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일은 종일 내리고, 비가 그친 후에는 최저기온이 0도까지 내려가는 추위가 온다는 예보다. 가을을 조금이라도 잡아 보자고, 급히 서둘러 아내와 함께 오래전부터 가고 싶어 했던 북촌(한옥마을)으로 간다. 손자에게 한옥 체험을 시켜주려고 전화 했더니 휴일 날은 쉬고 싶다고 한다. 가소(可笑)롭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만큼 성장한 것이 대견스럽다. 손자의 배려로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데이트를 즐기게 되었다.

                < 오늘의 산책코스(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북촌 한옥마을 코스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1:05, 안국역 3번 출구 >

  북촌의 유래는 청계천과 종로의 위쪽(북쪽)에 위치한다는 의미로 불려 지게 되었다. 이곳은 경복궁과 창덕궁사이, 조선시대의 양반들이 터를 잡아 생활해 오던 곳이라 한다. 당시부터 이어져온 오래된 길과 물길들의 흔적, 그리고 한옥들이 잘 보존되어 있어 고유한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오늘의 산책코스는 지하철 3호선 안국역 3번 출구로 나와, 북촌의 특색이 가장 잘 드러나는 풍경으로 선정된 8경을 순서대로 돌아보며 감상하기로 한다.

                    < 11:09, 북촌 문화센터 입구 >

               < 11:10, 작은 규모의 북촌 문화센터 건물 >

                 < 11:13, 사거리에서 우측차도로 >

  3번 출구로 나와, 현대사옥을 앞에 두고 좌측 계동 길로 접어든다. 먼저 왼편에 있는 아담한 한옥의 북촌문화센터부터 들린다. 북촌에 관한 영상과 그림들로 사전 정보를 얻고, 각 나라별로 비치되어 있는 안내 책자를 손에 들고 8경을 찾아 나선다. 작년 연말 가족과 함께 일본 고베 여행 할 때, 키타노 이진칸 거리(北野異人館街)의 가옥들을 구경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곳도 한류열풍과 한옥에 대한 관심 이 높아져 외국인도 많이 찾는다고 한다.

                 < 11:17, 8경 곳곳에 표시한 포토 스폿 >

                    < 11:17, 1: 창덕궁 전경 >

                 < 11:21, 커피 전문점에 테이크아웃 >

  사거리에서 우측으로 오르는 북촌 길 차도는 마을버스가 다니고 있다. 막다른 담이 나오는 곳이 1경인 창덕궁 전경이다. 8경의 풍경이 멋진 지점에 발 위치까지 표시한 포토 스폿을 설치해 놓았다. 단풍으로 물든 창덕궁 후원이 담과 함께 멋지다. 옆에 있는 커피 전문점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을 손에 들고 산책에 나선다. 유명한 관광명소가 되다보니, 이곳저곳에는 크고 작은 음식점과 기념품 가게들이 많다. 이곳 1경 코너에는 북촌면옥과 용수산이 있다.

                  < 11:32, 왼쪽 빨래터 가는 갈림길 >

                         < 11:35, 빨 래 터 >

           < 11:36, 한샘 디자인 연구센터(옆은 백홍범 가옥) >

  창경궁 돌담길 따라 오르다 보니, 어린 시절 창경원과 비원이라 부르며 즐겨 찾았던 것이 쑥스럽다. 일제강점기에 창덕궁을 창경원으로 유원지화 하여 동물원까지 만들고, 후원을 일반 정원으로 격하해 비원이라고 한 치욕적인 역사다. 이제서라도 제 이름을 찾아 준 것이 기쁘다. 갈림길에서 망설이게 되는데,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인 고희동 가옥 왼쪽으로 들어서면 막다른 곳에 빨래터가 있다. 옆은 한샘 디자인 연구센터와 비공개의 백홍범 가옥이다.

              < 11:37, 어느 담 벽에 그려진 북촌8경 안내도 >

                 < 11:40, 2: 원서동 공방길 >

             < 11:41, 2경 포토스폿을 지나 궁중음식연구원 >

  서울시 민속자료 13호인 백홍범 가옥은 상궁이 살던 집터라 한다. 문화재 지정 당시 소유주 이름을 따 명명 되었다. 담 벽에 그린 북촌 8경 안내도를 보며 돌아 나오면 2경인 원서동 공방길이다. 왕실의 일을 돌보았던 장인들의 삶의 흔적을 볼 수 있는 길인데, 신축과 보수 등의 공사로 어수선하다. 또한 이곳부터 대부분의 주요 포인트들이 시간적으로 역광이 되다보니, 사진이 선명치 않아 유감이다. 2경이 아쉬워 뒤돌아 찍은 궁중음식 연구원이다.

