 버스를 타고 광희문을 거쳐 출발한 장소인 두산타워로 원점 회귀해 투어를 모두 마친다.

                    < 16:50, 별도로 들린 동대문종합시장 >

                    < 16:55, 종합시장 3층 의류도매시장 >

                           < 19:33, 동대문 야경 >

  체력이 허락한다면 오전에 탑승해, 많은 시장의 구경도 가능할 것 같다. 지인과 약속한 석식을 위해 건너편에 있는 동대문종합시장에 들린다. 원단을 도매하는 3(내려오면서 한복, 침구류 도.소매까지)점포에서 부부를 만나, 가까이 있는 오리한방 맛 집에서 오늘 일정을 마감한다. 이야기로만 듣던 도깨비시장과 약령시장 그리고 축산시장을 돌아보며 열심히 살아가는 삶의 모습에서 에너지를 얻었다. 그리고 추억의 떡볶이 집에서 행복은 항상 가까이 있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느끼며, 아내와 함께 보낸 하루가 즐거웠다. 귀가 길의 동대문 야경이 오늘따라 더 아름답다.

  

                                   2013. 3. 19() 서울 씨티투어를 마치고서.....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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