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 시 : 2018년 8월 26일 (日)
2) 트레킹코스: 거진항→거진11리해변→거진1교→오션상테벨 아파트→반암항
→반암해변→반암리솔밭→마산해안교→북천철교→남천임시가교
→가진해변→가진항
3) 트레킹시간: 10시47분~14시00분(3시간13분), 16.6km
4) 트레킹인원: 민들레산악회 8명, 아주쉬어요(별하나)
5) 날 씨 : 맑 음
6) 트레킹 후기
한 달에 두 번 가는 해파랑길 트레킹이 유례없는 폭염으로 한번 쉬고, 여름철 가족여행과 중복되어 빠지다 보니 동해안 파도가 눈앞에 아른거린다. 8월을 그냥 보내는가 싶었는데, 다행스럽게 주관하는 산악회에서 땜빵으로 48코스를 간다는 공지가 올라온다. 회원들을 위해 산악회 회장께서 소형 승합차를 렌트하여 직접 운전까지 하며 봉사를 한다하여 감사한 마음으로 만남의 장소로 간다. 일찍 마감된 소수인원(8명)만이 고속터미널역에서 만나, 동해안의 최북단 거진항으로 출발한다.
< 해파랑길 고성구간 5개 코스(50~46) 안내도 >
< 해파랑길 48코스 개념도(조정되기 전) >
< 10:47, 48코스 역방향 출발지 거진항에서 >
말복과 처서가 지났다고, 오래 잠 못 이루게 했던 열대야도 한풀 꺾여 선선해 졌다. 한낮의 최고 기온도 30도를 웃돌아 트레킹하기 좋은 계절이 도래하여 기쁘다. 이번 48코스에는 매년 매스컴을 통해 보아오던, 모천회귀 본능에 의해 산란하려고 찾아오는 연어 떼들이 지나는 북천이 있다고 하여 기대가 된다. 적은 인원에 땜빵 팀은 A, B, C 로 나누어져, 48~47코스를 갈 팀, 48코스만 갈 팀, 46코만 갈 팀이다. 장사항에서 46코스 팀이 먼저 내리고, 잔여 인원 5명은 거진항에서 하차한다.
< 10:50, 다시 찾은 거진항의 모습 >
< 10:53, 거진항길 따라 선창가로 >
< 11:00, 막다른 삼거리에서 좌측으로(반암해변:3km) >
2개월 전(6월30일)에 처음 땜빵으로 대형버스를 타고 와서, 역방향으로 걸었던 49코스 종점인 거진항이었기에 낯설지가 않다. 스탬프가 있는 안내판을 배경으로 인증 샷을 찍고는 출발한다. 선창가 따라 해변으로 나있는 거진항길로 직진한다. 하차한 5명중에 2명은 48코스에 이어서 47코스까지 끝내겠다고 서둘러 출발하고, 3명은 48코스만 간다고 여유 있어 한다. 두 코스를 합하면 26.3km로 부지런히 걸으면 될 것 같은데, 일행에게 민폐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갈 때까지 가보기로 한다.
< 11:03, 거진11리 해변(멀리 오션상테벨 아파트) >
< 11:08, 한껏 모양을 낸 거진1교 >
< 11:11, 거센 파도에 휴식중인 가마우지와 갈매기 >
음식점들이 즐비한 상가가 끝나는 막다른 길에 다다르면, 해파랑길 이정표와 동해안 자전거길 안내판이 좌측 반암해변으로 가라고 한다. 거진 11리 해변에서 출렁이는 파도를 보니, 복잡하던 마음도 깨끗하게 정화된다. 며칠 전 태풍 솔릭이 하늘과 바다를 더 푸르게 만들어, 싱그러운 공기를 깊이 심호흡하며 간다. 아름답게 모양을 낸 거진1교를 지나니, 바다를 향해 호텔같이 서있는 오션상테벨 아파트가 있다. 거센 파도에 가마우지와 갈매기들도 해변으로 나와 날개 짓을 하며 쉬고 있다.
< 11:22, 새롭게 건설 중인 교차로 >
< 11:23, 교차로 옆에 물고기, 아이, 파도를 형상화한 조각상 >
< 11:24, 안보 철책이 쳐진 해변 따라서 >
해변도로가 동해안 7번 국도에 인접하자 새롭게 교차로를 공사 중에 있다. 옆에는 물고기와 어린아이 그리고 파도를 형상화한 석조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조각된 물고기가 귀소 본능을 가진 연어가 아닐까 생각하여 본다. 큰 바다로 나가 살다가 결국 고향의 작은 시내로 수천㎞를 헤엄쳐 돌아오는 연어의 생애가 신비롭기만 하다. 해안 경비를 위해 바닷가에 굳게 설치한 철책선 따라 해파랑길은 이어진다. 철거되어야 할 구축물이지만 최근 국제 정세로 보면 그리 멀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 11:30, 철책너머 해변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 >
< 11:33, 동해안 자전거길과 함께하는 이정표 >
< 11:37, 반암항을 지나 반암해수욕장 >
거진읍 반암마을 이름이 생소하여 검색해보니, 반암(盤巖)의 뜻은 넓고 평평한 바위를 일컫는다. 해변가 파도에 부딪히는 바위들이 많은 특성을 살려 붙여진 마을 이름 같다. 국토종주 자전거길과 함께 가면서 이정표와 안내판도 같이 있다. 반암해수욕장(해변)도 다른 곳처럼 지난주에 폐장하였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한편에는 모래 유실을 방지하기 위해서인지 높은 모래 언덕을 쌓아 놓기도 했다. 해파랑길 종주한다면서도 동해안 바다 속에 한 번도 들어가지 못하고 여름을 보내었다.
