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 시 : 2021년 12월 17일 (土)
2) 트레킹코스: 내로마을회관→죽도입구→외로마을회관→과역로→방란버스정류장→도야부녀복지회관
→우주항공로굴다리→노송버스정류장→고흥로→메타세쿼이아길→대곡교→배수갑문
→우주항공로굴다리→남양리 남양버스정류장
3) 트레킹시간: 8시31~10시45분(2시간14분), 9.2km
4) 트레킹인원: 좋은사람들 산악회 28인승, 난이도: 쉬움
5) 날 씨 : 맑 음
6) 트레킹 후기
많은 생각과 고민 끝에 더 이상 해짧은 동절기의 무박 트레킹은 무리라 결정한 73코스를 마치고, 이어서 남파랑길 74코스를 간다. 과역면(過驛面) 노일리(老日里)에 위치한 내로(內老)마을회관 주변은 음식점이나 편의점 등 쉬어 갈만한 장소가 없다. 밖에서 쉬기는 날씨가 너무 추워 그대로 걸을 수밖에 없다. 고흥반도는 섬처럼 바다 쪽으로 튀어나온 반도 부분이나, 동서로 매우 좁은 부분이 오늘 걷는 과역면과 남양면이다. 인체로 비유하면 2개 면의 지역이 목 부분에 해당되어, 반도의 북단에 해당되어 입구 양쪽이 바다가 들어 와 잘록하다.
< 남파랑길 고흥 74코스 안내 개념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8:31, 73코스 종점이자 74코스 시점인 안내도 >
< 8:32, 74코스 시점인 내로마을 회관 앞 출발 >
과역면의 동쪽 지역을 걸어 남쪽으로 내려가 넓은 남단을 일주하고, 서쪽으로 올라오면서 걸어 고흥반도의 걷기도 얼마 남지 않았다. 과역면 홈페이지의 연혁 및 유래를 보면 당초 마을 명이 흥양군 남면「노나리(老羅里)」라고 불리어오다가 1910년 한일강제합병과 동시 과역면 2代면장 조방호(趙芳浩)가 행정구역을 노일리(老日里)라 하고, 중심에 있는 마을을 안쪽이라는 뜻의 안내(內)자를 써서 내로(內老)마을이라 개칭해 현재까지 부른다. 광장을 두고 내로마을회관과 74코스 안내도가 있는 여성복지회관(건강관리실)이 서로 마주한다.
< 8:34, 노일 보건진료소 옆 골목길로 진입 >
< 8:39, 쉼터 정자가 있는 해안선 우측으로 >
< 8:42, 파도가 일렁이는 득량만 파노라마(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여성복지회관 옆 건물인 노일 보건진료소 좌측 골목길로 진입하여 출발한다. 150m 앞 체험마을이라는 안내표시 방향으로 가면, 마을길에서 득량만 바다가 조망된다. 바다 앞 쉼터 정자가 있는 갈림길에서 좌측은 체험휴양마을이고, 남파랑길 코스는 우측 해변 방조제 따라 간다. 갯벌을 덮어버린 득량만 바다는 수심이 얕아서인지 거센 바람에도 잔잔한 파도만 일렁인다. 짧은 이번 구간을 무박으로 와서 처음부터 걸었다면, 2시간30분이면 끝나는데 전혀 본 것도 없이 한 코스를 완주할 번 하였다. 먼저 간 73코스가 거리가 길어 다행이다.
< 8:48, 죽도와 득량만을 배경으로 >
< 8:50, 바닷길이 열린 죽도의 풍경 >
< 8:51, 외로마을 방조제를 걸어 >
고흥군 과역면 노일리 산 230에 위치한 죽도는 무인도로 보이는 작은 섬이다. 우리나라 곳곳에 죽도라는 섬이 많은데, 이곳 고흥 반도에도 4곳이나 있다고 한다. 주로 작은 섬 중에 대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으면 붙여지는 이름 같기도 하다. 조석 간만의 차이로 인해 섬으로 통하는 바닷길을 우리는 신비의 바닷길 또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난다고 하는데, 이곳 섬도 그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죽도와 득량만을 배경으로 인증 샷을 찍고, 죽도를 다녀올까 망설이다 날씨가 추워 포기하고, 억새와 갈대가 공존하여 휘날리는 긴 방조제를 건너간다.
