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야유회로 몇 번 찾았던 청평사는 늦게 산을 좋아하면서 오봉산 등산으로 더 많이 찾았던 춘천의 관광명소이다. 옛 직장 모임에서 가을 여행으로 붉게 물든 단풍도 구경할 겸 청평사를 다녀오기로 한다. 마음 같아서는 오봉산 산행하면서 내려가고도 싶었지만, 대부분 회원들이 선배들이다 보니 여의치가 않다. 상봉역에서 6명이 만나 전철을 타고(9:16), 1시간20분 정도 소요되어 남춘천역에서 내린다. 육교로 길을 건너 뒤풀이할 식당의 봉고 차량을 이용해 소양호 선착장까지 간다.

                      < 10:45, 육교 건너서 본 남춘천역 >

                     < 11:17, 소양강 다목적댐 준공 기념탑 >

                       < 11:18, 소양호 표시석과 조형물 >

  남춘천역이나 춘천역에서 소양강댐까지 가는 시내버스(11, 150)가 있지만, 어차피 춘천에 오면 닭갈비를 먹고 가야 되기에 편의상 빠른 식당차량을 이용한다. 산악회에서 춘천지역을 오면 늘 이용하던 퇴계동의 산골 닭갈비로 한다. 25분정도 소요되어 소양강댐 정상에 도착한다. 1967년 착공되어 197310월에 완공된 소양강 다목적댐은 높이 123m, 길이 530m인 한국 최초의 중앙차수벽식 사력 댐으로, 중앙에 진흙으로 심지를 박고 그 양쪽을 모래와 자갈만으로 쌓아올렸다고 한다.

                         < 11:23, 소양호 선착장 >

                      < 11:23, 선착장 운항 노선 안내도 >

                 < 11:24, 매표소(운항 노선별 시간표와 요금) >

  여름동안 가뭄으로 위험 수위까지 내려가 걱정을 했던 댐 수위는 평상시로 회복되어 풍경이 아름답다. 댐 건설로 조성된 남한 최대의 인공호인 소양호는 만수위 때의 수면면적이 70, 총저수량이 29t, 유역면적이 2,703에 이른다고 한다. 소양호는 민물고기의 어종이 다양하여 낚시터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선착장으로 내려가 청평사 가는 배 시간을 확인하고 승선표를 구입한다. 청평사로 갈 때나, 올 때에도 매시 정각과 30분에 출발한다. 왕복요금은 경로 할인 없이 6,000원이다.

                    < 11:27, 출발 전 승선한 선실 내부 >

               < 11:42, 물살을 가르고 가는 배 주위 풍경 >

                 < 11:45, 청평사 아래 선착장에서 하선 >

  최근 제주올레를 트레킹하면서 우도와 가파도를 다녀왔는데, 두 섬 모두 왕복하는 선박에 20~30%의 경로 할인혜택이 있었는데 이곳만 없는 것이 의아하다. 승선하였을 때는 좌석이 차지 않았는데, 앞서 오던 두 대의 전세버스에서 내린 할머니들이 모두 타니 선실 안은 만원이다. 서울 아현동 노인대학에서 소풍을 오신 학생들이었다. 휴일에 손님이 많을 때는 30분 간격을 지키지 않고 수시로 운항한다고 한다. 물살을 가르고 가는 배에서 바라본 산의 풍경은 이제 단풍이 들기 시작한다.

                   < 11:46, 선착장에서 청평사로 오르는 길 >

           < 11:50, 청평사와 오봉산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1:52, 청평사 오르는 길에는 많은 향토 음식점들이 >

  노인대학 학생들이 앞서서 무리를 지어 청평사로 오른다. 입구에 있는 청평사와 오봉산의 안내도가 있는데, 현 위치에서 본 오봉산(五峰山)이 높지 않아 보이는데 해발 779m에 달한다. 소양호의 높이가 있어서 낮아 보이는 듯하다. 입구에는 많은 향토음식점들이 음식을 먹고 가라고 호객행위를 한다. 음식점 차량을 이용하다 보니, 닭갈비 먹는 시간이 늦어질 것 같아 간식을 준비해 왔기에 그냥 통과한다. 이른 시간에 상봉역에서 만났기에, 멀리서 온 회원들은 아침식사도 못했다고 한다.