< 11:40, 반암리 마을을 지나 >
< 11:45, 7번국도 반암교차로 >
< 12:03, 반암리 솔밭 길에서 >
반암해수욕장의 모래해변은 12㎞나 되지만, 군사지역 내에 있어 현재는 200m만 개방한다고 한다. 통제를 하고 있어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이 자랑이며, 다른 해수욕장들보다 한적한 맛을 즐길 수도 있다. 작은 반암리 마을을 지나자, 7번 국도상의 반암교차로를 만난다. 이후는 길게 동해안 해변에서 자주 보는 명품 소나무 숲이 이어진다. 해수욕장 인근에 있는 송림이 아니라, 해변 따라 2~3km 정도 되는 소나무 숲길이다. 숲 안으로 걸었으며 좋을 텐데, 옆 도로로 우회하여 가게 한다.
< 12:08, 고개 숙인 벼 이삭들 >
< 12:21, 마산 해안교를 건너 >
< 12:22, 다리위에서 본 북천 하류(사구) >
솔밭길이 끝나면 우측에는 평화롭고 풍요로운 벼이삭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평야 지대이다. 머지않으면 황금벌판으로 바뀔 들판은 고향생각을 불러 오며, 한동안 향수에 젖게 한다. 마산 해안교를 넘으면서 보니, 좌측으로 북천 하류가 동해안과 인접해 있다. 해안에는 모래언덕도 형성이 되어 있다. 연어들이 2개월 뒤면(10월 하순) 바다에서 고향을 찾아 북천으로 회귀하는 경로인 듯하다. 다리 건너서 있는 쉼터는 해파랑길 정자인줄 알았는데, 가까이 보니 평화누리길 정자여서 놀랍다.
< 12:23, 평화누리길 팔각정전망대(송강 정철 정) >
< 12:27, 북천철교(北川鐵橋) >
< 12:29, 북천철교 입구에서 >
지난겨울에 평화누리길 12코스를 완주하고, 증서와 기념품을 받았는데 여기에도 길이 있다. 후에 알았지만 경기도 지역만 걸었고, 길은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시간이 되어 식사하면서 쉬어가고도 싶지만, 동행한 일행과 두 코스를 가야 함으로 48코스를 끝내고 하자고 의견일치로 통과한다. 북천철교는 1930년경 일제가 자원수탈을 목적으로 건설한 원산-양양간의 동해북부선 철교다. 1950년 한국전쟁 때에는 북한군이 철교로 군수물자를 운반하자 아군이 폭파하게 된다.
< 12:33, 다시 북천 하구 바닷가로 >
< 12:42, 공사 중인 해변 도로 따라 >
< 12:54, 여기저기 공사로 인해 이정표 보고도 방향감각 상실 >
그 후 60여 년간 교각만 황량하게 남아 방치되어 오던 것을 행정안전부가 평화통일을 염원하고 저탄소 녹색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이곳을 평화누리길로 지정하였다. 고성군은 한국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폐철각을 기증받아 철각과 상판을 설치해, 걷기와 자전거마니아들을 위한 전용교량으로 재탄생했다. 다리를 건너 왼쪽 제방 길 따라 북천 하구 바닷가까지 나간다. 개념도 상에는 북천에 연어 맞이 광장이 있는데 보이지 않는다. 북천을 떠나서 건설 중인 해변 도로 따라서 남천을 향해 간다.
< 13:10, 남천(南川)을 임시가교로 잘 못 넘어 >
< 13:15, 제방으로 돌아 왔어야 할 남천교(1.4km)를 가리키는 이정표 >
< 13:16, 축사들이 있는 마을을 지나 >
이정표 역방향 표시(남천하구:2.1km, 동호1리:0.3km)가 각각 다른 쪽을 가리키고 있어 헷갈린다. 공사로 인해 이정표가 제 기능을 못하는 것 같아 고민 끝에 택한 길은 남천을 임시가교로 넘고 만다. 다리 건너 이정표를 보니, 남천 제방 따라 걸었어야 할 남천교(1.4km)와, 종착지인 가진항(2.5km)으로 가는 삼거리에 서있다. 되돌아갔다가 다시 오려니, 두 코스를 가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포기한다. 2km 정도를 건너뛰었는데, 다리가 완성되면 코스가 바뀔 것이라 스스로 위안을 한다.
