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추픽추를 보고 와, 숙박한 쿠스코의 밤은 길기만 하다. 잠을 자려고 누워 있으면 허리가 끊어지는 듯 아프다. 잠시 일어났다 다시 누워도, 자세를 바꾸어도 통증은 계속된다. 잠깐 잠이 든다고 해도, 통증으로 오래 가지 못한다. 차라리 서 있거나 앉아 있으면 괜찮아, 꼬박 밤을 지새운다. 여행하는 동안 가벼운 배낭만 매고 다녔는데, 허리에 충격을 받은 일도 없는데, 왜 그러는지 알 수가 없다. 지금까지 약을 먹고 잘 견디어 왔기에, 고산증이 시작됨을 알리는 신호인줄은 전혀 몰랐다.

                                < 페루의 국가지도>

                    < 5:49, 7번째 숙박한 Mabey Cuzco Hotel >

                     < 7:13, 쿠스코 거리 풍경을 뒤로 하고 >

8일째(119: 월요일), 쿠스코에서 전용버스로 푸노까지 가며 하는 관광.

- 쿠스코를 떠나 더 높은 푸노를 향해 -

  쿠스코에서 전용버스를 타고 푸노까지 가는 장거리 일정으로 5- 6- 7 로 시작한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조식 뷔페는 우리가 흔히 접하던 음식으로 무난했는데, 간밤에 잠을 못자서 그러한지 먹지를 못한다. 어느 가이드가 전투적으로 식사를 해야 된다고 했는데..., 앞으로 이틀간 흰죽으로 끼니를 때우는 신세가 되고 만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400km)2배 정도라고 하여, 가면서 중간에 장인 마을, 유적지와 온천 등을 들렸다 간다. 꼬박 하루가 걸리는 12시간 이상의 이동이라 한다.

                 < 7:48, 빵을 구워 판매하고 있는 마을 >

               < 7:50, 대형 화덕에서 구운 빵을 꺼내는 모습 >

                < 7:58, 쟁반 같이 큰 빵을 포장하여 판매 >

- 오로페사(Oropesa, 빵 굽는 마을) -

  첫 번째 들린 오로페사는 옛날부터 밀 재배가 잘 되는 지역이었다. 그 해 농사 진 밀가루만 사용해 빵을 만들어 신선하고 맛이 있다. 빵은 스페인 사람들이 들어와 주식이 되었고, 잉카인들은 옥수수와 감자에다 송어나 알파카 고기를 즐겨 먹었다. 많은 밀가루가 소비되지 않자, 농장 주인은 빵공장을 세웠다. 인근 가난한 주민들은 공장에 가 일하며 기술을 배운 뒤, 각기 가게들을 차렸다. 2개에 U$2 하는 큰 빵을 내일 가는 우로스 섬 어린이들에게 선물로 주기위해 각자 구입한다.

                   < 8:17, 성곽 위에 있는 수로에 홈이 파여 >

                     < 8:18, 우측의 성곽과 산봉우리 >

              < 8:25, 가운데 통로(검문소 역할)에서 본 주위 경관 >

- 로미꼴카(잉카의 성벽, 수로, 검문소) -

  10분 거리에 있는 잉카의 성벽은 남북으로 통하는 유일한 관문이자, 적의 침입에 대비해 방어와 검문소 역할도 했다. 이 지역에 머물렀던 부족들은 마실 수 있는 물이 적합하지 않자, 설산에서 물을 땅이 아닌(석회성분 때문) 성벽을 통해 끌어왔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성벽 위 수로에는 홈도 파져 있다. 석회 성분이 있는 물을 마시던 주민들은 담석증 환자가 많았다. 관문 사이로 바라보는 고원지대의 풍경이 아름답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 답답하던 가슴도 뚫리는 듯 후련하다.