< 8:53, 방조제 중앙에서 본 죽도, 우도 파노라마(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8:55, 방조제 배수갑문에서 우측 수로 따라 >
< 9:01, 쉼터 정자가 있는 외로(外老)마을 회관 >
방조제 중앙에서 득량만 바다를 바라보니, 좌측에는 가까이 죽도가 우측에는 멀리 우도가 보여 파노라마 사진으로 담는다. 방조제가 끝나는 배수갑문에서 우측으로, 수로 따라 마을길로 접어든다. 마을 길 삼거리에서 좌측 소로로 가니, 외로 마을을 다녀가라고 길을 유도한다. 골목을 지나 외로(外老)마을 회관 옆에는 쉼터 사각정자가 쉬어가라 하지만 날씨가 추워 패스한다. 과역면 홈페이지에서 노일리의 외로마을 연혁 및 유래를 보면, 종전 노나리에서 안쪽에 있다고 내로(內老)마을, 북쪽 밖에 있다하여 외로(外老)마을로 고쳐 불렀다.
< 9:05, 위험표시가 있는 과역로(0.9km)를 조심하여 >
< 9:10, 과역로 대나무 군락지 고개를 넘어 >
< 9:15, 길가 밭에 심은 어린나무에 방한 작업을 >
외로마을을 벗어나니, 내로마을 회관 앞을 지났던 과역로(過驛路)를 다시 만난다. 이정표의 하단에는 0.9km는 인도(人道)가 없는 차도를 걸어 위험하니, 조심하라는 경고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차도 따라 대나무가 군락을 이룬 고개를 넘어가니, 행정구역이 노일리에서 도천리로 바뀐다. 과역로 주변의 밭에 방한용 작업을 마친 어린 나무들의 이름이 궁금하다. 아마도 따뜻한 지역에서 자라는 과실나무로 추정되는데 궁금하다. 아마 제주도에서 재배되고 있는 감귤 같은 유실수가 온난화 현상으로 이곳까지 올라 온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 9:17, 도천리 방란(芳蘭)버스정류장에서 좌측으로 >
< 9:21, 방란 마을길로 가지 않고, 아래 농로 따라 >
< 9:29, 언덕을 넘는 곳에 이정표(종점: 4.6km) >
언덕 아래 산불조심 깃발이 휘날리고 있는 방란(芳蘭) 버스정류장에서 좌측 농로로 진입한다. 홈페이지의 마을 연혁 및 유래를 보면, 마을주변에 난초와 꽃나무가 많아 풍경이 좋은 마을이라 하여 꽃다울 방(芳)자와 난초 난(蘭)자를 합하여 방란(芳蘭)마을이라 고쳐 부르게 되었다. 마을길이 있는데도 그 아래 농로로 가는데, 축산 사료로 쓰기 위한 곤포 사일리지(梱包 Silage)를 쌓아 놓았다.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지형을 가진 마을이라 바람이 잦아들고 따뜻한 마을이다. 이정표(종점: 4.6km)따라 방향을 바꿔 완만한 경사의 언덕을 넘는다.
< 9:31, 아늑한 농촌풍경이 펼쳐지는 도야(道也)마을 >
< 9:38, 도야복지회관 및 마을회관 >
< 9:46, 수로 따라 마을을 벗어나 >
농로를 가는데 전방에 아늑한 농촌풍경이 펼쳐지는 도야(道也)마을이 보인다. 홈페이지의 마을 연혁 및 유래를 보면, 마을 앞 간척지 제방이 축조되면서 두원면과 남양면을 연결하는 길목이라 하여 길 도(道)자와 잇다 야(也)자를 합하여 도야(道也)라 개칭해 부르게 되었다. 리(里)단위의 작은 마을인데, 복지회관 및 마을회관 및 쉼터 정자까지 멋지게 지어 놓았다. 복지회관 앞 안내판에는 도야마을의 특산품을 홍보한다. 임금의 수라상에 진상되거나 제사상에 올리던 참꼬막을 비롯하여 고흥유자, 해풍을 맞고 자란 벼, 친환경 마늘 등이다.
