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 시 : 2018년 11월 17일 (土)
2) 트레킹코스: 기성버스터미널→울진비행장→항곡마을(봉산1리)→봉산2리→구산항
→독도조형물→구산1리→구산2리→구산해수욕장→월송정→직산1리
→직산2리→거일1리→거일2리→울진대게유래비(바다목장공원)
→후포6리→등기산공원→후포항(한마음광장)
3) 트레킹시간: 11시40분~16시45분 (식사시간 포함: 5시간05분). 18.1km
4) 트레킹인원: 민들레산악회 30명, 난이도: 쉬워요(별 둘)
5) 날 씨 : 맑은 후 흐림
6) 트레킹 후기
시작의 중요성을 알리는「시작이 반이다」란 속담을 우리는 자주 인용한다. 일반적으로 목표를 정해 시작하고, 정진하다 보면 쉽게 달성하곤 한다. 성취한 즐거움을 만끽할 겨를도 없이, 또 다른 목표를 시작하다보니 어느새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금년 4월7일 시작한 해파랑길 역시 오늘 24코스를 가면 총거리 770km 중 절반을 마친다고 한다. 이젠 서두르지도 않고, 새 목표를 생각지도 않고, 느림보 미학을 배우며 정겨운 민들레산악회와 주위의 풍경을 만끽하며 행복함을 찾고자 한다.
< 해파랑길 울진구간 5개 코스(27~23) 안내도 >
< 해파랑길 24코스 개념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1:40, 24코스 역방향 출발지(정방향 종착지) 안내판에서 >
트레킹 전문 산악회나 다름없는 민들레산악회에서는 동해 해파랑길에 이어서 남해와 서해, 분단의 평화누리길까지 국토 종주를 계속 한다고 한다. 출발지점인 기성버스터미널로 가는 길은 2주전 25코스 때와 동일하게 내려간다.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해 천등산휴게소(8:50~9:10)에서 휴식하고, 울진 불영계곡을 차창으로 관광시켜줘 보고는 도착한다. 구불구불한 계곡 길은 뒤에 앉은 일행들에게 차멀미를 안겨 준다. 24코스 역방향(남진) 출발점인 안내판에서 인증 샷을 찍고 출발한다.
< 11:42, 도로 왼쪽 논 농로 따라 >
< 11:54, 좌측 기성교를 건너 >
< 12:01, 로터리에서 좌측 울진비행장 방향 >
기온이 떨어져 쌀쌀한 북풍은 남쪽으로 가는 일행들의 등을 밀어줘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터미널 맞은편의 농로로 내려가서, 아직도 수확하지 않은 벼를 배경으로 단체 인증 샷도 찍고 파이팅을 외친다. 기성교를 앞두고는 다시 도로로 나오는 것을 보면, 시골 향수를 느껴 보라고 코스를 우회시킨 듯하다. 다리를 건너서 가는 길가 좌측에 이씨조선 당시의 황응청 효자비각(11:59)이 세워져 있다. 7번국도 기성교차로(포항.평해) 옆 사거리에서 해파랑길은 좌측 울진비행장 길로 안내한다.
< 12:09, 울진비행장 담장 따라 언덕을 올라 >
< 12:17, 언덕을 내려오면 항곡마을(봉산1리) 바닷가 >
< 12:23, 봉산1리 해안도로 따라 >
완만한 경사의 오르막 도로를 오르면, 언덕마루에는 울진 비행장 담장과 함께 비행장입구도 보인다. 정겨운 해파랑길 이정표가 있어 다가가니, 망양오징어 풍물거리로 지나온 길을 표시한다. 상공에는 비행교육원에서 훈련 중인 경비행기들이 계속하여 날면서 소음을 낸다. 언덕을 내려오면 기다리던 바다가 보이면서 왼쪽에 평지로 이루어진 항곡마을(구산1리)이 있다. 길가의 밭에는 머리띠를 두른 뚱보 배추가 김장시즌임을 알려준다. 구산1리 마을 앞 해안도로 따라 파도와 친구하며 간다.
< 12:34, 고개 마루를 넘어 >
< 12:41, 봉산2리 바닷가 바위와 파도 >
< 12:43, 봉산2리 마을 앞 바닷가 조형물 >
봉산1리에서 고개 마루를 넘으니, 봉산2리 마을이 전개된다. 같은 이름의 동네인데도 바다풍경이 좀 다르다. 큰 바위들이 이방인들의 관심을 끌게 하고, 거리에는 대게와 오징어의 고장이라는 조형물들이 일렬로 세워져 있다. 가는 코스의 숫자가 낮아질수록, 회원들의 친숙함은 높아져, 개별 행동하는 회원들이 없는 것 같다. 목표를 함께하는 가족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가니, 재미도 있고 알바 할 염려가 없어 좋다. 음식과 즐거움은 여럿이 함께 할 때에, 그 맛과 기쁨이 배가 되는 것 같다.
