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트레킹일시: 2014년 10월 17일 (금요일)

2) 트레킹코스: 화랑대역→백세문→부대앞→전망대→삼육대갈림길→불암산정상조망

               →삼육대진입→제명호→캠퍼스→정문옆→후문(동문)→갈비식당가

               →삼육대정문→강릉→태릉→사격장입구→육사입구→서울여대입구

               →화랑대역 4번출구(원점회귀)

3) 트레킹시간 : 11시20분-17시(5시간40분, 식사관련제외시:3시간10분), 10km 추정

4) 트레킹인원 : 칠수회 회원,     5명

5)  날     씨 : 맑 음

6) 트레킹 후기

괴테의 노랫소리처럼 깊은 휴식이 있는 산으로 가고 싶다. 나이 오십이 되어서야 내가 산에 사는 사람, 즉 산중인(山中人)임을 알게 되었으니 이제는 어쩔 수가 없다. 산으로 내가 갈수 없으면 산이 내게 오게 할 수밖에, 청산(靑山)이 내게 느릿느릿 찾아오게 할 수밖에...」「최인호」작가의 수필집「산중일기」에 나오는 문구이다. 젊은 시절을 함께 하였던 직장 모임 회원들과 함께 불암산 둘레길「나절길」코스 트레킹에 나선다.

                          < 오늘의 트레킹 코스 >

              < 들머리 입구에 있는 둘레길 안내도 >

                    < 11:20, 화랑대역 3번 출구 >

  불암산 둘레 길은「하루길」과「나절길」코스로 구분된다. 들머리 백세문을 기준으로「하루길」은 정상과 덕릉고개까지 등산로로 가고, 왼편 산 아래로 유턴해 돌아온다.「나절길」은 등산로 중간에서 삼육대로 하산해서 돌아온다. 불암산(佛岩山: 508m)정상과 덕릉고개는 수차례 등산했지만, 왼편 아래 길은 올봄에 서울 둘레길 트레킹 때 돌았다. 우측 삼육대 방면은 처음이라 기대를 하며 화랑대역에서 늦게 11시에 만나, 11시20분 늦은 출발이다. 

               < 11:35, 들머리 공릉동 백세문 >

                 < 11:48, 부대 앞 이정표 >

                  < 11:59, 경계 펜스 따라 >

  전철역에서 아파트 숲을 지나, 언덕을 오르면 불암산 들머리 백세문에 이른다. 산을 열심히 다니면 건강해진다는 뜻이 담긴 백세문이다. 오늘 리딩을 맡은  회장님은 역사공부도 함께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기회라고 코스 예찬에 여념이 없다. 설악산의 절정 단풍이 여기까지 도착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 듯 아직 단풍이 덜 들었다. 등산로 옆은 이름모를 철망 펜스가 계속 이어져 복잡하고 답답하다. 군부대, 조선왕릉, 예비군훈련장, 사격장 등등... 

                     < 12:06, 전망 데크 포인트 >

                  < 12:07, 태릉 골프장 일대 조망 >

                 < 12:14, 불암산 전설 안내판 위 데크 >

  전망 데크에서 태릉골프장, 육국사관학교 방향의 조망을 보며 쉬어간다. 등산로,  서울 둘레길, 불암산 둘레길, 세 개의 이정표 각각 있어 무엇을 기준으로 보고 가야 될지 헷갈린다. 배수지 둘레길 이정표(12:10)를 지나니, 바위지대를 우회하는 데크 아래 불암산에 관한 안내판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금강산에 있던 산이 도읍지인 한양에 산이 없다는 소식을 듣고 오다가, 이미 남산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주저앉아 불암산이 되었다는 전설이다.

          < 12:19, 104마을로 가는 서울둘레길, 하루길 갈림길 이정표 >

                     < 12:21, 편안한 주 능선 숲 길 >

                 < 12:25, 삼육대로 내려가는 갈림길 이정표 >

  완만하게 오르던 오르막이 데크부터 갑자기 고도를 올린다. 104마을 가는 갈림길이 등산로 좌측에 있다. 서울둘레길 1코스 불암산 구간이자, 불암산 둘레길 하루길이 정상을 거쳐 덕릉고개에서 돌아오는 길이기도 하다. 달동네 104마을은 중계동 104번지에 위치한다고 부르기 시작한 것이 널리 알려졌다고 한다. 편안한 주능선 좌측에는 백운대와 자운봉 주봉들이, 앞에는 불암산 정상이 나뭇가지 사이로  얼굴을 내밀더니 벌써 삼육대 갈림길이다.