< 9:49, 수로 위 다리를 건너니 좌측 유도 이정표(종점: 3.1km) >
< 9:57, 우주항공로 차도 아래 굴다리를 통과 >
< 9:59, 남양면(南陽面) 대곡리로 바뀌면서 새로운 풍경 >
마을을 벗어나는 코너에 있는 도야농원 입구를 지나, 수로를 따라가다 다리를 건너면 이정표(종점: 3.1km)가 좌측으로 가라고 유도한다. 방향을 바꿔가며 여러 수로 옆을 지나고 다리를 건너, 분산되어 있는 태양열 발전단지를 만난다. 고속도로처럼 고가로 이어진 우주항공로가 시야를 가리더니 굴다리로 통과한다. 고흥군 도양읍 녹동항과 보성군 벌교읍을 연결하는 총연장 62.1km의 도로라고 한다. 행정 구역이 과역면에서 남양면(南陽面) 대곡리로 바뀌면서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초록 물결의 밭이 있어 보리인줄 알았는데 초지라고 한다.
< 10:01, 삼거리 갈림길 우측 노송(老松)버스정류장(고흥로) >
< 10:02, 남양중학교, 남양초등학교 입구 >
< 10:04, 메타세쿼이아(Metasequoia) 길 >
갈림길 삼거리에서 고흥로를 만나 좌측으로 가는데, 우측에 노송(老松)버스정류장과 마을이 있다. 남양면 홈페이지의 마을 연혁 및 유래를 보니, 도로변에 큰 노송(老松)이 서있었고 그늘 밑은 오가는 길손의 쉬어가는 휴식처가 되어, 노송정(老松亭)마을이라 부르다가 후에 정(亭)자를 빼고 노송(老松)마을이라 불렀다. 대곡리 소재의 남양중학교와 초등학교 입구를 지나니, 메타세쿼이아(Metasequoia)길이 펼쳐진다. 겨울철이 아니면 멋진 나무그늘과 함께 아름다운 가로수 풍경을 보여줄 텐데, 아쉽게도 낙엽 되어 떨어져 가지가 앙상하다.
< 10:08, 고흥로 차도에서 하천 따라 우주항공로 방향으로 >
< 10:09, 우주항공로의 대곡교 아래를 통과 >
< 10:11, 휴식 중인 물 빠진 새우 양식장 >
고흥로 차도에서 하천 따라 건너왔던 우주항공로 방향으로 접근하니, 전봇대 시그널 화살표가 대곡교 전에 있어 잠시 헷갈리게 한다. 바로 우측으로는 길이 없고, 대곡교 아래를 통과하여야 우측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다리를 지나자마자 앞에는 동일수산의 왕새우 양식장이 있는데, 겨울철이라 새우들도 월동하는지 물을 빼고 휴식중이다. 곳곳에 산소 공급하던 풍차들도 물이 없자 바닥에 주저앉았다. 양식장을 관리하는 컨테이너 가옥도 옆에 있는데, 인기척이 없는 폐가처럼 썰렁하다. 빨리 봄이 다가와 활성화되기를 바라고 있는 듯하다.
< 10:12, 항공우주로 옆에 있는 임도 따라 >
< 10:20, 다시 만난 득량만의 대곡방조제 따라 >
< 10:23, 방조제 배수갑문 우측으로 >
새우 양식장 위 임도로 오르는 옆에는 항공우주로가 지나는데 자동차 전용도로로 보인다. 진입을 방지한 펜스가 처져 있고, 자동차들이 고속 질주를 한다. 고개를 넘었더니 이정표(10:13, 종점: 1.9km)가 좌측 방향 방조제 길로 유도한다. 물 빠진 갯벌이 드넓게 펼쳐진다. 반도의 잘록한 지형으로 좌측에서 득량만을 보고 가지만, 얼마 전에 우측에 순천만을 바라보며 벌교에서 내려갔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달 초(12월3일)에 64코스를 걷다가 쉬었던 남양중학교 정문 앞 정류소가 떠오른다. 이곳에서 걸어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것으로 예측된다.
< 10:26, 농로로 직진하다, 우측 정미소 앞을 지나 >
< 10:33, 뒷동산 언덕을 넘어 >
< 10:37, 다시 우주항공로 굴다리를 건너(이정표: 종점 0.2km) >
긴 방조제를 걸어 작은 배수갑문을 지나니, 우측 농로 따라 농촌 풍경을 즐기면서 가라고 한다. 농로로 직진하다가 이곳에서 재배한 벼를 쌀로 가공하는 정미소 앞을 지난다. 뒷동산 언덕을 올라 고개를 넘어 가는데, 이 지역에서 유난히 많이 보아 온, 화장해서 비석만 세운 시멘트로 단출하게 조성된 묘소이다. 향후 봉분이 없는 우리의 장례문화 모습을 미리 보는 듯하다. 이렇게 되면 해마다 산소 관리(한식, 벌초행사 등)로 고생하는 후손들의 부담도 덜어 줄 듯하다. 항공우주로 굴다리를 통과하기 전의 이정표는 종점이 200m 앞이라 한다.
