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 시 : 2018년 6월 16일 (土)
2) 트레킹코스: < 33코스완주>묵호역→묵호항역→하평해변→한섬해변→감추해변입구
→동해역→철로옆길→전천강변→북평산업단지→추암해변(촛대바위)
< 32코스일부>동해.삼척시경계→증산해변→솔비치리조트→삼척해변
3) 트레킹시간: 33코스: 13.3km, 10시40분~15시05분(중식시간포함: 4시간25분),
32코스: 22.5km중 2.7km일부, 15시05분~15시30분(25분)
4) 트레킹인원: 민들레 산악회 44명 [난이도:33코스, 아주쉬워요(별하나),
32코스, 무난해요(별셋)]
5) 날 씨 : 맑 음
6) 트레킹 후기
오늘은 33코스 완주에 이어 32코스 일부를 기능이 떨어져 나타나는 잔병을 치유하러 간다. 배낭을 메고 버스 타러 갈 때는 아프던 허리는 말끔해 지고, 침침하던 눈은 푸른 숲(특히 소나무 숲)을 보면 밝아지고, 잔기침의 감기증세는 푸른 바다의 청정 공기를 마시면 사라지고, 답답하던 가슴은 넘실대는 파도를 보면 활기차게 박동한다. 일상으로 돌아와 일주일만 지나면, 다시 증상은 나타나기 시작한다. 한 달에 두 번 가는 해파랑길이 기다려지는, 이러한 순환이 요즘 유일한 락(樂)이 된다.
< 해파랑길 동해.삼척 구간 7개 코스(34~28) 안내도 >
< 해파랑길 33코스 개념도 >
< 10:40, 묵호역 33코스 종점에서(역방향은 출발지) >
이번 코스도 만차를 이뤄 고속터미널 앞을 출발한 버스는 문막휴게소(8:25~8:45)에서 쉬었다가 묵호역에 도착(10:30)한다. 기념사진을 찍은 후,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는 난이도가 별 하나로 아주 쉽다는 코스를 역방향으로 출발한다. 지난번에 걸어 왔던 길로 다시 올라가고 있어 의아해 했더니, 역전 사거리에 있는 스탬프 함을 보고는 우측 마을길로 진입한다. 왜 차도 옆에 설치하였는지 이제서 이해가 되며, 연속적으로 두 코스를 이어서 간다면 묵호역은 굳이 갈 필요가 없다.
< 10:44, 영동선 철로가 우측에 있는 마을길 >
< 10:54, 굴다리를 지나 있는 묵호항역 >
< 10:59, 하평해변 이정표(묵호역:1.6km, 한섬해변:1.6km) >
2주전에 34코스를 트레킹 할 때는 이상고온 현상으로 폭염주의보까지 내려 고생 했는데, 오늘은 평상시 기온에 바닷바람까지 불어 걷기에 최적의 날씨로 상쾌한 출발이 된다. 경북 영주와 강릉을 연결하는 영동선(嶺東線) 철로를 우측에 두고 마을길 따라 간다. 철길 아래 굴다리를 넘나들며, 차도와 해변도 나란히 함께 가니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화물열차 전용역으로 보이는 묵호항역에는 화물칸들만 줄지어 있다. 묵호역과 한섬해변 중간에 하평해변이 있다고 이정표가 안내를 한다.
< 11:03, 하평해변(멀리 동산 위에 정자) >
< 11:05, 동해시 차도로 나와 인도교 따라(하평마을 정류장) >
< 11:08, 동산(정자) 오르는 데크에서 본 묵호항 풍경 >
20여분 만에 푸른 하늘과 파란 바다가 맞닿아 잘 구분 안 되는 풍경이 가슴을 활짝 펴게 한다. 백사장 위로 파도가 넘실대는 하평해변은 시즌이 되지 않았지만, 규모가 크지 않은 조용하고 한적한 해변으로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많이 찾을 것 같다. 다시 차도로 나와, 하평마을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하평해변에서 멀리 보였던 동산의 정자로 향한다. 오르는 데크 난간에서 걸어 온 방향의 묵호항 주변의 풍경을 보니 한 폭의 그림이다. 갑자기 해안선 따라 달리는 바다열차가 타고 싶어진다.