< 12:49, 바위에 있는 김제 선생의 한시(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3:00, 해풍에 건조되는 아귀 >
< 13:02, 구산1리의 구산항 모습 >
동해를 바라보는 바위에는 고려 말 평해 군수였던 백암공(白巖公) 김제(金濟)선생이 이성계의 혁명 소식을 듣고,「충신은 두 임금을 섬길 수 없다」하며 일엽편주를 타고, 찬란한 동해바다로 종적을 감추며 남긴 시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해풍에 잘 마르는 맛있는 아귀의 모습을 보니, 건조된 맛은 어떠할지 궁금하기만 하다. 건조시키는 바로 옆에 경기도 안산에서 온 젊은 부부가 남편이 낚시한 놀래미를 회 떠서 소주와 한잔 한다. 지나는 우리에게도 맛보라해 한 점 먹으니 너무 맛있다.
< 13:03, 독도 조형물 >
< 13;05, 대풍헌(待風軒) >
< 13:07~13:36, 어촌체험마을 건물 옆 정자에서 점심 >
대풍헌은 구산항에서 울릉도로 가는 수토사(搜討使)들이 순풍을 기다리며 머물던 장소이다. 3년마다 파견되던 수토사들은 울릉도로 도망한 죄인들을 수색하고 토벌하며, 일본인들이 울릉도와 독도에서 불법어로를 못하도록 순찰하는 관리였다. 울릉도와 직선거리로 가장 가까운 곳이기에, 순풍을 만나 2~3일이면 울릉도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역사적 의미가 있는 지역으로 독도의 조형물도 설치되어 있다. 마을 정자에 처음으로 10여명 이상 많은 회원들이 약속한 듯 모여 식사한다.
< 13:19, 각자 내놓으니 진수성찬이 되어 >
< 13:48, 이름 모를 빨간 열매의 나무 >
< 13:51, 구산2리 구산해수욕장 >
지금까지 매식하여 오던 회원들도 오늘은 배낭에서 준비한 음식들을 꺼내 놓으니 진수성찬이 된다. 주변 음식점에서 사먹는 것보다 종류도 다양하고 맛이 있다. 산머슴 대장님의 돼지껍데기, 조이풀님의 연잎밥, 옥 O 님의 편육과 파무침 등과 각종 주류가 산해진미를 이룬다. 치과 치료 중에 있어 머물자니 참기가 어려워 일찍 일어나 혼자 걷는데, 매식한 정 O 님 부부 팀이 앞서 가고 있어 한동안 같이 간다. 작은 빨간 열매가 촘촘히 열린 이름 모를 나무를 지나니, 큰 차도가 나온다.
< 13:55, 구산해수욕장 백사장 >
< 14:03, 백사장 데크에서 송림을 지나, 보행자 전용다리를 건너 >
< 14:12, 관동팔경 중 하나인 월송정(越松亭) 앞에서 >
큰 차도에서 해파랑길은 좌측의 구산해수욕장으로 진입한다. 500m가 넘는 긴 백사장을 갖춘 구산해수욕장은 모래와 물이 아주 깨끗하다. 해변 뒤에는 아름드리 소나무 숲이 우거져 시원해서, 성수기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옆에는 오토캠핑장까지 있어 시민들의 여가 활성화에 이바지 하고 있다. 해변 데크길이 끝나는 곳에서 소나무 숲으로 들어갔다 나오면 작은 예쁜 다리가 반겨준다. 다시 울창한 송림을 지나면, 월송정 입구가 나오면서 주차장까지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 14:15, 월송정 해변 >
< 14:18, 월송정 해안 소나무 숲 >
< 14:26, 황보천을 건너는 월송정교 >
관동팔경 중 남한에 있는 6경중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한 월송정(울진군 평해읍 월송리 소재)은 동해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으며, 주변은 소나무에 둘러싸여 아름다운 경관을 자아낸다. 신라시대 네 명의 화랑(영랑, 술랑, 남석랑, 안상랑)이 이곳에서 노닐며 쉬었다거나, 어떤 사람이 중국 월나라에서 소나무를 가져와 심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져 내려온다. 해안의 울창한 소나무 숲을 거닐어서 차도로 나오니, 황보천을 건너는 월송정교가 단장하고 있다. 다리를 건너니 마을은 직산1리 이다.
< 14:35, 직산1리 해안가의 높은 파도 동영상 >
< 14:45, 파도가 해안도로까지 넘어 와 >
< 14:47, 직산2리 작은 마을 항구 >
직산1리 마을에 와서는 갑자기 해안을 떠나, 숲속으로 들어간다. 산길로 가는 가 했더니, 얼마가지 않아 다시 해안도로로 나온다. 바닷가를 바라보니, 지금까지 보던 파도와 높이가 다르다. 해안도로로 바닷물이 넘쳐흐른 흔적이 곳곳에 있는 것을 보면, 숲속으로 길을 우회시킨 원인을 알 듯하다. 지금까지 오면서 바쁜 걸음을 멈추고 파도 동영상을 여러 장 찍었는데 허사가 되고, 다시 찍도록 한다. 방파제 양 끝에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가 있는 작은 마을항구에는 어선 몇 척이 쉬고 있다.
