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일시 : 2009년 11월 15일 (일요일)
2) 산행코스 : 생태식물원→삼거리(후곡약수터,광치휴양림)→솔봉→삼거리

              (후곡약수터)→옹녀폭포→강쇠바위→광치휴양림내 등산로입구

3) 산행시간 : 10시10분-14시10분(4시간), 산행거리: 7.8 km

4) 참 가 자 : 43명, 일산하나 산악회

5) 날    씨 : 맑음

6) 산 행 기

  갑자기 찾아온 영하의 한파는 늦가을의 정취마저 빼앗아 가고, 한겨울이 다가 왔음을 알린다. 한 달 전부터 산행예약을 하다 보니, 그 후 일어나는 집안행사, 친구자녀 결혼식, 각종모임 등의 참석을 못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다. 당연히 산행을 취소하고 참여하여야 하나, 그렇지 못하니 산의 매력에 푹 빠진 듯하다. 오늘의 사정도 그러하니, 대암산(大岩山: 1,304m)으로 향하는 발길이 가볍지 않다.

 

                          < 7:50, 가평휴게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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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산행코스 >

  만남의 장소 잠실역(7:10)→경춘고속도로→가평휴게소(7:50-8:25,조식)→동홍천I.C(고속도로 연계구간)→일반도로→양구읍(9:40)→들머리 양구생태공원(10:00)에 도착한다. 도착 전 60년 만에 개방한 등산코스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일부 코스(4코스 추정)는 통제하면서 사전 신청을 받는데, 수락이 되지 않아 일반적인 3코스로 간다. 또한 정상은 군 시설지역으로 통제되어, 이를 솔봉이 대신한다고 한다.

   

                         <  10:00, 산중턱 벌판에 하차 >

                        < 10:05, 산행준비 하는 들머리 풍경 >

                              < 11:10, 산행 시작 >

  산길을 굽이굽이 돌아서 많은 남자들의 군대이야기에 등장하는 양구읍을 지난다. 아무런 인적이 없는 산골짜기 중턱은 세찬바람만 부는 들머리 생태공원이다. 100대 명산중 제일 북쪽에 자리한 산답게 설산을 이루고, 차가운 날씨에 산행을 준비하자니 서글퍼진다. 벌써 한해가 지고 있음을 일찍 느끼어서 일까! 산행 전 운영진으로부터 스틱사용을 권장하는 조언을 듣고, 일찍 꺼내어 짚어 본다.

 

          <  10:18, 오늘의 정상 솔봉 : 2.4km 알리는 색다른 이정표 >

                   < 10:18, 갑자기 멧돼지가 출현하여 놀라고 >

                        < 11:19, 사슴이 뛰어오며 반긴다. >

  “스틱은 뒷동산에 오를 때도 사용한다. 30-40%의 하중을 분산함으로 무릎보호에 절대적이다. 무릎이 아프다고 느낄 때는 이미 늦으니, 아프지 않을 때 지켜야한다.”사진과 메모 등이 불편하여, 하산 시 무릎에 이상이 올 때만 사용했는데, 또 하나 배운다. 정상까지 2.4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색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갑자기 멧돼지가 출현하고, 멀리서 사슴 한마리가 뛰어오며 일행을 반긴다. 

     

                          < 10:20, 소나무 숲 계단 >

                            < 10:22, 호랑이 조형물 > 

                      <  10:49, 이름표(신갈나무)를 단 고목 >

  정상까지 거리는 짧은 대신 경사가 급한 깔딱이다. 대형버스의 빈 좌석이 없을 정도로 많이 참여했는데, 서서히 실력의 차이로 대열의 꼬리는 끊어진다. 목요산행, 토요산행에 이어 3일째이니, 무리가 되어 차츰 후미로 밀린다. 스틱은 익숙하지 않아 발길을 더디게 한다. 각종 동물들의 조형물과 이름표를 단 고목들은 우리 자신들이 훼손하고 있는 자연환경을 우리가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인 듯싶다.