< 11:30, 파도소리가 시원스런 한섬해변 동영상 >
< 11:40, 다시 길을 찾아 나온 감추(甘湫) 평생학습관 앞 >
< 11:41, 감추사(甘湫寺) 입구 >
정자에서 내려와 차도 따라 가는데, 이정표는 좌측 정방향 한섬해변, 직진 역방향 감추해변을 표시한다. 코스 경로를 확인하니, 감추보다 한섬해변이 먼저 있는데 패스하라고 한다. 이상하다 생각하는데, 앞선 일행들도 같은 생각인지 좌측 해변으로 간다. 백사장에서 해변 가까이 다가가 시원스런 파도소리를 동영상으로 담아 본다. 백사장 끝 높은 봉우리가 있는데, 앞서간 선두팀들이 산 위에서 내려와 우측으로 탈출한다. 따라 나오니 감추 정류장과 함께 동해시 평생교육관이 앞에 있다.
< 11:52, 달리는 무궁화 열차 건너편은 골프장 >
< 11:53, 영동선 철로, 오솔길, 차도는 계속 이어지고 >
< 11:59, 해군부대 담장 옆 이정표 >
감추해변에 있다는 감추사는 신라 진평왕의 셋째 딸인 선화공주가 현재의 감추사인 동주(東州) 감추(甘湫)동굴에서 3년간 기도를 해 병이 낫자 석실암을 지었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감추사 입구를 지나 계속되는 도심속 오솔길로 가니, 달리는 무궁화 열차 너머로 보이는 골프장은 군인 체력단련장이라고 한다. 철길과 차도 중간에 조성해 놓은 오솔길은 꽃들과 나무들이 많아 걷기 편한 길이다. 철로 굴다리를 지나(11:56)면 삼거리가 나오고, 해군부대 담장 옆 이정표는 동해역을 가리킨다.
< 12:06, 동해역(東海驛) >
< 12:10, 차도를 벗어나 철길 옆 농로로(이정표, 추암해변:7.15km) >
< 12:13, 도심 속, 모내기를 하는 논 >
동해역을 경유하기에 역사 안을 잠깐 들여다보니, 옛 역사의 모습 그대로이어서 정겹다. 역을 지나자, 지금까지 오던 차도를 벗어나 철길 옆 농로로 방향을 바꾼다. 갈림길 입구에 있는 이정표는 33코스의 종착지인 추암해변까지는 7.15km 남아, 절반에 못 미친다고 한다. 도심 속에 모내기를 하고 있는 논의 풍경이 한가롭고 아늑하여 여유를 찾는다. 정오가 지나 시장기를 느끼는데, 철길 따라 가는 농로는 쉽게 끝나지 않는다. 앞서가던 일행들은 팀을 이뤄 장소를 물색해 식사를 한다.
< 12:26~13:10, 해파랑길 쉼터에서 점심을 >
< 13:16, 전천강을 만나 철길과 헤어져 >
< 13:27, 전천강 강변에서 물고기를 응시하는 새와 조인(釣人) >
일행과 가면서 식사장소를 찾는데, 잘 지어진 해파랑길 쉼터가 있다. 준비한 식사를 하면서 산행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결론적으로 보아도 동해역을 지나 추암해변까지는 식당들이 전혀 없다. 100대 명산, 백두대간, 정맥, 지맥, 암벽등반 등을 섭렵한 베테랑이시다. 지금은 허리가 아파 조심스럽게 해파랑길만 걷는, 앞으로 내가 많이 배워야 할 선배이다. 철길과 헤어져 잘 정비된 전천강변 따라 가는데, 목적을 함께하는 새와 조인(釣人)의 모습이 평화롭다.
