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운동하면서 본 T.V 뉴스에 매달 마지막 수요일은문화가 있는 날이라고 한다. 20141월부터 시행한 제도로 이날은 국민들이 다양한 문화시설을 즐기도록 할인 또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지난주 서촌을 갔다가 알게 된 서울 도보관광코스에 고궁이 포함되어 있어 이번 주는 창경궁을 찾기로 한다. 당분간 매주 평일은 가족과 함께 도보관광코스를, 주말에는 산행이나 둘레길(다산길)을 걷기로 한다. 오늘도 아내와 딸 그리고 외손자와 함께 승용차로 추억이 깃든 창경궁으로 간다.

 

                      < 서울 도보관광 3코스(창경궁) 경로 지도 >

               < 11:00, 창경궁 주차장 및 뒤는 월근문(月覲門) >

            < 11:05, 창경궁의 정문, 홍화문(弘化門, 보물 384) >

  대중교통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는 4호선의 혜화역 4번 출구가 제일 가깝다. 정문 옆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웠더니, 궁 담장과 함께 월근문(月覲門)이 있다. 창경궁 동북방향의 궁문으로 정조가 1779년에 담장을 헐고 문을 냈다. 정조는 매달 초하룻날에 이 문을 통해 건너편의 경모궁(부친 사도세자의 사당, 현 서울대학교 병원 터에 위치)을 참배하였다. 시골 사람들이 서울 오면 제일 먼저 들렸던 창경궁이다.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서울 올라와, 형님이 구경 시켜줬던 추억이 떠오른다.

                < 11:06, 매표소는 문화가 있는 날로 무료 >

               < 11:06, 옥천교(玉川橋, 보물 386)를 건너 >

                   < 11:07, 명정문(明政門)을 통과 >

  홍화문은 3칸 규모의 대문으로 좌우에 한 쌍의 십자각을 세워이라는 품격 높은 대문형식을 갖추었다. 매표소의 입장요금은 1,000원 이지만, 문화가 있는 날 무료입장으로 주차요금(2시간 2,000)이 해결된다. 창경궁 관광 개념도 상의 코스 따라 홍화문옥천교명정전문정전숭문당빈양문경춘전영춘헌통명전자경전터성종태실춘당지홍화문(소요시간: 2시간) 순으로 돌아본다. 물이 흐르는 금천 위의 옥천교를 지나, 명정문을 통해 궁궐 안으로 들어간다.

              < 11:08, 명정전(明政殿, 국보 226)과 조정(朝廷) >

                  < 11:12, 중심 궁궐 명정전 앞에서 >

                 < 11:14, 명정전 내부의 용상(龍床) >

  1916년에 재건된 명정전은 창경궁의 중심 전각으로 각 궁궐에 남아 있는 정전 가운데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앞 쪽에 펼쳐진 조정(朝廷)에는 박석을 깔고, 중앙에 행차용 삼도(三道)를 두어 왕궁의 격식을 갖추었다. 명정문과 행각(보물 385)이 조정을 둘러싸고 있으며, 행각들은 왕실 친위부대의 주둔지나 왕실의 초상을 치르기 위한 재실로도 쓰였다고 한다. 용상 뒤에는 해, , 다섯 봉오리, 소나무와 두 폭포가 그려져 있는 일월오봉도 병풍이 있다. 왕이 붕어하면 함께 묻었다고 한다.

                          < 11:16, 문정전(文政殿) >

                          < 11:18, 숭문당(崇文堂) >

             < 11:19, 현판이 외부로 보이지 않는 빈양문(賓陽門) >

  그림은 왕권의 상징이자 백성들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며, 해와 달은 각각 왕과 왕비를 의미한다. 다섯 봉오리는 한반도의 다섯 산이며 소나무와 폭포는 영원을 상징한다. 명전전 왼편에 있는 문정전은 임금이 신하들과 회의를 열고 의견을 나누던 창경궁의 편전으로 동향인 명정전과는 달리 남향 건물이다. 명전전 뒤편에 있는 숭문당은 임금이 신하들과 경연을 열어 정사와 학문을 토론하였던 곳이라 한다. 현판이 보이지 않는 빈양문은 외전과 내전 공간을 연결하는 통로에 있는 문이다.

