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 시 : 2018년 11월 27일 (火)
2) 트레킹코스: 솔바람다리→남항진해변→병산교→강원도교육연수원→학동마을
→청량동길→성덕초등학교→남대천제방→강릉교→중앙시장
→강릉단오문화관
3) 트레킹시간: 10시50분~13시10분(2시간20분), 약 8.0km
4) 트레킹인원: 나 홀 로, 난이도: 힘들어요(별 넷)
5) 날 씨 : 맑 음
6) 트레킹 후기
나 홀로 해파랑길 트레킹 2박3일 일정의 마지막인 38코스는 잔여 거리(약 8km)가 짧다. 가벼운 마음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솔바람다리를 조심스럽게 출발한다. 몸은 3일 동안의 피로가 몰려와 피곤하지만, 정신은 대견하고 기쁘다. 남항진은 강릉시 동쪽 남대천 하구의 섬석천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위치한다. 포구 옆에는 작은 규모의 길이 600m, 2만4천㎡의 백사장이 아름다운 해수욕장이다. 옛날에 송정에서 한송사(寒松寺)로 가는 남쪽 길목에 있는 나루라는 뜻의 지명이란다.
< 해파랑길 강릉구간 6개 코스(40~35) 안내도 >
< 해파랑길 38코스 개념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0:50, 38코스 역방향 출발지 안내판에서 >
해수욕장 주변에는 횟집들이 많고, 주차장이 넓어서 주차하기도 용이하다. 주변에는 울창한 소나무 숲과 깨끗이 정비된 민박집이 있어서 조용하게 며칠쯤 쉬어가기에 적당하다. 최근에 들어선 독특한 모양(아뜨9 커피점)의 상가들이 눈에 띄고, 인기 있는 브랜드(삼교리 동치미 막국수)의 체인 음식점과 카페 등도 많이 보인다. 잠깐 들어가 쉬었다 가고도 싶지만, 강릉에서 1박하면서 음식점에서 혼자라고 홀대 받던 생각을 하면 용기가 나지 않는다. 향후 많은 젊은이들이 찾아 올 것 같다.
< 10:50, 솔바람다리와 아라나비 짚라인 >
< 10:51, 넓은 주차장 앞에는 신축 건물들이 >
< 10:51, 남항진 해변에서 우측 병산교를 가리키는 이정표 >
안내판 뒤로는 파란 동해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아라나비 짚 라인이 설치되어 있다. 무려 600m 달하는 거리를 비행하는 강릉 아라나비는 전국 아라나비 짚 라인 중 두 번째로 길다고 한다. 비수기인 겨울철이어서인지, 이른 아침이어서 인지, 오픈하지 않고 있다. 젊은이들이 짜릿한 어드벤처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다. 광장처럼 넓은 주차장은 어디로 가야할지 헷갈리는데, 자세히 보면 해변에 해파랑길 이정표가 있다. 주차장을 가로질러 삼거리에서 우측 길로 병산교를 향해 가라한다.
< 10:52, 남항진 해변의 풍경 >
< 10:52, 모래로 만든 어미 사자와 아기(미술작품) >
< 10:53, 해변에는 각종 조형물들이 >
이정표 따라 가려고 하니, 해변에 설치한「미술작품이니 눈으로만 감상해주세요」라는 미술작품과 여러 조형물들이 발길을 붙잡는다. 하트와 별 그리고 나무 등의 모형을 붙인 둥근 지구본 같은 원, 모래로 만든 사자 어미와 아기 상은 미술작품이라는데 작가와 작품명을 써 놓으면 좋을 듯하다. 바다를 향해 길게 뻗어 있는 다리와 산뜻한 푸른 색깔의 조형물도 궁금하기만 하다. 너무 조용한 바다 분위기이기에 여기도 강릉인가 반문하고 싶을 정도이다. 해변을 벗어나 뭍으로 들어간다.