< 14:53, 거산1리 해변에는 명태가 북어로 변신 중 >
< 15:18, 거산2리도 해파랑길은 마을 안쪽으로 >
< 15:27, 울진대게 유래비 광장 >
거산1리 해변에는 우리나라 해안에서 보기 힘든 명태가 북어로 변신 중에 있다. 거산2리 표시석이 있는 해변에도 파도가 심한지 마을 안쪽으로 우회 시킨다. 대리석 기둥으로 된 울진대게 유래비 하단에는「울진군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생산량과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는 울진대게 자원의 서식지와 생태환경을 보전하고 울진대게의 정통성을 바로 세우기 위해, 군민의 뜻을 모아 대게 잡이의 역사적 현장인 거일마을에 대게 유래비를 세우고 이를 역사와 후대에 전승하고자 한다」고 적혀 있다.
< 15:28, 울진바다목장, 해상낚시공원 >
< 15:36, 바다 속 바위 위에서 떨어지는 작은 폭포 >
< 15:53, 후포6리 해변(멀리 등기산 공원이) >
유래비 광장 옆에는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이 조성한 낚시잔교와 해상산책로를 포함하여 총연장 470m로 구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울진바다목장 해상낚시공원이 있다. 입장료는 성인기준 관광입장료는 1,000원, 낚시이용료는 5,000원을 받고 있다. 동행하던 호 O 님께서 바다에 폭포가 있다고 하여 보니, 파도에 휩쓸리어 온 물이 바위에 고였다가 폭포가 되어 떨어진다. 후포6리 마을에는 후포 보건진료소와 초등학교가 보인다. 백사장 해변을 바라보니, 등기산공원의 스카이워크가 보인다.
< 16:05, 등기산 공원 표시서과 파랑개비 >
< 16:07, 후포 등대의 모습 >
< 16:07, 등기산 표시석과 삼호정 >
해안도로 따라 가다가 우측 등기산 공원으로 오른다. 오르는 도로를 두고, 관광해야 될 파트가 좌우에 있다. 우선 높은 곳 각국의 등대들이 보이는 곳을 돌아보고, 낮은 쪽의 출렁다리와 스카이 워크를 가보기로 한다. 후포 등기산 공원은 총면적 79,200㎡으로 조성된 울진의 대표적인 공원 중 하나로 공원 내에 각종 놀이시설과 정자, 휴게실, 체육시설 등이 조성되어 있다고 한다. 먼저 후포등대를 오르려고 하였더니 출입금지다. 돔 형태로 신축된 신석기 유적관이 있어 안으로 들어간다.
< 16:12, 「바다의 문」 뒤로 무대 조형벽이 >
< 16:15, 낮은 곳에 있는 출렁다리와 스카이워크를 향해 >
< 16:19, 출렁다리를 건너서 >
유적관에는 발굴 당시 세골장장법과 돌도끼 등 출토 유물의 복제품이 전시되고 별도로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재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언덕을 올라 등기산의 정상이라고 여겨지는 곳에 등기산 표시석과 삼호정이 있다. 정자에서 둘러보니 공원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세계 각국의 대표적인 등대 모형과 「바다의 문」 뒤에 있는 무대 조형벽을 둘러보고는 낮은 쪽에 있는 출렁다리와 스카이 워크 방향으로 간다. 출렁다리를 넘으니, 해안도로에서 올라오는 계단과 연결되고 있다.
< 16:26, 스카이워크 유리잔도 걷기 >
< 16:27, 보행 끝 지점 조형물 앞에서 >
< 16:33, 망사정(望槎亭)에서 하산 데크로 >
등기산 공원의 최대하이라이트인 스카이워크는 국내 최대길이 135m(목재데크구간 68m, 스틸그레이팅구간 10m, 접합강화유리구간 57m) 폭 2m, 높이 20m로 조성되어 있다. 유리가 있어 입장할 때 신발에 덧신을 신고 들어가야 한다. 개방시간이 9:00~18:00까지 임으로 늦을 경우에는 바로 해안도로에서 올라오는 계단을 이용해야 할 것 같다. 유리 구간을 지날 때에 밑을 보면 아름다운 코발트 색깔의 바다를 볼 수 있지만, 대부분은 아찔하기에 앞만 보고 가라고 주위에서는 격려해 준다.
< 16:34, 망사정을 내려오며 본 석양의 후포항 풍경 >
< 16:45, 24코스 역방향 종착지 안내판에서 >
< 16:45, 도보여권 24코스에 스탬프를 찍고 >
망사정에서 사방을 둘러보니, 멋진 풍경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마감시간 17시30분 보다 많은 시간이 남아 공원 구석구석을 돌아보았는데도 여유가 있다. 망사정에서 데크 계단을 내려오며 후포항을 바라보니 석양의 항구가 아름답다. 이번 코스는 등기산 공원에서의 산책코스가 추가되는 등 20km가 넘는다고 하는데, 전혀 피곤하지가 않다. 멋진 바다와 함께 하고, 마지막 등기산 공원에서의 일정이 피로를 풀어 준듯하다. 다른 날에 비해 많은 회원과 같이 걷고, 식사도 같이 한 즐거운 하루였다. 오늘 해파랑길에 처음 참여한 산수유계월님과 강가로님! 수고 많으시었고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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