                    < 8:34, 기와를 굽고 있는 마을 풍경 >

                    < 8:36, 기와를 흙으로 빗는 모습을 >

                   < 8:41, 기와 굽는 가마와 완성된 기와들 >

- 삐니빵빠(기와 굽는 마을) -

  마을 주변에는 옛날부터 고운 황토 흙이 많이 나왔다고 한다. 주민들은 쉽게 구할 수 있는 흙을 이용해 기와를 굽기 시작해서, 안데스 지역에 공급을 했다. 지금은 수요가 줄어 명맥만 유지하며, 관광객들에게 만드는 방법을 실연하고 수고비를 받는다. 나무로 만든 기와판에 숙달된 솜씨로 반죽한 붉은 흙을 올려놓고, 손바닥에 물을 묻혀가며 아래위로 문질러 주니 기와가 된다. 만든 기와는 햇볕에 말린 후, 가마에 넣어 굽는다고 한다. 관광객이 원하면 체험까지 할 수 있게 도와준다.

                          < 10:42, 유적지 입구에는 성당이 >

                              < 10:49, 비라코차 신전 >

                          < 10:55, 알파카 털을 씻던 호수 >

- 락치(RAQCHI) 잉카유적지 -

  삐니빵빠에서 오늘의 일정 중 가장 큰 관광지인 락치 유적지 까지는 2시간 정도 이동한다. 3,600m의 고원 분지에 자리한 유적지는 고봉들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어 아늑하고 고요하다. 입구에는 독특한 양식의 성당과 알파카 제품 등을 판매하고 있는 원주민들의 노점들도 길게 이어진다. 유적지 안으로 들어가면 길이 90m, 높이 15m의 큰 건물인 비라코차 신전이 서 있다. 아래 약 3m는 돌로 쌓아졌고, 그 위는 흙벽돌로 쌓았다. 위에는 흙벽을 보호하기 위한 기와지붕이 씌워져 있다.

                            < 11:04, 복원된 식량창고 >

< 11:08, 곡물과 병사들의 창고를 배경으로 >

                  < 11:15, 꽃을 보면 100년을 산다고 하는 선인장 >

  잉카 건국신인 비라코차를 기리기 위해 세운 신전으로 3번의 지진에도 무사했던 것은 신이 도와주었다고 믿는다. 곡창지대에 위치한 지역으로 곡물창고로 사용했던 창고가 복원되어 있고, 옆에는 군용 창고의 흔적도 볼 수 있다. 신전에 종사했던 여성들은 여유 있는 시간에는 알파카를 이용한 군복을 만들었다고 한다. 설산에서 물을 끌어 와 만든 입구에 있는 인공호수에서 알파카의 털을 씻었다고 한다. 아름답게 핀 선인장 꽃 앞에서 100년을 살고 싶어서일까! 일행들이 떠날 줄을 모른다.

          < 12:05~12:50, 맛있는 음식에 분위기가 있는 식당이었는데... >

            < 12:55, 알파카 판매장 뜰에서 비꾸냐(Vicunia)에게 먹이를 >

           < 13:00, 고도에 따라 서식하는 4종류의 낙타과 동물들 >

- 점심 식사 후 알파카 판매장에서 안데스 동물들과 함께 -

  락치 유적지를 떠나(11:50) 10분 거리의 평원에 있는 멋진 뷔페식당에서 점심을 한다. 분위기 있는 실내에 맛있는 음식들이 많았는데, 준바해 온 컵라면 신세이다. 주위에 있는 알파가 판매장의 제품들과 안데스의 낙타과 동물들 공부하며 쉬어간다. 3,800m 이상 높은 곳, 비꾸냐(Vicunia)는 가장 좋은 털 3,500m 이상, 과나코(Guanaco, 왼쪽 두 번째) 3,000m 이상, 알파카(Alpaca, 왼쪽) 2,000m에 야마(Llama)가 산다. 고도가 올라 갈수록 동물의 크기는 작고 품질은 우수하다.

             < 14:11, 뜨거운 온천물이 넘쳐흐르는 노천탕 >

               < 14:17, 온천물에 일행들과 함께 족욕을 하고 >

        < 14:40, 온천 입구, 생선 등 구이 음식 판매(일행이 제공한 사진) >

- 라라야(La Raya) 유황 온천지(4,070m) -

  장거리 탑승에 이제는 손발 절임과 배 아프기가 추가 되었다. 효능이 많다는 온천물에 몸을 담그면 호전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내린다. 입구부터 노천의 시설들은 열악하여, 넓은 대중탕도 있었지만 일찍 포기하고 족욕으로 대신한다. 너무 뜨거워서 30초를 담그고 있을 수가 없다. 현지인들의 삶을 렌즈에 담으려고 동분서주하던 일행이 보내준 사진이다. 온천을 끝내고 나오는 사람들을 위한 음식을 파는 모습 같이 보인다. 귀한 사진을 블로그에 함께 올릴 수 있도록 배려해줘 감사드립니다.