                 < 12:28, 삼육대로 내려가는 길 >

                < 12:30, 둘레길 중 나절길 이정표 > 

                < 12:34, 불암산 정상 포토 존 쉼터 >

  이제부터 내려가는 삼육대 길은 처음이기에 기대와 설렘 속에 편안한 길을 내려간다. 올라온 거리의 절반정도만 내려가면 대학교이니 짧은 코스이다. 둘레길 이정표 중에서 나절길 이정표를 이 코스에서 처음 보게 되니 반갑다. 하산길이 끝나갈 무렵에 불암산 정상이 잘 보이는 포토 존 쉼터가 있다. 단체 인증 샷 한 장 찍고는 쉬어 간다. 무도시락 산행으로 각자 마실 물 이외는 준비물이 없으니, 간편하게 뒷산에 산책 나온 기분도 든다. 

                < 12:37, 불암산 정상을 배경으로 >

              < 12:39, 삼육대(三育大)를 경과하는 문 >

                   < 11:45, 대학 내 숲 길 따라 >

  직진하니 삼면이 철망펜스로 막혀 있는 막다른 길이다. 이정표와 함께 우측 대학교 문만 개방하고 있다. 문 옆에 있는 안내판의「방문을 환영합니다. 이곳은 초. 중. 고. 대학생들을 위한 삼육교육이 진행되는 절대 금주, 금연의 클린, 힐링 캠퍼스이다」문구가 이색적이다. 일행으로부터 대학에 관한 일반적인 설명을 듣게 된다. 삼육우유와 두유가 나오는 대학정도로 알았는데, 미션스쿨로 캠퍼스 내 금주와 금연을 실시하는 유일한 대학이라 한다. 

                    < 12:47, 제명 호수와 정자 >

                     < 12:48, 제명호 표시석 >

                < 12:51, 호수아래 숲으로 교정까지 >

  설립한지 100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가진 대학은 지성(至聖), 영성(靈性), 신체 균형 육성의 삼육(三育)을 표방하고 있다. 넓은 부지에 어린이집부터 대학원까지 있는 캠퍼스 이지만, 전국적으로 초등학교 10개, 중학교 8개, 고등학교 7개, 대학교 2개, 대학원 4개나 된다고 한다. 선교사를 부친으로 두고 평안남도에서 태어난 이제명 목사의 공을 기리기 위해 한국이름 이제명(James. M. Lee)을 따서 일컫는 제명호가 가을의  정취를 더 느끼게 한다.

             < 13:00, 불암산 아래 대강당(선교 70주년 기념관) >

                  < 13:02, 동문(구 후문)을 향해 >

             < 13:19, 태릉 허참 갈비에서 중식 겸 뒤풀이 >

  그는 1947년에 지금의 삼육대학교 부지를 마련하였고, 호수도 1953년 미군 측과 협의하여 군 장비를 동원해 만들었다고 한다. 인공호수로 규모가 적다보니, 탁한 갈색을 띄고 있어 옥에 티다. 불암산 아래 자리한 대학 건물들이 조형미를 갖추어 지어져 자연과 조화를 이룬다. 정문을 옆에 두고 음식점들이 많다는 동문으로 나가 점심장소를 물색한다. 동문을 나와 대로 건너편은 요즘 아파트 건설이 한창인 남양주시 별내면으로 서울과 경계를 이룬다. 

               < 15:30, 식사 후 삼육대학교 정문을 지나 >

                    < 15:30, 강릉(康陵) 입구 >

                     < 15:31, 강릉 매표소 >

  동문 좌측에 있는 허참 갈비집에서 점심겸 뒤풀이를 오랫동안 가진다. 식사 후에는 버스로 귀가 하는 줄 알았는데, 소화도 시킬 겸 화랑대역까지 걸어가자고 한다. 혼자라도 나절길 코스를 마치려 했는데, 당연한 듯 기쁜 마음을 감추어 본다. 구리시와 서울의 경계인 담터고개(15:22)를 넘어 대학 정문에서, 식사 전 정문 옆에 있었던 시간을 비교하니 2시간30분 차이가 난다. 정문 옆, 강릉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이어 매표소(1,000원)가 있다.

