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 일시: 201566()

2) 산행 코스: 화방재(어평휴게소)사길령매표소유일사쉼터주목군락지

                   →장군단천왕단하단문수봉제당골계곡당골매표소

3) 산행 시간: 1050~ 1630(5시간40),         12.0km 추정

4) 산행 인원: 해누리 산악회,        40

5) 날 씨 : 맑 음

6) 산행 후기

  기 다녀온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 중에서 두 번째로 아쉬움이 컸던 태백산(太白山: 1,567m)을 다시 오른다. 경북 봉화군, 강원도 태백시와 영월군과 접경을 이루고, 옛 부터 삼한의 명산이자 전국 12대 명산이라 하여민족의 영산이라 일컫는다. 6년 전 겨울(200912)에 눈이 내렸지만, 상고대, 눈꽃은 물론 조망마저 볼 수가 없었다. 2주일 전 다시 찾은 소백산에서 백두대간의 장쾌한 준령과 철쭉을 보았듯이, 오늘도 날씨가 좋기에 기대하면서 출발장소인 잠실역(6:20)으로 간다.

                                             < 오늘의 산행코스 >

                         < 등산로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0:50, 해발 935m인 화방재(어평휴게소, 주유소) >

  출발지에서 만차를 이루지 못해 경유지 신사역에서 오래 기다린다(출발, 7:10). 치악 휴게소에서 20(9:00~9:20)간 쉰 다음 들머리 화방재에 도착한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모두 화방재에서 시작해 정상을 밟은 후, 문수봉을 거쳐 내려오는 A코스와 바로 망경사로 하산하는 B코스로 나누어진다. 산행거리가 짧은(9km) B코스는 지난번 산행했기에 오늘은 A코스(12km)에 도전한다. 지난번 경험으로는 가파르지 않고 험하지 않아 무난했었는데, 문수봉을 거치는 코스의 난이도가 궁금해진다.

                                   < 10:58, 녹음이 우거진 숲 속 길 >

                                   < 11:02, 사길령(980m) 매표소 앞 >

                               < 11:06, 편안한 숲 속, 임도와 같이 넓은 길 >

  개념도를 설명한 리딩대장은 문수봉 코스도 험하지 않다고 해서 안심이다. 해발 935m인 화방재에서 하차하여 어평 주유소 옆 좁은 등산로 따라 숲속으로 올라간다. 길 건너편은 야생화의 천국이라는 함백산으로 오르는 등산로 입구이다. 숨이 차오르는 언덕을 넘어서면 사길령 백두대간 표시석과 함께 매표소가 있다. 도립공원 이라 입장료(2,000)를 받고 있는데, 옛날처럼 징수하는 직원이 없다. 이곳을 이용하는 산객이 많지 않아 늦게 나오는 듯하다. 임도 같이 넓고 편안한 길로 오른다.

                                        < 11:17, 산령각(山靈閣) >

                              < 11:18, 산령각을 지나, 좁아진 등산로로 >

                                    < 11:42, 안부삼거리 이정표 >

  사길령의 유래는 신라시대에 태백산 꼭대기로 통하는 고갯길이라 하여 천령(天嶺)이라 했는데, 높고 험해서 고려시대에 새로이 길을 낸 것이 사길령이 되었다. 산령각은 산이 험해서 맹수와 산적들이 많이 출몰하기에, 왕래하던 보부상들이 무사안전을 위해 제사를 올리던 당집이다. 지금도 415()이면 태백산 신령께 제사를 올리고 있다. 작은 봉우리(1,174m)를 넘다보면 약간의 너덜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낙엽이 오래 쌓이다 보니 양탄자같이 푹신 거리는 산죽 길이 이어진다.

                       < 11:48, 오르막의 돌탑과 유일사(450m) 갈림길 >

                   < 11:58, 유일사 쉼터(우측 100m 급경사 계단아래 유일사) >

                           < 11:59, 경사를 더하는 오르막 계단 >

  안부 삼거리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오르다 보면, 작은 돌탑과 함께 이정표가 있는데, 정상까지 절반(사길령매표소:2km, 천제단:2.1km, 유일사:450m)정도 되는 거리다. 우측으로 유일사 가는 갈림길이 있는데, 지금 생각하면 유일사를 다녀오고 싶은 산객께서는 이 길을 택해 갔다가 쉼터로 올라오는 것이 좋을 듯하다. 앞으로 나오는 유일사 쉼터에서는 까마득한 데크 계단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하기 때문이다. 전에는 작은 벽돌 오두막 쉼터가 현대식 건물로 새롭게 잘 지어졌다.

