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축제가 열린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가려고 관심을 가져보니 벌써 4회째라고 한다. 2005년 청계천 복원 공사가 완료되어 공개할 때 가보고는, 7년 만에 다시 가족과 함께 등축제장으로 간다. 5호선 광화문역에서 하차하여, 축제가 시작되는 청계광장까지 걸어간다. 어제부터 내리던 비가 기상예보대로 오후부터 개여, 비가 다시 내릴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역에서 내리자마자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 급히 우산과 우비를 편의점에서 구입한다.

                          < 서울 등 축제 홍보물 >

                         < 18:22, 등축제장 입구 >

                       < 18:23, 입구에 있는 서울 희망문 >

  축제장은 한양도성 선조들의 이야기 백성들의 일상 열린서울(지자체, 해외, 캐릭터) 테마로 구성되었다. 1테마인 한양도성은 내사산이라고 부르는 인왕산, 북악산(백악산), 낙산, 남산의 능선을 따라 18.6km에 이르는 성곽을 축성했다. 동서남북 네 방향에 사대문을 두었고 각 대문 사이에는 사소문을 두었다. 입구부터 진행 요원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안내한다. 청계천 광장에는 등 축제를 알리는 조명탑과 서울 희망문이 우리 가족을 반겨준다.

                    < 18:32, 시원스런 인공 폭포 >

                    < 18:33, 혼천의(渾天儀) >

                      < 18:36, 종묘 제례악 >

  청계천 복원 공사 시 조성된 인공폭포부터 2테마인 선조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폭포는 오늘의 날씨와는 어울리지 않지만 시원스럽게 쏟아진다. 빛나는 유산을 많이 남긴 600여년의 이씨조선 선조들의 삶을 본다. 1433년 세종대왕의 명으로 정인지, 이천, 장영실이 만든 혼천의이다. 하늘의 해와 달 그리고 별의 움직임과 위치를 파악하여 천문시계 역할을 한 기구다. 제례악은 조선시대 왕과 왕비들의 신위를 모신 종묘에서 제사를 지낼 때 연주하던 음악이다.

                   < 18:37, 제례악 앞에서 손자와 함께 >

                        < 18:38, 암행어사 박문수 >

                       < 18:38, 신문고(申聞鼓) >

  3테마인 백성들의 일상이 소개된다. 우측통행을 하니, 대부분 뒷면만 보여 불편하다. 중간에 건너는 다리가 있지만, 자세히 보려면 왕복해야 될 듯싶다. 암행어사는 왕이 지방 관리들의 잘못된 행동을 불시에 감시하고, 백성들의 어려움을 살펴보기 위해 몰래 보낸 관리이다. 손에든 마패는 신분증이었고, 박문수는 조선 영조 때 크게 활약을 한 대표적인 암행어사다. 억울한 일이 있는 백성이 왕에게 직접 해결해 달라는 의미로 두드리었던 신문고였다.

                          < 18:40, 숭례문(남대문) >

                      < 18:41, 훈장 선생님과 서당 아이들 >

                        < 18:43, 장원급제 후 삼일 휴가 >

  남대문이라고도 불리는 국보 1호인 숭례문은 서울에 남아있는 목조건물 중 가장 오래된 건물 이었으나, 2008년 화재로 무너져 현재 복원 중에 있다. 서당은 지금의 초등학교, 중학교 단계 학교로 훈장선생님께 천자문을 비롯해 다양한 글과 지식을 배웠으며 잘못 했을 때는 회초리를 맞기도 했다. 장원급제한 선비가 비단 옷에 어사화를 꽂은 모자를 쓰고 사흘 동안 시험관과 선배 장원급제자 그리고 친척들을 찾아가는 모습에 우리의 옛 과거제도를 본다.

                         < 18:47, 달밤의 밀회 >

                         < 18:51, 대장간의 모습 >

                          < 18:51, 등 짐 장 수 >

  조선시대에는 낮이든 밤이든 사랑하는 남녀가 마음대로 데이트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달이 밝은 밤, 사람들이 많지 않은 곳에서 몰래 데이트를 했다고 한다. 대장간은 칼, 농기구 등 쇠를 달구어 여러 가지 연장을 만들던 곳으로 옛날에는 시골 장터나 마을단위로 대장간이 있었다. 옛날에 등짐을 지고 물건을 팔던 상인을 등짐장수라 했다. 보자기에 물건을 싸서 다니며 팔던 보상은 화장품 등 값 비싼 물건을, 등짐장수인 부상은 일용품등을 판매했다.