                 < 11:19, 빈양문 현판이 보이는 내부의 통로 >

                      < 11:20, 수령이 오래된 향나무 >

                        < 11:22, 함인정(涵仁亭) >

  빈양문에 들어서면 왕의 일반생활 공간이기 때문에 왕의 가족이나 특별한 용무를 제외하고는 출입이 엄하게 통제되었다고 한다. 중심의 명정전을 둘러싼 전각들을 보고 나오니, 넓은 마당의 코너에는 수령이 200년 이상 된 향나무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향나무는 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매개체이자 부정을 씻어주는 나무로 사랑받아 궁궐을 비롯한 사대부의 정원에 널리 심어졌다. 한가운데 사방이 터진 개방형 건물 함인정이 시선을 끈다. 문무과거에 급제한 신하들을 접견하던 곳이라 한다.

                       < 11:23, 환경전(歡慶殿) >

                       < 11:24, 경춘전(景春殿) >

                      < 11:26, 잔디밭 위에 석탑이 >

  「세상이 임금의 어짊과 의로움에 흠뻑 젖는다는 뜻으로 건물을 사방 트게 했다. 이제는 내전을 돌아 볼 순서로 환경전은 왕과 왕비의 침전이고, 경춘전은 대비의 침전이다. 방향을 달리해 옆에 있는 두 건물 모두 1834년에 다시 세웠고 원래는 각기 행각을 두른 독립된 영역을 가졌었다. 환경전은 중종과 소현세자가 돌아가신 곳이며 건물 뒤편 북쪽은 여러 대비들의 침전이 빈터로 남아 있다. 경춘전은 왕비의 산실청으로도 쓰여 정조와 헌종이 태어났다. 잔디밭에 무명 탑이 세워져 있다.

               < 11:28, 영춘헌(迎春軒)과 집복헌(集福軒) >

                    < 11:29, 양화당(養和堂) >

                 < 11:30, 통명전(通明殿, 보물 818) >

  영춘헌 주위가 후궁들의 처소가 밀집된 지역으로 집복헌과 함께 후궁의 거처였다. 현재 집복헌은 영춘헌의 서쪽 행각처럼 붙어 있으나, 원래는 두 집으로 분리되어 있었다. 1834년 다시 세우면서 지금처럼 바뀌었다. 사도세자와 순조가 집복헌에서 탄생했다. 1833년에 중건한 양화당은 대비의 침전이었지만, 병자호란 때에 남한산성으로 피난했던 인조가 환궁하면서 거처한 곳이기도 하다. 통명전은 1834년에 세운 침전의 중심 건물답게 넓은 월대를 쌓고, 지붕위의 용마루를 없앴다.

                < 11:31, 통명전 옆 둥그런 샘과 네모난 연못 >

             < 11:35, 자경전 터로 오르는 계단(양화당과 영춘헌 사이) >

                 < 11:37, 창덕궁으로 연계하여 관람하는 길 >

  희빈 장씨가 통명전 일대에 흉물을 묻어 숙종 비 인현왕후를 저주했다가 사약을 받은 이야기가 전해져 오는 곳이다. 서쪽마당에는 둥그런 샘과 네모난 연못이 있고, 그 사이의 물길을 돌로 공들여 만든 정원이 있다.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의 사당인 경모궁이 잘 보이는 궁궐 내 언덕에는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위해 자경전을 지었다. 지금은 소실되어 터만 남았는데, 그곳으로 오르는 계단이 보인다. 계단으로 오르지 않고, 왼쪽에 있는 창덕궁으로 연계하는 길 따라 함양문으로 간다.

                 < 11:41, 창덕궁 후원 가는 길과 함양문 >

                < 11:46, 소실되어 흔적이 없는 자경전 터 >

              < 11:48, 경모궁이 있던 서울대 병원방향 조망 >

  전에는 창경궁에서 종묘로 넘어가는 구름다리도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지고 창덕궁으로 가는 함양문만 있다. 입장료는 창경궁과는 달리 일반 궁중전각만 보는 관람료는 3,000원이고, 후원 관람요금 5,000원은 별도다. 후원은 경로나 행사가 있는 날에도 무료는 없고, 개별관람도 안되어 정해진 시간에 문화재 해설사와 100명 범위 내에서 90분간 함께 관람해야 한다. 혜경궁 홍씨의한중록의 산실이던 자경전은 철거되고, 일제 강점기에는 왕실 도서관인 장서각도 있었으나 철거 되었다.