< 11:05, 넓은 병산교를 건너 >
< 11:08, 하천 제방길 따라 >
< 11:17, 제방길 사거리에서 우측(좌측 건너편에는 관제탑이) >
강릉항공대 및 강릉산림 항공관리소 입구(11:00)를 지나, 넓은 폭의 병산교를 건너간다. 다리가 끝나자마자 좌측 제방 둑방길로 가는데, 농사를 짓고 사는 농촌마을이나 다름이 없다. 계속하여 직진하다보니, 작은 사거리가 나오고 우측으로 방향을 바꾼다. 계속하여 가면 항공관제탑도 보이고, 수시로 전투기들이 굉음을 내고 이착륙하는 것을 보면 군비행장으로 추측이 된다. 전투기들은 3대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고 이륙하는 것을 보면, 창공에서 편대 비행을 하려고 하는 것 같다.
< 11:19, 강원도 교육연수원 별관 >
< 11:30, 한적한 산 모퉁이를 돌아 >
< 11:34, 학동마을 대장골집 >
비행기 굉음과 새를 쫓기 위한 폭음이 무심코 가다가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주민들은 어떻게 살까? 이방인에게는 와도 살라고 해도 못살 것 같은 소음이다. 강원도 교육 연수원 별관도 조용한 마을 산자락 밑에 자리하고 있다. 고즈넉한 마을 길 양지바른 산모퉁이를 돌아가자니, 머지않아 봄이 찾아 올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한다. 마을이 끝나가는 즈음에 학동마을 대장골집이라는 표시석이 입구에 있고, 안에 한옥 기와집이 있다. 지리산 청학동마을 같은 곳이 아닐까 추측만 해 본다.
< 11:44, 마을에서 큰 차도로 나와 >
< 11:46, 삼거리 전에서 좌측 청량동길로 >
< 11:48, 청량동길 초입은 송죽의 숲길 >
한동안 비행장을 옆에 낀 산동네 마을길을 돌아서, 큰 차도로 올라온다. 왕복 6차선 도로의 삼거리(직진: 동해, 정동진방향. 우측: 시청방향)전에서, 좌측의 청량동길로 진입한다.「청량(淸凉)」의 뜻「맑고 서늘하다」처럼, 진입로는 대나무와 소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져 기분을 좋게 한다. 강릉시에서 조성한 청량동길을 소개하고자 해파랑길을 우회하여 가게 하는 듯하다. 이후도 자동차 2대가 겨우 비켜갈 정도의 도로는 송죽 이외에도 여러 나무들이 숲을 이뤄 걷기 좋은 길이다.
< 11:52, 학우리 마을 입구 지나 소나무 숲길 >
< 11:57, 길 위로 관개수로가 지나고 >
< 12:03, 청량동길 끝나기 전 우측 마을길로 내려가 >
학우리 입구 마을 표시석을 지나니, 울창한 소나무 숲이 피톤치드를 뿜어 기분을 좋게 한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산책하는 주민들을 보니, 소문난 유명한 길인 듯하다. 오래전에 시설한 것으로 보이는 길 위의 관개수로(灌漑水路)는 일찍이 우리도 선진화된 농업시설이 들어 온 것으로 추정된다. 청량동길이 끝나가기 전에 마을이 있는 아래 길로 내려간다. 길을 걷다 중간쯤에 우측 아래에 대형 아파트 단지가 보였는데, 그 곳으로 향해 간다. 청량동길은 다시 걷고 싶은 아름다운 길이었다.
< 12:09, 대형아파트 단지를 돌아 >
< 12:25, 성덕초등학교 앞을 지나 >
< 12:28, 강릉 남대천을 건너지 않고 >
산동네 마을길은 내려와 논밭을 지나고, 청량동길에서 보았던 대형 아파트 단지도 지난다. 아파트 앞 큰 차도 사거리에서 직진 횡단보도를 건너 언덕을 오른다. 언덕 아래 마을을 지나고, 다시 만나는 차도에 성덕초등학교가 있다. 주변에는 초등학교 외에도 중.고등학교가 있는지 교복 입은 학생들이 일찍 하교하여 거리를 메워 혼잡하다. 남대천 다리를 건너지 않고 좌측 제방 둑길 따라 계속 앞으로 간다. 학생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걷자니, 학창시절 통학 길 생각도 하게 한다.