                        < 15:36, 강릉 쌍릉 >

                       < 15:48, 강릉 능침 앞에서 >

                 < 15:50, 개방된 강릉, 태릉 숲길 따라 >

  입장하여 가까운 거리에 있는 강릉을 홍살문과 정자각을 지나 옆 계단을 이용해 능침 앞 까지 오른다. 제11대 중종의 둘째 아들로 1545년에 이복형 인종이 8개월 만에 승하하자 12세의 나이로 왕위에 올라 20세까지 어머니 문정왕후의 수렴첨정을 받았던 명종과 왕비 인순왕후의 쌍릉이다. 운 좋게 두 능 사이를 개방하는 시기(4~5월, 10~11월)에 찾아와 30분 숲길을 걷는다. 다른 때는 한 입장권을 가지고 강릉과 태릉을 각각 입장하여 둘러봐야 한다.

                 < 16:04, 태릉선수촌으로 내려가는 갈림길 >

                     < 16:08, 태릉 내의 숲 길 >

                        < 16:13, 태릉 앞 숲 >

  봄과 가을에만 개방되는 왕릉의 숲속을 거니는 것은 깊은 산속에 있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태릉선수촌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보고는 숲길로 오지 않고 도로 따라 갔으면 선수촌 입구를 지나쳤으리라 예상해 본다. 강릉과 태릉의 경계를 이루는 능선에 초소(16:04)가 있어 근무자가 교대 한다. 태릉을 앞에 두고 우거진 소나무 숲을 보니, 신입생 환영회를 이곳에서 했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반세기 만에 이곳을 다시 찾으니 감회가 새롭다.

                      < 16:17, 태릉(泰陵) 홍살문에서 >

                        < 16:20, 태릉 능침 전경 >

                        < 16:28, 조선왕릉 전시관 >

  태릉은 제11대 왕 중종(中宗)의비인 문정왕후(첫 번째 계비는 장경왕후: 인종의 모)의 단릉이다. 중종의 능인 정릉(靖陵,현재는 삼성동의 선정릉)에 함께 묻히려 하였으나 지대가 낮아(당시는 서삼릉) 이곳에 모셔졌다. 능침까지는 올라가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홍살문에서 정자각까지는 당시의 신로(神路)와 어로(御路)가 있고, 신로는 신성한 혼(魂)의 길이니 보행을 자제해 달라는 문구가 있다. 입구에 있는 조선왕릉의 전시관에 들린다.

                     < 16:33, 태릉 들어오는 입구 >

                     < 16:36, 태릉, 강릉 안내도 >

               < 16:42, 태릉 국제 종합사격장 입구 >             

  500년 이상 이어진 한 왕조의 왕릉들이 거의 훼손 없이 온전하게 있는 예는 세계적으로 유일해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전시관에는 국장 절차와 왕릉에 담긴 역사와 문화, 산릉제례를 포함한 왕릉의 관리 그리고 태릉, 강릉에 관한 이야기들이 있다. 입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밖으로 나와 차도 따라 원점회귀하기 위해 화랑대역으로 출발한다. 불암산 산행시마다 사격연습 총소리가 들리던 태릉 국제 종합 사격장 입구를 지난다. 

                   < 16:46, 육균 사관학교 입구 >

                  < 16:48, 서울여자대학교 정문 >

                 < 17:00, 지하철 화랑대역 4번 출구 >

  길 건너편에 육군사관학교 입구가 보이더니, 서울여자대학교 정문이 바로 앞에 있다. 전철역에서 서울여대가 가깝다는 것만 알았지, 이렇게 가까이 있는 줄은 몰랐다. 서울여대를 지나, 사거리에서 우측 고개로 오르면 바로 백세문이 나오나, 교통 편의상 화랑대역으로 원점회귀 한다. 처음에는 산책코스 같다는 생각으로 별 기대도 안했으나, 우리세대에게는 딱 맞는 코스다. 함께 해주신 횐님! 수고 많으셨고, 앞으로도 산이 찾아오기 전에 부지런히 먼저 산에 함께 올랐으면 합니다.   


Posted by 프코2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