                           < 18:52, 엿 장 수 >

                           < 18:54, 무 자 위 >

                           < 18:55, 빨 래 터 >

  옛날 최고의 간식으로 꼽히는 엿을 파는 엿장수는 장터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사람이었다. 가위로 장단을 맞추며 엿 사라고 외치면 동네 아이들이 줄지어 따라 다녔다. 무자위는 나무바퀴에 판자로 된 날개를 경사지게 붙여 발로 밟아 돌리면, 낮은 곳의 물을 높은 곳으로 끌어 올리는 농기구였다. 동네 여인들이 개울이나 우물가에 모여 옷과 이불 등을 방방이로 두들겨 빨았던 곳이다. 서로의 소식도 나누고 수다를 떨던 여인들의 사랑방이기도 했다.

                          < 18:59, 세계 각국의 어린이들 >

                            < 19:04, 단종과 정순왕후 >

                      < 19:06, 장수, 다산, 다복의 상징 물고기 >

  네 번째 테마는 열린 서울로, 1,100만 명 시민들의 행복과 희망을 추구하는 모습들을 표현하고 있다. 전 세계 38개국 어린이들이 전통의상을 입고 있는 모습 등, 서로 다른 문화와 사람들이 교류하는 소통의 장을 연출한다. 지자제의 홍보물로 순천만의 습지, 남원의 춘향제, 영주의 사과, 영월의 단종과 정순왕후 등을 보여준다. 12살의 나이에 왕위에 올랐으나 숙부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된 단종과 정순왕후의 모습이 애처롭다.

                        < 19:10, 어미곰과 새끼곰 >

                         < 19:11, 불 꺼진 용 >

                       < 19:13, 뽀로로와 친구들 >

  알을 많이 낳고, 밤낮으로 항상 눈을 뜨고 다니는 물고기는 예로부터 장수와 다산, 다복 등을 상징한다. 새끼 곰들이 어미 곰 옆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평화로운 모습이다. 하늘로 승천하는 용의 힘 있는 모습은 비가 와서인지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눈 덮인 숲 속 마을에 사는 동물친구들의 이야기들로, 호기심 많은 꼬마펭귄 뽀로로와 아기공룡 크롱, 비버소녀 루피, 꼬마여우 에디, 우직한 북극곰 포비, 펭귄소녀 패티 등의 모습이 귀엽다.

                         < 19:17, 스파이더 맨 >

                       < 19:19, 로버트 태권V >

             < 19:23, 세운교 위 안내문(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방사능에 오염된 거미에게 물려 거미인간이 된 주인공이 거미의 능력을 이용해 악당들과 싸운다는 만화의 주인공이다. 고층빌딩 사이를 거미줄을 이용하여 날아다니는 모습이 떠오른다. 태권V는 한국의 대표적인 만화캐릭터로 이순신장군의 투구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무술로봇은 태권도 명예4단증을 주었다고 한다. 전시 구간은 청계광장(모전교)에서 세운교까지로 거리는 작년보다 200m늘어난 1.5km이며, 점등시간은 오후 5시부터 오후 11시까지이다.

   비가 오는데도 많은 인파로 쓸쓸하지는 않았지만, 많은 등들이 꺼져 있는 점이 아쉬웠다. 날씨가 좋았다면 전시구간을 왕복하면서 자세하게 보았다면 좀 더 많은 것을 보았을 텐데 우측방향 만 보았다. 세운교 위에 세워진 등 축제 안내문 앞에서 1시간의 밤 나들이를 종료한다. 뒤풀이는 신설동의 소문난 고기 집에서 맛있는 식사로 마무리한다. 잊혀져가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다시 보아 좋았고, 어린 손자에게는 좋은 체험이 되는 뜻 깊은 밤이었다.

   

                                 2012. 11. 11(). 서울 등 축제를 다녀와서.....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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