                   < 11:48, 언덕 위의 게스트하우스 >

                   < 11:49, 중앙고등학교 정문 >

                     < 11:50, 고풍스러운 교정 >

  다시 창덕궁길로 나와 앞으로 걸으면, 다소 가파른 언덕을 넘는다. 아담하게 꾸며진 한옥의 게스트하우스가 눈길을 끌며, 이러한 곳에서 1박을 하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언덕을 내려오다 보면, 노란 단풍으로 물든 500여년 된 은행나무 보호수가 중앙고등학교 정문을 지키고 있다. 1908년 인촌 김성수 선생께서 설립한 학교로 고려대학교와 같이 재단법인 고려중앙학원이라고 한다. 많은 인재를 배출한 10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학교이다.

                < 11:53, 학교 정문 주위의 한류스타 기념품점 >

                    < 11:58, 3: 가회동 11번지 일대 >

                 < 12:05, 가회로에서 이정표 역할 하는 약국 >

  겨울연가의 열풍으로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 관광객이 아직도 촬영지였던 학교를 많이 찾아오고 있다. 학교 주변의 상점들은 배용준, 최지우 등의 한류스타의 사진을 비롯한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다. 교문에서 직진하여 왼편 골목으로 들어서니, 3경인 가회동 11번지 일대의 한옥 마을이다. 내려오는 골목은 아스팔트 포장공사로 소음과 냄새 등으로 복잡하다. 골목으로 내려오니, 큰 차도인 가회로가 나온다. 아래에 위치한 돈미 약국에서 우측으로 진입한다.

                       < 12:08, 북촌 전망대 이정표 >

                       < 12:13, 며칠 전 공개한 한옥 >

                 < 12:18, 유명인사의 집도 한옥 체험 집으로 >

  이 지역에 4~7경이 밀집되어 있는데, 찾기가 쉽지 않다. 언덕을 오르며 본 이정표에 전망대가 있어, 그 곳에 가서 위치를 찾고자 하는데 지나가던 주민이 그 쪽으로 가면 볼게 없다고 자신을 따라오라고 한다. 가장 한옥이 잘 보존되어 있는 골목이라고 소개(사후에 알게 된, 56경 거리)하며 며칠 전 공개 전시하는 집도 알려준다. 언덕을 올라 우측 골목 아래에 있는 유명인사가 머물렀던 집을 알려주며, 지금은 한옥 체험 집이 되었다고 한다.

               < 12:19, 가회동 이준구 가옥(후에 4경에서 줌으로) >

                    < 12:20, 멋진 비경이 8경에서 제외? >

                 < 12:47, 북촌 전망대 입구(3층 옥상개조) >

  체험 집에서 올라와, 멋진 비경을 보여 주겠다고 반대편 방향으로 간다. 가는 길에 서울시 문화재 2호인 이준구 가옥이다. 주변의 한옥들과는 대조적으로 서양식 집이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 올 때의 건축 양식이라고 한다. 담에 가려 모습을 보지 못하다가, 시간이 지나 4경 포인트에서 줌으로 잡은 모습이다. 모 재벌의 회장 집이 있다는 비경은 멋진 풍경과 단풍이 북악 스카이라인과 어울려 한 폭의 동양화다. 주민의 집이 근처에 있다는 전망대로 간다.

                   < 12:26, 풍경까지 달아 놓은 전망대 실내 >

                     < 12:29, 경복궁과 인왕산 방향의 풍경 >

                     < 12:31, 한옥의 기와 및 북악산의 모습 >

  일반주택 3층 옥상에 사설 전망대를 설치하고, 3,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처음에는 들어갈까 망설일 정도로 처음 보는 열악한 전망대이다. 계단을 올라가면 깨끗한 작은 규모의 실내에서 커피와 음료수(오렌지쥬스)를 선택해 무료로 제공한다. 높지는 않지만 지대가 높아 한옥의 구조와 기와 등을 볼 수 있으며, 남산, 인왕산, 북악산, 경복궁 등이 가까이 보인다. 입장료를 찻값으로 생각하며, 돌아다니느라 지친 몸을 잠시 쉬어간다.