< 10:38, 굴다리 지나 마을 언덕을 넘어 >
< 10:40, 마을도로에서 고흥로를 다시 만나 >
< 10:41, 고흥군 남양면 남양리 면소재지가 보이고 >
굴다리를 지나니 남양군 대곡리에서 면소재지가 있는 남양리로 바뀌는 듯하다. 남양면 홈페이지의 마을 연혁 및 유래를 보면, 마을 강변에 버드나무가 많이 있다 하여 버들내 또는 버드내라 불리다가, 지방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남양리로 고쳐 부르게 되었다. 언덕을 넘어 온 마을 도로는 메타세쿼이아가 가로수인 고흥로를 다시 만난다. 가까이 다가서는 종점인 남양리는 다른 마을에 비해 면소재지가 있어 도시다운 면모를 보인다. 74코스 종점이자 75코스 시점의 안내판이 있는 버스 정류장 주변에 식당, 파출소, 우체국, 슈퍼 등이 보인다.
< 10:44, 남양 버스정류장 옆에 74코스종점 및 75코스 시점 안내판이 >
< 10:45, 74코스 종점, 75코스 안내판 앞에서 >
< 남파랑길 74코스 배지 획득이력 캡처 >
새벽 4시부터 추위에 떨면서 절반은 깜깜한 밤에, 절반은 날이 밝은 가운데 두코스를 마치었다. 보이지 않으니, 강풍으로 날씨가 추우니, 어느 곳에서도 쉬지 않아서인지 오전이 되기 전에 73코스와 74코스를 마치었다. 일찍 2개 코스를 끝냈다는 기쁨보다는 이렇게 걸어도 되는 것인가? 의문과 함께 어딘지 모르게 아쉽기만 하다. 정류장에서 미리와 휴식하고 있는 일행에게 인증 샷을 부탁해 찍고는 인근에 있는 식당을 찾아 나선다. 리딩 대장이 버스에서 코스 설명할 때, 식당이 몇 곳 된다고 했는데 가까이 보이는 것은 일조식당 하나뿐이다.
< 10:48, 일조 식당에서 이른 점심을 >
< 10:50, 특별한 음식 메뉴판 >
< 11:07, 가정식백반 식단(8,000원) >
일찍 도착한 일행들이 먼저 식사를 하고 있고, 이어서 후미 팀들이 들어와 버스를 타고 온 모든 산우들이 함께 식사하는 첫 모습으로 식당 안은 활기차다. 여주인은 혼자 음식을 준비하느라 바빠 주문 받을 시간도 없이 단일 메뉴 가정식 백반이다. 메뉴판을 보고 무엇을 주문할까 잠깐 망설이기도 했지만 스스로 해결된다. 집에서 먹는 음식처럼 정갈하게 나온 음식과 소주 한잔을 하니, 잠도 못자고 추위에 떨면서 오느라 고생한 피로가 다소 풀린다. 트레킹 시간 9시간을 주어, 13시에 상경예정이었으나 1시간정도 앞당겨 12시05분에 출발한다.
논산 천안간 고속도로의 이인휴게소에서 쉬었다(14:15~14:30) 출발하는데, 함박눈이 펑펑 쏟아진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눈다운 눈을 보았지만, 그만큼 천안 가까이 올 때까지 가다 서기를 반복한다. 천안 이후부터는 눈이 내리지 않았지만, 평일이라 버스 전용차선이 단축되어 양재역에 늦게 도착(16:40)한다. 자연을 보면서 정취를 느끼려고 멀리 갔는데, 깜깜한 밤에 길만 보고 3시간을 걸었으니, 절반은 의미가 없는 트레킹이 되었다. 이제는 남파랑길 조성 목적대로 남해안의 멋과 가치를 체험하고 걷기여행의 매력을 느끼려고 노력해야겠다.
'7) 둘 레 길 > ⑥남파랑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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