                < 11:56~12:15, 청평사 1km지점에서 준비한 간식을 >

                   < 12:19, 일찍 단풍이 든 계곡 길을 올라 >

                     < 12:21, 청평사 입장 매표소 요금 >

  청평사를 1km 남긴 지점에서 주유를 해야만 청평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물론 청평사 사찰 경내에서 음식을 먹기도 곤란하여 배낭에서 이른 아침에 아내가 준비해준 두부 김치와 막걸리를 꺼낸다. 따뜻하게 보온을 해온 두부와 볶은 김장김치를 꺼내니, 막걸리 3병이 순식간에 없어진다. 시장할 때에 꺼내놓은 간식으로, 모두가 맛있게 먹어주니 준비해온 사람도 기분이 좋다. 주유를 끝내고 오르는 계곡의 단풍나무들은 이미 단풍이 들어 가을의 풍경을 미리 보여준다.

                     < 12:22, 아름답게 단풍이 물든 계곡 >

                   < 12:23, 공주설화(公主說話)의 조각상 >

                    < 12:25, 청평사와 향토음식점간 중간지점 >

  계곡을 오르다 보면 청평사 입장 매표소가 일반 성인 2,000(경로: 무료)을 받고 있다. 평일 날 청평사를 찾아준 관광객에게 보답이라도 하듯 더 붉게 물든 단풍을 보여준다. 빨리 오르는 팀과 천천히 오르는 팀으로 나누어진다. 계곡 아래를 오르내리며, 바빠서 찍지 못한 사진도 찍으며 보조를 맞춰 오른다. 계곡에 있는 공주설화의 조각상에는 당나라 공주와 관련된 이야기가 전해진다. 당나라 태종은 딸을 사랑한 청년을 죽이고, 청년은 뱀으로 환생하여 공주의 몸에 붙어서 살게 된다.

                            < 12:28, 거 북 바 위 >

                         < 12:32, 공주굴(公主窟) >

                        < 12:33, 구송폭포(九松瀑布) >

  치료를 해도 효험이 없자, 방랑하다 이곳까지 온다. 공주굴서 하룻밤을 자고, 공주탕에서 몸을 씻은 공주는 스님의 옷인 가사(袈裟)를 만들어 올렸다. 이로 인해 뱀과 공주의 인연이 끊기자 황제는 청평사를 고쳐짓게 하고 탑을 세웠다. 거북바위는 거북이가 물을 바라보게 되면 청평사가 크게 융성할 것이라는 전설을 가진 거북이를 닮은 자연석이다. 구송폭포는 주변에 소나무 아홉 그루가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삼악산의 등선폭포, 문배마을의 구곡폭포와 함께 춘천의 3대폭포로 꼽힌다.

                   < 12:38, 사찰 입구에 있는 세향원 카페 >

           < 12:39, 청평사 소개 안내문(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2:40, 영지명문(影池銘文) 바위 >

  사찰입구 일주문이 있을 곳에 한옥으로 지어진 세향원 카페가 신세대의 추이에 따라 지었을까 의아하다. 바로 뒤에는 청평사 경내가 시작된다는 안내문이 설치되어 있다. 안내문에 춘천 청평사(淸平寺)973(고려 광종24)에 백암선원으로 창건되어 1,000년 이상을 이어 온 선원이다. 고려시대에는 이자헌, 원진국사 승형, 문하시중 이암, 나옹왕사 등이, 조선시대에는 김시습, 보우, 환적당 등이 이곳서 머물렀다고 한다. 영지명문바위는 바위의 윗면에 한문으로 지은 시가 새겨져 있다.

                             < 12:41, 영 지(影 池) >

                           < 12:42, 숲속 언덕을 넘어 >

               < 12:43, 고즈넉한 다리를 건너(왼편 계곡에 공주탕) >

  시는 스님이 깨우침을 얻고 나서 지은 시라는 뜻의 오도송(悟道頌)이라고 알려져 있다고 한다연못의 시조라고 하는 영지(影池)를 지나자, 산골 마을의 언덕을 보는듯한 숲속 길로 넘어간다. 청평사 경내 건물이 보이면서 고즈넉한 작은 다리가 보인다. 여름에 산악회 회원들과 오봉산 산행을 하고 청평사로 내려와 다리 왼편 계곡으로 족욕을 한다고 들어갔다가 움푹 파인 암반으로 이루어진 공주탕을 보았던 기억이 난다. 계곡에는 지나온 천년의 역사만큼이나 풍부한 인문자원들이 많다.