                      < 10:53, 지그재그로 오르는 길 >

                       < 10:54, 바위를 우회하여 오름 > 

                     <  10:54, 낙엽과 눈이 함께 쌓인 길 >

  이산의 유래는 크게 전해져 내려오는 것은 없지만, 엄청난 크기의 운석이 떨어져 만들어진 운석분지가 있다 해서 부쳐진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 개방하기 전에 관계기관이 탐방로 정비, 안내 이정표, 각종식물에 대한 명찰, 동물들의 조형물 등을 설치하느라 많은 고생을 한듯하다. 경사가 급한 길은 지그재그로 오르고, 바위 길은 우회하여 오르도록 했다. 낙엽이 쌓인 길은 눈이 살짝 내려 있으니 미끄럽다.


                      < 10:59, 주능선에서의 마을 전경 >

                   < 10:59, 건너편으로 보이는 솔봉 (팔각정) > 

                         <  11:00, 솔잎 위에 핀 눈꽃 >

  올라온 능선에서 주능선에 도달하니, 겨울 칼바람이 거세게 몰아친다. 땀이 나서 벗었던 겉옷을 다시 입게 된다. 겨울 산은 나무들이 휴식기에 들어가 전망이 뛰어나다. 멀리 아래로 보이는 마을 풍경은 휴전선이 가깝다고 생각해서인지 고요하게 보인다. 건너편 산봉우리에 팔각정이 보이는 것이 오늘의 목적지인 모양이다. 아름다운 눈 덮인 산세위에 눈꽃을 피게 한 솔잎은 더 진한 푸르름을 자랑한다.


                          < 11:03, 겨우 살이 >

                        < 11:11, 뾰족한 능선 길 >

                       < 11:11, 편안한 능선 계단 길 > 

  금년 2월 덕유산 산행 시 많이 보았던 겨우살이가 이곳에도 참나무가지 사이에 많이 기생한다. 둥지모양을 자세히 보니, 노란색 작은 꽃들이 피어 있다. 산방의 회원 수가 많다보니 산(山)식물에 대한 전문가도 많은 듯하다. 나무에 붙어 있는 것을 보고 버섯이라고 한 산우는 겨우살이가 한약재로 사용된다고 설명한다. 뾰족한 능선길이 나와 긴장을 하게 하지만, 그것은 잠시뿐 편안한 계단 길도 나온다. 


                        < 11:37, 솔봉의 팔각정 >

                  < 11:37, 정상을 대신하는 이정표(1,129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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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 상 에 서 >        
  고목나무는 오랜 세월동안 이 산을 지켜온 노익장을 과시한다. 선발대는 이미 교차되어 내려 간지도 오래되었다. 누적된 산행의 피로, 눈길 미끄러움, 어설픈 스틱사용 등이 늦게 솔봉을 밟는다. 이곳이 등산로의 종점이고, 용늪은 등산 불가라는 이정표가 정상 표시석을 대신한다. 개방할 때까지 임시로 세웠겠지만 어설프다. 다행이 운영진이 기다려주어 증명사진도 찍고, 팔각정에 올라 정상 설명까지 듣는다.


               <  11:41, 건너편 가운데 봉우리가 정상 >        

                 < 11:50, 광치휴양림으로 하산하는 삼거리  > 

               <  11:58, 삼거리에서 400m 내려온 색다른 이정표 >

  건너편 정상부에는 9,000여 평이 넘는 풀밭 같은 넓은 초원에 큰 용늪과 작은 용늪의 고층습지가 있다. 1997년에 국제보호습지로 지정되었고,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생물의 보고라 한다. 그 주위는 마치 화채(punch) 그릇(bowl)같아 펀치볼이라 불리기도 한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삼거리로 회귀하여 하산하다가, 색다른 이정표가 있는 부근에서 후미 팀끼리 어울려 중식시간을(12:05-12:40) 갖는다.


                      < 12:50, 후곡 약수터 삼거리 >

                  < 12:52, 낙엽이 쌓인 양지바른 하산 길  > 

                  <  12:56, 잘 정리된 지그재그 급경사 길 >

  2코스 등산로 입구인 후곡약수터 가는 삼거리를 지난다. 전설에 의하면 중병에 걸린 환자가 꿈속에서 백발노인이 교시를 받아 이 약수를 마신 후 일 주일 만에 완쾌되었다. 인근에 소문이 퍼져 중병환자들이 쇄도했다고 한다. 솔봉까지 등산코스는 2.4km로 급경사 단거리이나, 하산코스는 5.4km의 완만한 먼 길이다. 양지바른 곳에는 낙엽이 쌓여있고, 잘 정리된 비탈길은 많은 인력이 고생한 흔적이 보인다.