< 13:46, 전천강 하류에 동해항이 >
< 13:47, 만경대(萬景臺) 오르는 입구 >
< 13:51, 호해정(湖海亭) >
강 건너 동해항을 바라보니, 18년 전(2000.8) 금강호(크루즈선)를 타고 금강산을 3박4일로 다녀왔던 추억이 떠오른다. 저녁 무렵 승선하여 공해상으로 나갔다가, 새벽녘 북한 장전항에 들어가는 밤새 가는 항로였다. 입구를 지나는 만경대는 동해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곳에 광해군 3년(1613년), 김훈(金勳)이 향리로 내려와 정자를 세웠다고 한다. 호해정은 1945년 8월15일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기쁨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정자라고 한다. 정자를 지나 야트막한 봉우리를 계단으로 오른다.
< 13:52, 산봉우리 오르는 진입로(군 통제로 출입가능 시간: 8:30~17:00) >
< 13:57, 야트막한 동산을 넘어가는 길 >
< 14:19, 북평산업단지를 지나, 한적한 추암역 가는 차도 >
만경대와 해파랑길 오르는 입구는 각각 다르지만 같은 산봉우리인 듯하다. 약간의 오르막을 올랐다 내려가면, 북평산업단지 공장 건물들이 여기저기 산재해 있다. 쾌쾌한 냄새가 나서 보니, 동해시 하수종말처리장 안으로 들어갔다(14:05) 나온다. 추암역으로 가는 넓은 차도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차량들이 많지 않아 한적하다. 역 앞 건널목을 건너가는데 관리인이 나와, 이 역은 바다열차와 화물열차만 정차한다. 애국가 첫 소절의 배경화면으로 널리 알려진 추암해변에 도착한다.
< 14:29, 바다열차와 화물열차만 정차하는 추암역 >
< 14:30, 추암역 건너편 관광안내도 옆, 스탬프 함에서 >
< 14:30, 해파랑길 도보여권에 스탬프를 찍고 >
18년 전 북한의 금강산을 가는 길에 처음 찾았던 추암 해변은 이후에도 수차례 찾아서 이제는 낯이 익은 풍경들이다. 역아래 굴다리 맞은편에 있는 스탬프 함을 먼저 찾아, 인증사진과 함께 도보여권에 스탬프도 찍는다. 해파랑길 역코스는 추암 조각 공원부터 들리었다가 촛대바위를 가게 한다. 지금까지는 추암해변으로 올라 촛대바위만 보고 내려왔는데, 이번에는 기암괴석의 해안절경을 두루 보게 한다. 여러 조각 작품들을 설치해 놓고, 관광객들을 부르지만 해변에 몰려 있는 듯하다.
< 14:40, 추암 조각공원을 먼저 들리었다가 >
< 14:44, 조각공원 방향에서 본 촛대바위와 해변 풍경 >
< 14:46, 북평 해암정(北坪 海岩亭) >
조각공원에서 데크 길 따라 오르면 다른 각도로 보는 촛대바위와 추암해변 풍경은 다른 지역에 온 듯 새롭게 느껴진다. 북평 해암정은 1361년(공민왕10) 삼척 심씨의 시조인 심동로(沈東老)가 벼슬을 버리고 이 지역에 내려와 생활하며 처음 지은 것으로 후학 양성과 풍월로 여생을 보낸 곳이라 한다. 능파대는 인근 하천과 파랑에 의해 운반된 모래가 쌓여 육지와 연결된 유계도(죽도) 및 촛대바위와 같은 암석기둥(라피에)들이 포함된 지역을 총칭한다.「한국의 석림」이라 불리기도 한다.
< 14:47, 능파대(凌波臺) >
< 14:52, 동해의 전설 추암 촛대바위에서 >
< 14:54, 형제 바위의 모습 >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가볼만한 곳 10선중 하나인 추암은 전설이 전해진다. 옛날 추암해변에 한 남자가 살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소실을 얻게 된다. 이후 본처와 소실 간에 투기가 심하게 되자, 급기야 하늘이 노하여 징벌로 남자만 남겨 놓는다. 홀로 남겨진 촛대바위가 그 남자의 형상이라는 이야기이다. 남성에게는 일부일처제, 여성에게는 현모양처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 형제바위를 비롯한 여러 형상들의 바위에 파도가 부딪히는 아름다운 풍광을 가슴과 카메라에 담는다.