                                  < 12:13, 데크 계단도 오르면서 >

                                    < 12:23, 주목군락지 포토 존 >

                              < 12:36, 건너편으로 함백산이 조망() >

  추운 겨울에 쉼터 벽을 바람막이로 해서 식사했던 모습이 떠오른다. 쉼터까지 차가 올라오고, 급경사인 유일사까지 화물 케이블카가 설치되었다. 계단(100m)으로 내려가, 보지 못한 유일사를 다녀오고 싶다. 산행거리가 긴 A코스를 택해, 마음의 여유가 없어 포기한다. 대표하는 풍경중의 하나인 주목군락지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걸어온 방향 건너편에 강원 동부의 최고봉인 함백산(1,573m, KBS중계 탑)의 능선이 시원스럽게 펼쳐져 가슴이 탁 트인다.

                                 < 12:37, 천년의 삶을 누리는 주목 >

                               < 12:44, 죽어서도 천년을 누리는 주목 >

                                      < 12:47, 장군단(將軍壇) >

  올해 초 설경을 보려고 올랐던 함백산(1,573m)은 우리나라 산중 6번째 고봉으로 태백산 보다 높지만, 한 때는 이산의 봉우리에 불과했다고 한다. 나무에 바른 시멘트가 떨어져 흙이 보여도, 죽어서 가지만 남았어도 각각 천년을 살고 있는 모습이 당당하고 도도하다. 사실상의 최고봉인 장군봉에 도착하여, 장군단(將軍壇)부터 오른다. 우리 조상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설치한 천제단 3기중 제일 북쪽에 있는 것으로 아래에 있는 천왕단에 비해 조금 작지만 원형이 비교적 잘 남아 있다.

                                      < 12:48, 최고봉인 장군봉 표시석 >

                        < 12:50, 철쭉 군락지의 꽃은 떨어졌지만 멋진 풍광이 >

                            < 12:53, 주목 건너편으로 가야될 문수봉이 >

  실질적인 정상으로 장군봉 표시석까지 세워 있지만, 건너편 영봉(靈峰, 1,561m)에 있는 천왕단에서 매년 개천절(開天節)에 제사를 지내고 있어서인지 태백산 정상 표시석은 그곳에 있다. 늦게 올라와 철쭉 군락지의 꽃은 다 떨어졌지만, 그 너머로 보이는 백두대간 소백산 능선의 풍광이 장쾌하다. 사방으로 펼쳐지는 멋진 풍광에 감탄하며 한참을 둘러본다. 이를 보지 않고 어찌 태백산을 다녀왔다고 할 수 있겠는가! 반대편은 가야될 문수봉 정상이 하얀 모습을 보이며 이산의 유래를 알린다.

                         < 12:54, 장군봉에서 본 건너편 영봉(靈峰) >

                           < 12:59, 영봉에 있는 천왕단(天王壇) >

                                 < 13:00, 태백산 정상 표시석 >

  하늘을 상징하는 태양이 밝은 빛을 비추므로, 하늘에 제사를 올리는크게 밝은 산이란 뜻에서 태백산 이름이 유래 되었다는 설과 문수봉 위에 있는 많은 돌무더기를 멀리서 보면 마치 흰 눈이 쌓인 듯해서 유래되었다 설 등이 있다. 전에는 한치 앞도 안보여 장군봉에서 영봉이 보이지 않았는데, 오늘은 300m 앞의 천왕단이 가깝다. 삼국사기 등 문헌에신라에서는 태백산을 35(三山五岳)중의 하나인 북악(北岳)이라 하고 제사를 받들었다는 기록으로 보아 영산(靈山)으로 섬겼다.

                                    < 13:01, 정상 표시석과 함께 >

                                 < 13:02, 넓은 영봉 주변의 모습 >

                      < 13:02, 왼쪽 봉우리 문수봉을 가리키고 있는 이정표 >

  천제단은 규모가 제일 큰 천왕단(天王壇)을 중심으로 300m 북쪽 위에는 장군단(將軍壇), 300m 남쪽 아래에는 작은 하단(下壇)이 있어, 3()로 구성된 신역(神域)을 이루고 있다. 높은 단을 올라가 내부를 보니, 제단 위에 붉은 글씨로한배검이라는 문구가 있다. 이는 대종교에서 단군을 높여 부르는 말이라고 한다. 장군봉 표시석 보다는 태백산 표시석 앞에 많은 줄이 서 있다. 문수봉 방향으로 내려가다 나무 그늘에서 점심을 하려는데, 오늘도 혼자라서 식사하기가 마땅치 않다.

                       < 13:03, 영봉에서 무쇠봉(우측)과 문수봉(좌측)을 향해 >

                              < 13:06, 천제단의 남단에 위치한 하단(下壇) >

                                  < 13:07~13:42, 주목 아래에서 점심식사 >

  많은 산객들이 장군단이나 천왕단 부근 햇볕 아래서 식사를 하는데, 산이 높아서 덥지 않고 오히려 서늘하다. A팀은 바쁘다고 빨리 올라갔고, B팀은 시간이 많아 천천히 오고, 중간에서 홀로 어느 팀에 끼지도 못하고 고군분투(孤軍奮鬪) 한다. 오른쪽의 밋밋한 봉우리 무쇠봉을 경유해, 왼쪽의 뾰족한 문수봉까지 간다. 데크로 한참을 내려오니 하단(下壇)이 있는데, 현재는 그 기능을 잃었다고 한다. 숲속 주목 아래로 식사하러 들어가니, 가까운 영월에서 왔다는 중년 산객이 식사하고 있다.