                      < 13:03, 계곡을 건너는 다리 >

                          < 13:05, 옹녀 폭포  > 

                          <  13:08, 강쇠 바위 >

  처음 만나게 되는 계곡에는 아담한 다리가 놓여 운치를 더해 준다. 옹녀와 변강쇠가 금강산으로 가던 중 이곳에서 정분을 나누었는데, 이를 보고 크게 노한 산신령의 지팡이에 얻어맞아 옹녀는 이곳에 엎어져 바위가 되었고, 변강쇠는 이곳에서 50m지점 아래로 굴러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이 바위를 옹녀의 엉덩이라 하여 옹녀 폭포라 부른다. 아래에 있는 남근모양을 했다는 강쇠바위는 글쎄.....

 

                    < 13:20, 고목이 된 고로쇠나무 >

                        < 13:23, 깊은 산속의 여우  > 

                           < 13:31, 이끼 낀 바위 >

  바위 틈 사이 척박한 땅에서 고목이 되도록 커온 고로쇠나무의 끈질긴 생명력과 강인함을 엿볼 수 있다. 주로 굴속에서 생활한다는 여우가 깊은 산속임을 알려준다. 바위 전체를 감싼 이끼는 오랜 세월동안 개방되지 않아 원시림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는 하산 길은 오를 때와는 정반대로 전망이 전혀 없다. 남쪽 방향으로 내려오고 있어 이제는 눈을 찾을 수가 없다.


                       < 13:32, 계곡에 흐르는 맑은 물 >

                              < 13:38, 쉼  터  > 

                       < 13:44, 나무 가지사이로 본 창공 >

  계곡 암석사이로 흐르는 물은 너무 맑아 그대로 마실 수 있을 정도다. 그만큼 산이 깊고 울창한 수림을 간직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좀처럼 산행 중에 쉬는 것을 모르는 베테랑들이 모인 산방인데, 오늘은 산행시간이 짧아서인지 넓은 쉼터에서 휴식을 한다. 10여분 동안 개별적으로 준비한 감귤 파티가 벌어진다. 곧게 뻗은 나뭇가지 위로 보이는 창공은 흰 구름과 함께 파란 잉크를 풀어 놓은 듯 깨끗하다.


                          < 13:55, 양봉을 하는 벌통 >

                        < 14:05, 광치 휴양림 내 등산로 입구  > 

                         < 14:10, 어느 화가의 작품 ‘사계(四季)’ >

   6.25때 국군과 북한군이 격전을 벌렸던 산이라 하는데 그 흔적을 찾아 볼 수 없다. 또한 비무장지대(DMZ)지대 역시 가까이 있다는 데, 전혀 의식할 수가 없다. 양봉을 하는 벌통과 그 옆에 ‘송이 불법채취 금지’라는 현수막은 그만큼 개방한지가 오래되지 않았음을 알려준다. 예상시간 보다 빠르게 휴양림 내 주차장에 도착한다. 인간과 자연의 행복한 공존을 기원하는 작품이 다음에 다시 오라한다.


                         < 이름도 새로운 식물들의 명찰 >

  습지를 주로 하여 많은 식물이 분포되어 있다고는 하나, 계절상 볼 수가 없어 아쉽기만 하다. 곳곳에 이름표만 붙어 있는 야생화들은 1년생으로 찾을 수가 없다. 나무들도 명찰만 있지 잎이 떨어진 가지만으로는 구분이 안 된다. 몇 개의 이름표로 아쉬움을 달래본다. 눈 덮인 산세가 아름다운 풍경 외는 특색이 없다. 아직 미 개방 부분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계절에 맞게 왔더라면 하는 생각도 해본다.

                           <  많은 동물들의 조형물 >

  하산하며 눈에 띈 동물들의 모습과 함께 산행을 종료한다. 4시간의 산행은 다소 빠르고, 들머리나 날머리에는 전혀 상가나 민가의 건물이 없어 귀경길에 휴게실에서 각자 뒤풀이를 하기로 한다. 삼포휴게소에서 1시간(15:40-16:40)을 보내고, 예상대로 오는 경춘 고속도로는 정체가 심해 고생을 한다. 모처럼 많은 산우님과 함께해 즐거웠고, 추운날씨에 명산을 열심히 소개해준 운영진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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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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