< 12:28, 남대천 둑방길을 걸어 >
< 12:36, 남대천 잠깐 둔치로 내려와 걸어 보면서 >
< 12:46, 강릉교를 건너 중앙시장으로 >
남대천은 양양에 있었는데, 이곳 강릉에도 같은 이름의 하천이 있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 둔치로 내려와 걸어 봐도 마찬가지다. 다시 올라와 강릉교를 건너 중앙시장으로 간다. 이번 코스를 시작한 남항진 해변부터 남대천까지는 강릉 시내라고 해도 시골 풍경을 그대로 간직한 전원마을이나 다름없다. 이젠 강릉의 도심지역으로 들어가고 있어, 밀집된 주택이나 높은 빌딩 등이 보인다. 가까운 거리에 1박을 했던 버스터미널과 상경할 강릉역이 있다는 도로 표시판이 자주 눈에 들어온다.
< 12:48, 강릉전통시장 입간판 전에서 좌측 골목으로 >
< 12:48, 중앙시장 가는 입구 도로 >
< 12:49, 어느 가게는 가오리를 건조해 판매 >
다리를 건너자마자 커다란 강릉전통시장 입간판이 보이고, 그 전에서 좌측 소도로 진입하니 시장다운 분위기가 난다. 양쪽으로 들어선 작은 점포들이 이곳은 시장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즐비한 점포들은 제각각 다양한 물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한 가게는 진열대 앞에 가오리를 건조시켜가면서 판매하고 있다. 어린 시절 바닷가에 살아서 자주 가오리를 쪄주어, 초고추장에 찍어 먹던 추억들이 입맛을 다시게 한다. 역시 재래시장은 우리네 삶이 그대로 녹아 있어 언제보아도 정겹기만 하다.
< 12:50, 새롭게 형성된 월화거리를 지나 >
< 12:50, 중앙성남 전통시장 >
< 12:52, 다른 시장골목 안 >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강릉시가 강릉역에서 강남동 부흥마을까지 2.6km 폐철도 구간을 역사와 문화가 담긴 시민 휴식문화 공간으로 조성한 월화거리이다. 조형물이 있는 거리를 지나자 중앙시장이 옆에 있다. 재래 전통시장으로 여려 종류의 물건들과 장보러 나온 인파로 북적이는 모습이 보기 좋다. 시장에는 해파랑길 리본이나 표식이 없어, 단오문화관 가는 길을 물어 나온다. 골목에서 시장기를 느꼈는지 꽈배기가 맛있어 보여, 1,000원에 3개를 사서 먹었는데 점심 대용이 되고 말았다.
< 13:01, 남대천을 다시 다리로 건너와 >
< 13:10, 오늘의 종착지 단오문화관 앞에서 >
< 13:18, 13시30분 KTX열차를 타고 상경 >
남대천을 건너자마자 강릉 단오문화관이다. 지난 4월 해파랑길을 아내와 함께 시작하며 사진 찍었던 곳에서 인증 샷을 부탁하는데, 조금 전 시장에서 길을 물었던 근처에 사시는 주부이다. 친절하게 사진까지 찍어주고, 강릉역 가는 방법도 가르쳐 주신다. 감사합니다. 가까운 거리이기에 버스 보다는 택시(3,400원)를 이용한다. 티케팅을 하고 점심식사를 하려 했더니, 13시30분차가 바로 있다고 내려가라 한다. 평일이라 경로 우대가 적용돼 30%할인(26,000원→18,200원)까지 행운이다.
잠자리가 불편해서 그러한지 꿈속에서 해파랑길 화살표 방향 표시가 나타나는 등, 이번에는 트레킹만 생각하고 올인 하였다. 조용히 혼자 걸으면서도 해당 지역 주민들과 그 곳을 찾은 관광객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그것이 길을 묻는 것이든, 인사를 나누는 것이든, 대화를 나누는 것이든 모두 좋았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경험하지 못한 일들도 체험하고, 자신이 처한 능력의 한계도 알 수 있었던 좋은 계기가 되었다. 더 기쁜 것은 해파랑길을 걷는다고 할 때, 어디까지 갔느냐고 질문해 오면 단서를 꼭 붙이었다. 이제는 떳떳하게 울진 후포항까지 갔다고 말 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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