                       < 12:44, 다리건너에 약수터가 >

                < 12:45, 춘천시 보호수인 280년 은행나무 >

                  < 12:46, 오봉산 아래 청평사의 회전문 >

  다리를 건너자마자 약수터가 있고 좌측에는 춘천시 보호수인 280년 된 은행나무가 노란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계단으로 청평사에 올라서면 대문 격인 회전문(廻轉門)이 있다. 이 문은 조선 명종 5(1550)에 보우대사가 건립했다고 알려져 있다. 중생들의 윤회전생을 깨우치기 위하여 만들어 졌으며, 불교의 경전을 두었던 윤장대를 돌린다는 의미에서 그 이름이 비롯된 것으로 추정한다. 당나라 공주가 이문을 지나자 붙어있던 상사뱀이 윤회를 벗어나 해탈하였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 12:47, 청평사 회전문 앞에서 >

                            < 12:50, 대웅전(大雄殿) >

                          < 12:53, 극락보전(極樂寶殿) >

  대웅전은 불교의 선종 계통 사찰에서 석가모니불을 본존불로 모시는 당우(堂宇)로 대웅보전이라 부르기도 한다. 항상 가람의 중심이 되는 전당으로, 큰 힘이 있어서 도력(道力)과 법력(法力)으로 세상을 밝히는 영웅을 모신 전각이라는 뜻이라고 한다.대웅(大雄)은 고대 인도의마하비라를 한역한 말로, 법화경에서 석가모니를 위대한 영웅, 즉 대웅이라 일컬은 데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극락보전까지 올랐다가 내려와 회전문 앞에서 단체 인증 샷을 한 장 찍고 선착장으로 내려간다.

                   < 13:15, 청평사에서 올라왔던 길 내려가며 >

                 < 13:26, 위에서 내려다 본 청평사 선착장 풍경 >

                       < 13:33, 소양2호 배를 타고 출발 >

  청평사를 둘러보고 내려가는 길은 2~3명씩 모여 붉게 물든 단풍 아래를 오순도순 이야기하며 가는 모습들이 정겹기만 하다. 오후가 되자 올라오는 관광객도 없어 한가한 천년고찰 산사(山寺)의 숲속 길은 다소곳이 걷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청평사 선착장이 보이고, 매시 정각과 30분에 떠나는 배가 기다리고 있다. 이 배를 못타면 30분을 기다려야 함으로 빨리 걷다가 뛰기도 한다. 선발대가 미리 도착해 사정을 하여, 모두 승선해 1~2분 늦게 출발한다. 올 때와 비교하면 손님이 없어 썰렁하다.

                   < 13:44, 배에서 본 소양댐 선착장의 풍경 >

                   < 13:58, 조망 포인트에서 본 소양호 풍경 >

                           < 15:05, 소양댐 정상 길 >

  15분 정도 소요되어 소양댐 선착장에 도착한다. 기념탑 광장으로 올라와, 음식점 차량을 기다리며 댐 정상 길을 걷는다. 많이 왔어도 돌아가기 바빠 몰랐는데, 댐 위를 걷는 산책코스가 있다. 동산 위로 보이는 팔각정 전망대까지는 왕복 2.5km40분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 정도까지는 시간이 없어 1/3정도까지 다녀온다. 댐 아래 발전소 방향으로는 사진촬영을 금하고 있다. 수력발전소는 연간 35,300kWh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어, 국내 전력난 해소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 14:54, 차량을 지원해준 단골 닭갈비집에서 뒤풀이 >

                 < 14:55, 음식점 메뉴와 다녀간 많은 산객들의 흔적 >

                    < 15:05, 닭갈비에 맛있는 봄봄 막걸리로 >

  광장 종점에서 춘천역을 경유하는 시내버스는 3(11, 12, 150)가 교대로 다닌다. 옛날에는 청평사를 이곳에서 배를 타고만 갔었는데, 요즘에는 승용차로 배후령터널을 지나, 백치고개를 포함해 4고개를 넘으면(시내에서 50분정도 소요) 육로로도 갈수 있다고 한다. 음식점에 도착하여 춘천의 명물인 닭갈비와 봄봄 막걸리로 뒤풀이를 한다. 닭갈비도 맛있지만, 장수막걸리에 길들여져 있는 일행들은 모두 봄봄 막걸리가 맛있다고 극찬한다. 음식점 사장 말대로 춘천에 물이 좋아 더 맛있는 것 같다. 가을 단풍과 함께 한 청평사의 짧은 추억여행은 또 하나의 추억이 된다.

 

                                    ‘17. 10. 20() 청평사로 추억여행을 다녀와서...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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