      < 15:11, 쿠스코주와 푸노주의 경계선 아브라 라라야(4,335m)고개 >

          < 15:16, 고개 마루에서 알파카 제품 등을 판매하는 원주민 >

         < 15:44, 고개를 내러가며 보는 침보야(6,300m)산의 만년설 >

- 아브라 라라야(ABRA LA RAYA) 고개 -

  이번 일정에서 제일 높은 해발 4,335m인 아브라 라 라야(ABRA LA RAYA)고개를 넘는다. 쿠스코 와 푸노의 경계 안내판에서 인증 샷은 필수다. 페루에서는 대부분 고산지대라 높이가 궁금한데, 자료마다 제각각 다르다. 저녁 무렵으로 강한 바람이 불어 추운데도, 인근 마을에서 온 원주민들은 관광객들에게 자신들의 특산품을 열심히 판다. 고개에서 내려가며 보는 만년설의 침보야(CHIMBOYA)산 풍경이 더 멋지다. 마추픽추 가는 열차에서 그렇게 카메라에 잡으려고 애썼던 설산인데 가깝다.

           < 현지가이드가 준 현지 약, 소로치 필(Sorojchi Pills) >

               < 5:12, 8번째 숙박한 Taypikala Hotel Lago >

               < 15:15, 호텔 정원에서 본 티티카카 호수 >

9일째(1110: 화요일), 푸노 시내관광, 티티카카호수 우로스 섬 관광

- 늦은 시간(오전 11) 호텔 출발 -

  고개 이전 쿠스코의 광활한 고원은 농사보다는 알파카를 키우고, 이후 푸노의 푸카란 지역은 페루 생산량의 80%가 되는 감자가 나온다. 푸카라스 휴게소(17:15)를 들렸다가 숙소에는 약 13시간이 지나 도착(20:00)한다. 보다 못한 현지 가이드가 효능이 좋다는 고산증 약 소로치 필 한 알을 준다. 호텔 식당에서 저녁으로 흰죽 한 그릇과 현지 약만 먹었는데, 밤새도록 구토로 화장실만 들락거린다. 그래도 티티카카 호수가 바라다 보이는 아침이 오자 밖으로 나와 사진 몇 장 찍고 들어온다.

            < 어제 구입(U$15)한 휴대용 산소통을 챙겨 가지고 >

                < 11:34, 푸노 시가지 거리 풍경 >

               < 11:47, 아르마스 광장 대성당 앞에서 >

- 푸노 시내 관광(아르마스 광장) -

  호텔 로비에는 대형 산소통을 비치하고, 고산증 손님에게 산소를 서비스한다. 늦은 저녁, 자정이 지나, 이른 새벽에 총 3회 산소 서비스를 받고 밤을 샌다. 리마로 가는 비행기가 늦은 밤에 출발(21:50)해서 인지, 호텔 출발이 11시이다. 일행들이 걱정 할까 봐, 제 시간에 내려가 흰죽으로 뒤집힌 속을 달랜다. 고산증에 좋다고 호텔에 비치해 놓은 코카 잎도 설탕을 듬뿍 넣어 몇 잔 마신다. 어제 구입한 휴대용 산소통을 가지고, 푸노 시내 관광을 위해 아르마스(Armas) 광장으로 간다.