                     < 12:53, 4: 가회동 31번지 언덕 >

                  < 12:57, 5: 가회동 골목길(내림) >

                     < 12:57, 5경인 가회동 골목에서 >

  전망대에서 주인으로 부터 4경의 위치가 휴대폰 송신탑이 있는 곳임을 파악한다. 많은 외국인이나 내국인들이 안내 책자만 들고 8경을 찾아다니지만, 안내 이정표가 전혀 없어 애를 먹는다. 당초 전망대로 올라오려던 길로 와야 4경을 쉽게 찾을 듯하다. 4경은 높은 위치의 언덕에 있어 가회동 31번지 일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자연과 친화적인 한옥을 이제는 외국인들도 많이 선호한다고 한다. 포토 스폿이 없어진 5경과 6경의 골목을 다시 돌아온다.

                  < 13:00, 6: 가회동 골목길(오름) >

                     < 13:08, 7: 가회동 31번지 >

                 < 13:11, 8경가는 길에 있는 전망 포인트 >

  적극적인 한옥지원 사업으로 잘 보존되어 있는 5, 6경의 골목이다. 한옥 지붕사이로 펼쳐지는 남산일대의 전경, 처마 끝 사이로 보이는 서울의 풍경이 북촌 산책의 백미로 손꼽힌다. 도로 포장을 하면서 포토 스폿을 아직 설치하지 않은 듯하다. 좌측 옆 골목 안이 가회동 31번지로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7경이다. 8경을 찾아 화개 길로 오르니, 삼청동 일대가 내려다보이는 높은 곳이다. 전망 포인트에의 풍경은 아직도 가을임을 실감케 한다.

                < 13:12, 삼청동 동네 골목길 관광코스 >

                    < 13:15, 맑은 하늘 길 계단 >

                    < 13:16, 8경인 돌계단 가는 길 >

  이곳은 삼청동 동네 골목길 관광코스와 중복되는 길로 자세한 안내도가 있다. 삼청동 일대의 유명명소를 3시간에 걸쳐 돌아보는 코스이다. 여기도 지도 따라 찾아가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 다음 주에는 이곳을 찾아야겠다. 삼청동 길로 내려가는 첫 번째 계단은 맑은 하늘 길이고, 두 번째는 북촌 생활사 박물관에서 내려가는 돌계단 길이다. 북촌에서 수집한 옛 생활물건들을 전시하여 도시 서민들의 삶의 역사를 보여주려고 설립한 사설 박물관이다.

                      < 13:19, 8: 돌계단 길 >

               < 13:20, 골목 안에서 본 유명 수제비 집 >

                < 13:22, 북촌 한옥마을 진입로 안내판 >

  화개 길에서 삼청동 길로 내려오는 돌계단이 커다란 암석하나를 통째로 깍아 만들어져 있어 눈길을 끈다. 한때 동행하였던 주민도 이야기 하였듯이, 2시간정도 걷는 코스에 화장실이 보이지 않는 것은 개선해야 될 점인 것 같다. 골목으로 내려가니, 자주 들려 맛있게 먹는 수제비 음식점이 바로 나온다. 줄을 서 기다렸다가 들어가서, 주문하기가 무섭게 음식이 나온다. 먹는 시간보다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었던 짧은 점심시간(13:25~13:55) 이었다.

                    < 14:00,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 >

                  < 14:13, 아름답게 가꾸어 놓은 커피 샾 >

                     < 14:16, 정독 도서관 돌담 길 >

  식사 후 차나 한 잔 하려고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찻집을 가니 여기도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린다. 단팥죽, 대추차, 인삼차 등의 국산차로 유명한 작은 규모의 이집은 몇 번 왔지만 올 때마다 줄을 선다.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 포기하고, 경복궁 쪽으로 걷다가 삼청동 파출소 앞(14:10)에서 좌측 길을 택한다. 이 길은 처음 가는 코스인데 오고가는 인파로 혼잡하다. 아름답게 가꾸어 놓은 커피 샾 과 돌담길이 가을을 물씬 느끼게 한다.

                     < 14:20, 정독 도서관 입구 안내소 >

                        < 14:27, 헌법 재판소 정문 >

                        < 14:30, 원점회귀 안국역 >

  정독도서관 입구를 지나, 헌법재판소 정문 앞으로 하여 출발장소였던 안국역 3번 출구로 원점 회귀한다. 식사시간 30분을 제외한 관광시간(11:05~14:30)은 약 3시간으로 적당하다. 콘크리트 건물 숲속에 살다 보니, 우리의 전통가옥이 다른 세상에 와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아파트는 100년을 견디지 못하지만, 자연(나무)과 사람()이 어우러진 한옥은 수백 년을 지켜오고 있다. 날씨마저 화창한 늦가을 아내와 함께한 즐거운 시간이 또 하나의 멋진 추억으로 남는다.

 

                                                      2012. 11. 10.() 북촌(한옥마을) 관광 하고나서.....

 

 

Posted by 프코2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