< 13:19, 관동별곡 800리길 역사체험 탐방로 공사현장 >
< 13:25, 탐방로 길 공사는 계속되고 >
< 13:30, 차도 옆 가진해변의 카페(커피 및 베이커리) >
관동별곡 800리길 역사체험 탐방로 공사는 송강 정철이 강원도 감찰사로 부임하면서 북한 회양, 통천을 거쳐 금강산, 화진포, 삼척까지 해안선 따라 유람한 역사적를 테마로, 역사 체험공간과 주변 관광자원을 연계한 도로망 형성이다. 관광인프라 단계적 구축사업으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고성군 죽왕면 가진리에서 거진읍 반암해수욕장을 연결하는 12.5km(폭8.5m)의 공사라고 한다. 어수선한 공사현장을 벗어나 차도로 나오니, 가진해변의 카페가 유명한지 차들이 많이 주차해 있다.
< 13:33, 가진항은 가진해변을 들리지 말라는 입간판을 제대로 못보고 >
< 13:37, 옛 부부횟집은 문어 보쌈집으로 바뀌고 >
< 13:39, 새로 확장 이전한 부부횟집 >
48코스 스탬프가 가진항 부부횟집 앞에 있다는 글을 인터넷으로 읽은 선입견 때문에 일행까지 어렵게 한다. 차도에 가진항은 직진하라는 입간판이 있는데도, 가족(2006년)과 친구(2010년)와 왔던 부부횟집이 가진항으로 착각하여 가진해변(해수욕장)으로 진입한다. 두 번 갔던 집은 문어 보쌈집으로 바뀌어 있고, 건너편에 새롭게 확장한 부부횟집은 빌딩으로 변했다. 아무리 주위를 돌아봐도, 주민들에게 물어봐도 스탬프 장소를 찾을 수 없다. 남천교를 다녀오지 않았다고 벌 받는 듯하다.
< 13:45, 가진해변(해수욕장) >
< 13:48, 남쪽 진입로 차도에도 부부횟집이 >
< 13:48, 횟집 앞의 이정표는 가진항이 아직도 600m 남았다고 >
전에 왔을 때에는 생선회와 물회를 시켜 맛있게 먹고 보는 가진 해변은 아름다웠는데, 스탬프 장소를 갈팡질팡 찾으면서 보는 해변은 그러하지 못했다. 북쪽 진입로로 들어와 남쪽 진입로에도 부부횟집이 있다고 하여 갔는데 그곳에도 없다. 결국 리딩해 온 산악회장께 통화하고서야 스탬프는 가진항에 있고, 가진해변에서 찾아 헤맸음을 알게 되니 어리석었던 내 자신이 밉기만 하다. 일행에게 몇 번이고 미안하다고 하고서 600m 남은 고갯길을 넘는다. 나이 탓으로 돌리기에는 아직 젊은데!
< 13:57, 차도 따라 고개를 넘어 >
< 14:00, 가진항 남쪽 입구 삼거리 >
< 14:00, 역방향 48코스 종착지 가진항에서 >
가볍게 고개를 넘으니, 가진항과 함께 옆으로 백사장이 이어져 있다. 백사장과 도로 사이에는 안보 철책이 경계를 표시하고 있다. 땜빵이니 두 코스를 가겠다고 의기투합하여 한 번도 쉬지 않고 강행군 한 일행이 고맙다. 이제 점심 식사를 하고 또다시 47코스를 힘내어 함께 걷기로 한다. 바쁘다고 서두르다 보니, 생각지도 않았던 알바를 두 번씩이나 하면서 빠른 시간 내에 한 코스를 마칠 수가 있어서 기쁘다. 삼거리 위에 스탬프와 안내도가 있어, 인증 샷을 찍고 가진항으로 내려간다.
< 14:00, 도보여권에 48코스 스탬프를 찍고(스탬프 사진은 울진 은어다리로 잘 못 된듯) >
< 14:02, 가진항 상가 건물 앞은 활어회센터 식당들이 >
< 14:03, 선착장 앞 가진항 안내판 >
가진항은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가진리에 있는 어항으로 출발지인 거진항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이다. 다른 항구처럼 많은 고깃배들이 드나들고, 뒷면만 보이던 허름한 상가 건물은 활어회 센터로 식당들이 바다를 바라보며 즐비하게 입점하여 싱싱한 회를 팔고 있다. 선착장 앞은 거진항을 홍보하는 안내도와 해파랑길 48코스를 소개하는 개념도가 있다. 준비한 도시락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려 마땅한 장소를 물색해 보아도, 없어서 47코스를 가면서 적당한 장소를 찾아 식사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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