                        < 11:49, 대성당 내부의 모습 >

                         < 11:54, 광장 중앙의 동상 >

                       < 12:41, 페루의 현지식 식당 >

  옛 수도였던 쿠스코와는 달리 푸노의 시내 관광은 아르마스 광장이 전부다. 주변에는 대성당과 시청, 대법원 등 관공서뿐이다. 남미의 어느 도시나 중심엔 스페인 정복시대에 만들어진 아르마스 광장과 가톨릭교회가 있다. 식민시대의 유산들을 잠깐 보고는 점심식사를 한다. 체력이나 건강 상태와 무관하게 찾아온다는 고산증은 3년 전(2012. 8) 중국 차마고도에서 겪었던 증상과는 다르다. 일행 20명 중에 3명만 고생하고, 다른 일행은 아무렇지도 않다. 결국 고산증을 피해가지는 못한다.

       < 13:49, 티티카카 호수 안내판(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3:51, 우르스 섬으로 떠나는 선착장 >

                < 14:08, 갈대가 없는 수로로 왕복 배가 >

- 티티카카 호수(Titicaca Lake) -

  티티카카 호수는 페루와 볼리비아 양국에 걸쳐 있으며, 잉카족이 태어난 곳이라고 한다. 안내판을 보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해발 3,810m)곳에 위치하고, 면적은 8,562(충청남도 넓이 정도), 수심은 283m로 깊어 증기선이 다닐 수 있다. 호수에 살고 있는 우로스 인디오들은토토라라는 갈대를 베어다 호수에 섬을 만들고 생활한다. 갈대를 겹겹이 물 위에 쌓아 올리고위에 갈대로 집과 학교 등을 세운다. 갈대가 썩어서 물이 스며들면, 계속하여 위에다 갈대를 겹쳐 쌓는다고 한다.

                   < 14:25, 우르스 갈대 섬에 도착 >

                     < 15:00, 전통의상을 빌려 입고서 >

           < 15:12, 갈대로 만든바루사를 타고, 이웃 마실 >

  선착장에 대기 중인 유람선을 타고 30여분 들어가면, 떠 있는 우르스 섬에 도착한다. 원색의 복장을 한 원주민들이 반갑게 맞아 주는데, 갈대 섬이라 푸석거리고 출렁거려 착지가 불안하다. 섬에 대한 설명과 생활하는 모습 및 집안 등을 소개하며, 자신들의 전통의상을 U$1 받고 빌려줘 사진을 찍게 한다. 호수 안에 있는 섬들은 40여개에 달하고, 학교와 교회도 있으며 전체 거주자는 700여명이 된다고 한다. 이들은 호수에서 물고기와 물새들을 잡고, 밭에서는 감자를 재배하여 생활한다.

            < 15:27, 갈대로 만든바루사에 승선하여 >

                 < 15:46, 또 다른 섬에 마실 와서 >

          < 18:27, 리마 가는 비행기를 타려고 훌리아까 공항에 >

- 7번째 국내선 비행기 탑승하여 페루의 수도 리마로 -

  섬과 섬을 연결하는 갈대로 만든바루사U$2씩 주고 이웃 섬으로 마실간다. 노를 저을  줄 알았는데, 모터보트가 견인한다. 이곳에는 커피숍과 매점, 전망대 등도 있는 큰 섬이다. 관광을 마치고 리마로 돌아가기 위하여, 훌리아까 공항으로 간다. 작은 마을의 공항은 어제 푸노로 내려오며 지나쳤던 곳으로 고도가 3,927m이니, 시내보다 더 높다. 화장실에 가서 마지막 구토까지 하였으니, 제공하는 저녁 도시락과는 거리가 멀다. 2145분 출발 비행기는 2330분경 리마에 도착한다.

  패키지 여행시 겪는 버스의 앞좌석 신경전은 언제 사라질까! 가이드는 앞 뒤 좌석을 번갈아 앉기를 권유해도 막무가내다. 나는 연로하여! 나는 멀미가! 앉았던 자리이니까! 우리가 살아 왔던 어려운 시대의 억척스럽던 아줌마들의 자화상은 할머니가 되어서도 그대로이다. 푸노 일정이 끝나는 즈음, 현지 가이드는 고산증으로 고생하는 두 사람에게 앞자리 양보를 부탁한다. 양보하면서도 내 자리를 빼앗는다고 불만이 크다. 일행인데! 배려 없는 마음! 이번 여행에서 제일 아쉬웠던 점이다.

 

                                      ‘15. 11. 10. 페루 푸노를 여행(고행)하고서...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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