                              < 13:43, 가는 길의 철쭉 군락지가 아쉬움을 >

                             < 13:47, 백두대간 갈림길(무쇠봉 인 듯) >

                                 < 13:49, 멋진 주목이 문수봉 쪽에도 >

  서울에서 40여년 생활하다가 건강상 낙향해서 가끔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서울에서는 같은 동네에 살아, 많은 이야기와 함께 식사하니 맛도 있다. 장군단 아래가 철쭉군락지이더니, 이곳도 많은 꽃들이 폈다가 남아 있어 안타깝게 한다. 들머리부터 시작한 백두대간 길은 이곳에서 끝나고, 우측으로 가야 무쇠봉도 나오고 소백산으로 이어지는 대간 길인 듯싶다. 무쇠봉에서 남으로 뻗은 산줄기가 소맥산맥의 시초가 되며, 옛날 천제를 지내러 오는 경상도 사람들이 자주 이용했던 길이라 한다.

                                 < 14:10, 울창한 숲속 편한 능선 길 >

                                   < 14:19, 삼거리 갈림길 이정표 >

                             < 14:30, 문수봉 정상에서 함백산 방향 조망 >

  백두대간 길로 들어서야 무쇠봉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것 같은데, 그 곳으로 오르는 이정표는 보이지 않는다. 무쇠봉 밑으로 우회하여 문수봉으로 향하는 듯하다. 대간을 벗어난 능선은 걱정한 바에 비하면 너무나 길이 좋다. 중간에 망경대 이정표(13:59, 900m)도 지나고, 당골 광장 이정표(14:17, 4.4km)도 있는 것을 보면, 중간에 힘들면 탈출할 수 있도록 했다. 태백시 금천동으로 하산하는 갈림길을 지나, 문수봉에 도착한다. 작은 바위들이 아무렇게나 포개져 있어 걷기가 매우 불편하다.

                                  < 14:32, 문수봉 정상 표시목과 함께 >

                                < 14:33, 문수봉에서 망경사(B코스) 조망 >

                                     < 14:34, 문수봉에 위치한 이정표 >

  산 이름의 유래가 될 정도로 바위와 돌로 형성된 특이한 봉우리에는 정성을 다해 쌓아 올린 돌탑들이 세워져 있다. 옛날 이 산봉우리의 바위로 문수불상을 다듬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지난번 망경사에서 이곳 문수봉을 바라보면서 언제 가볼까 했는데, 6년이 지난 오늘 반대편에서 바라보게 된다. 망경사는 652(진덕여왕 6) 자장율사가 이곳에 문수보살의 석상이 나타났다는 말을 듣고 찾아와, 절을 짓고 석상을 봉안했다고 전해져 온다. 당골 광장 방향으로 하산을 서두른다.

                                  < 14:42, 야생화가 예쁘게 핀 꽃길 >

                                < 15:04, 급경사 로프 난간 길이 몇 군데 >

                                 < 15:42, 제당골 계곡에서 잠깐 쉬고 >

  야생화들이 예쁘게 피어있는 꽃길을 지나면 갈림길 이정표(14:43, 당골광장:3.8km, 소문수봉:500m)이다. A코스를 택한 일행들은 대부분 소문수봉까지 다녀왔다고 한다. 소문수봉에서도 당골 광장으로 내려오는 길이 있고, 문수봉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게 된다고 하는데 몰랐다. 하산 길은 로프 난간이 있는 급경사, 너덜 길, 관죽 군락지 등 어느 산과 비슷하게 내려오는 정도이고 험하지는 않다. 제당골 계곡 다리 밑에서 20분간 쉬면서 발을 담갔더니 차가워 오래 있을 수 없다.

                            < 16:10, 당골 광장 전에 있는 산 제단 >

                          < 16:16, 당골 광장(850m)을 위에서 조망 >

                                < 16:30, 날머리 당골 매표소 >

  날머리가 가까워 오자, 천제단의 모습을 한 산 제단에서 인근 주민들이 음식을 차려 놓고 소원을 빈다. 비수기로 썰렁한 당골 광장(850m) 옆에는 석탄 박물관이 있다. 당골 매표소에서 산행을 종료하니, 계곡에서 20분간 쉬었다 왔는데도 버스가 출발하려면 50분을 기다려야 한다. 코스에 가까이 있었던 유일사와 소문수봉을 다녀오지 못한 아쉬움만 커진다. 2주전 소백산과 이번 태백산의 산행은 첫 번째 산행에서의 아쉬움을 해결해 주어 기쁘다. 좋은 날씨가 받쳐준 탁월한 선택이었다.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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