< 14:58, 추암해변의 파노라마(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5:00, 추암해변의 파도를 담은 동영상 >
< 15:05, 동해시와 삼척시 경계(33코스 및 해물금길의 끝) >
추암역에 일찍 도착(14:26)했지만, 추암 관광지를 돌아보는데 40여분 소요된다. 33코스가 끝나면서 해물금길도 종료되는 동해시와 삼척시의 경계 지점을 통과한다. 2주전 34코스의 망상해변에서 시작하여 이곳 추암해변까지 동해시 구간 24.4km를 4년만에 2013년 완료하고 해물금길(해 뜨는 수평선을 의미)이란 별칭을 붙이었다고 한다. 33코스 구간이 전반적으로 거리가 짧고 난이도가 없어, 32코스에서 삼척항까지 8.4km를 계획 했으나, 2.7km로 단축 조정해 삼척해변이 종착지가 된다.
< 해파랑길 32코스의 개념도 >
< 15:06, 이사부사자공원(전망대) 오르는 입구 >
< 15:11, 증산해변에서 바라본 촛대바위 풍경 >
해파랑길 32코스는 33코스에 비해 거리도 길고(22.5km), 난이도도 높아(별 셋) 당초 계획대로 5.7km를 더 갔으면 하는 욕심도 났지만 여유가 있어 좋다. 남은 32코스 19.8km를 다음 회차에 완주해야 되는데, 날씨가 어떠할지 걱정도 된다. 이사부 사자공원은 신라장군 이사부의 개척정신과 얼을 이어 받자는 가족형 테마공원이라고 한다. 전망대에 오르면 동해안의 시원스런 풍경이 펼쳐지겠지만, 코스가 아니다. 조용하고 아담한 증산해변에서 바라보니, 촛대바위가 한눈에 들어온다.
< 15:12, 임해정과 솔비치 호텔 & 리조트 >
< 15:30, 삼척해변의 백사장과 솔비치 호텔 & 리조트 >
< 15:34, 전복 물회 전문점 삼양수산에서 뒤풀이 >
임해정 정자에 올라 멋진 해변의 절경도 보며, 쉬어가고도 싶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다. 솔비치 호텔 & 리조트 정문(15:16)을 지나서, 내려가니 종착지인 삼척해변이 펼쳐진다. 백사장 폭이 400m, 길이가 1.5km나 되는 규모로 삼척 제일의 해수욕장이라고 한다. 주변에는 많은 음식점과 유흥업소 상가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상경할 시간까지는 1시간30분의 여유가 있어, 점심을 같이하였던 선배와 함께 삼양수산 집에서 뒤풀이를 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전복 물회와 소주 한 잔 한다.
< 15:40, 전복 물회 단일 메뉴와 맛있게 먹는 법 >
< 15:50, 주문한 전복 물회 식단 >
< 16:45, 귀경 버스에 오르기 전 삼척해변에서 >
작년 8월 제주올레 4코스를 마치고,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횟집에서 한치 물회를 시켰는데 다리만 많이 주어 이가 아파 반도 먹지 못했다. 기능이 떨어진 치아이니, 하소연도 못하고 이후로는 물회를 먹지 않았다. 오늘 전복 물회는 부드럽고 맛도 있으며, 기본 상차림으로 조금 나온 전복과 멍게를 안주로 소주 각 1병씩 한다. 전에 옆 좌석에 앉은 인연으로 인사만 하다가, 오늘 점심도 하고, 같이 걷고, 뒤풀이까지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 트레킹을 통해 낯선 사람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까워지는, 해파랑길에서 주는 덤으로 행복함을 느낀 귀가 길이었다.
'7) 둘 레 길 > ④해파랑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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