              < 11:48, 풍기대(風旗臺, 보물 846)와 해시계 >

                   < 11:50, 춘당지로 내려가는 꽃 길 >

                      < 11:52, 성종태실 및 태실 비 >

  풍기대는 위에 구멍을 뚫어 깃대를 꽂고 그 깃대에 기를 달아 바람의 방향과 속도를 가늠했던 기상관측이다. 입체 해시계인 앙부일기는 17세기 후반에 제작된 보물 제845호의 모사품이다. 꽃길 따라 춘당지로 내려가다가 좌측에 있는 성종태실을 잠깐 드린다. 태실은 왕자의 태반을 묻어 기념했던 조형물이며, 태실 비는 그 사연을 기록한 비석이다. 전국에 있는 왕실의 태실을 서삼릉으로 모으는 과정에서 가장 형태가 온전한 성종의 태실(경기도 광주)만 이곳으로 옮겨 연구용으로 삼았다.

                   < 11:54, 갈림길에 활짝 핀 철쭉 꽃 >

                 < 12:00, 팔각 7층 석탑(보물 1119) >

                   < 12:03, 춘당지를 순환하면서 >

  석탑은 성종 원년에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을 일제 강점기인 1911년에 창경궁의 박물관 건립할 때 상인으로부터 구입해 세웠다고 한다. 탑의 기단은 사각형의 받침돌과 팔각의 2층 기단이며, 그 위에 놓인 팔각형 돌의 각 면에는 꽃무늬를 새겼다. 춘당지는 창덕궁 쪽 절벽인 춘당대와 짝을 이룬 연못이었으나 지금은 담장으로 나뉘어 있다. 일제 강점기시에 동물원과 식물원을 두고, 창경원으로 격하해 불렀다. 창경원 시절에 자주 올 때는 동물원과 벚꽃이 화사했던 춘당지를 많이 찾았다.

                     < 12:06, 춘당지와 중간의 섬 >

                      < 12:09, 대온실 앞 분수대 >

                 < 12:18, 산책로에 희귀한 백송나무들이 >

  지금도 춘당지 주변의 벚꽃나무들이 그대로 있는 것을 보면, 내년 꽃이 만개할 때는 다시 찾아야겠다. 동물원과 식물원으로 구분되어 있을 당시에 동물원에 이어 꼭 들리었던 온실이었는데, 그때 느끼었던 규모보다 작아 보인다. 홍화문으로 회귀 하는 길에 희귀한 백송나무 몇 그루가 눈길을 끈다. 이 궁궐을 효심으로 탄생시킨 성종은 13세로 예종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올랐다. 조모인 정희왕후(세조의 비), 모친인 소혜왕후(추존 덕종의 비), 숙모인 안순왕후(예종의 비) 세분을 모시었다.

                      < 12:20, 철쭉 꽃 속에 청사초롱 >

                       < 12:24, 원점 회귀한 홍화문 >

                        < 12:56, 피맛골 입구 조각상 >

  1484년 조선 성종이 선왕의 세 왕비를 모시기 위해 지은 창경궁이다.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음을 당한 곳, 숙종 때 인현왕후와 장희빈의 이야기, 일제 강점기 때 창경원으로 격하 등 많은 역사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평상시 같으면 대충 돌아보고 끝나는데, 도보 관광코스 따라 찾아가는 재미도 있고 역사공부도 된다. 24개 서울도보관광 코스 중에는 창경궁과 창덕궁에 한하여 생태코스를 별도로 두고 있다. 이번에 두 코스(3코스와 18코스)를 함께 돌아보았다.   

 

                 < 12:58, 피맛골 광화문 미진 메밀국수집 >

                          < 13:00, 음식 차림표 >

                   < 13:10, 주문한 식단의 맛있는 식사 >

  뒤풀이는 추억의 여행답게, 추억의 음식으로 즐겨 먹었던 판 메밀국수로 한다. 옛날 조선시대에 종로는 궁궐과 관가가 많아, 말을 탄 고관대작의 왕래가 많았다. 서민들은 일일이 예를 갖추기가 불편하자, 큰길 양쪽 뒤편의 좁은 골목을 이용하게 되었다. 서민들이 좋아하는 음식점들이 생기고, 말을 피하는 골목이라 하여 피맛골 또는 피마길이라 하였다. 종로 2가에 있는 60년 전통(1954)의 메밀국수 전문집을 찾아 우선 메밀전병에 대박 막걸리 한잔하고, 판 메밀(냉 메밀)을 주문하니, 맛이 있어 추가한다. 우연히 알게 된 문화가 있는 날에 고궁에서 옛 추억을 떠 올리고, 추억의 판 메밀국수로 맛있는 뒤풀이도 하는 즐거운 하루였다.

                     < 서울 도보관광 18코스(창경궁 생태코스) 경로 지도 >

 

                                            ‘16. 4. 27(). 창경궁을 다녀와서...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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