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는 900년 견훤이 세운 후백제의 수도이며, 조선왕조 500년을 꽃피운 발상지이기도 하다. 조선시대에는 전라도와 제주도를 관할하여 실질적인 행정. 경제의 중심지이었다. 어제부터 돌아보고 있는 한옥마을이 관광객에게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1~2년 정도에 불과하다. 유명해진 원인은 전주시의 직접적인 홍보보다는 인터넷을 통한 블로그나 카페의 힘이 컷 다고 한다. 한옥마을이 시내의 중심지에 있어,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먹거리와 한복 체험 등 즐긴 문화가 다양함도 한 몫 한다.

             < 전주 한옥마을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9:24, 숙소의 공동 주방(조식 토스트 재료만, 셀프 >

                    < 9:30, 침실 건너 방 다실에서 조식을 >

  처음으로 체험하는 전통 한옥이다 보니, 자다 깨기를 반복하며 늦잠까지 잔다. 숙소에서 제공하는 아침식사를 하려고 공동주방으로 가니, 조식의 주 재료인 식빵, 우유, 씨리얼 등이 떨어졌다. 전화를 하니, 충분히 갔다 놨는데 떨어진 것이 이상하다고 하면서 40여분 뒤에나 보충해 준다. 토스트기에 구운 식빵과 우유 그리고 인스턴트 스프를 끓인 죽과 함께 늦은 아침을 한다. 오늘의 일정은 외곽에 있어 가보지 못한 관광지 위주로 돌고, 예매한 고속버스(18:10)를 타고 상경키로 한다.

              < 10:25, 짐을 정리하여 이택구 사랑채 2호점에 맡기고 >

                 < 10:30, 숙소 맞은편에 있는 대한황실 송광재 >

                      < 10:32, 송광재 내부의 모습 >

  퇴실시간이 11시이다 보니, 짐을 정리해 사랑채 2호점(사무실)에 맡기고 관광을 시작한다. 숙소 앞에 있는 황손의 집 승광재(承光齋)는 대원군의 증손이자, 대한제국을 선포(1897)한 고종황제와 명성황후의 직계 손자인 황손 이석님이 사시는 곳이다. 이석님께서는 황실에 대한 전통, 문화, 역사에 대한 강연을 하시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특별한 문화공간이다. 어제부터 많이 걸어 익숙해진 거리 최명희 길로 나와 은행로를 택한다. 좌측 전주천 방향으로 이동해 한벽당으로 간다.

                        < 10:52, 은행로의 오목정 >

                     < 10:54, 오목정 앞 우마차에 올라 >

                   < 10:57, 맷돌에서 시작하는 인공 시냇물 >

  이곳에서 1박하고 관광을 시작하는 시간이나, 어제 일찍 내려와서 둘러보았던 시각이나 비슷하다. 어제 오후에 아내의 지인이 옛날에 살았다는 집을 찾기 위해 주위를 많이 맴돌았던 오목정이다. 정자 바로 옆에 지인이 살았던 한옥은 세월의 변화에 따라 숙박업소로 변신하였고, 사장은 손님을 위해 사진 서비스까지 하고 있었다. 정자 앞의 우마차에 올라 인증 샷을 한 장 찍으며 어린 시절을 돌이켜 본다. 맷돌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이 인공으로 만들어 놓은 수로 따라 힘차게 내려간다.

                      < 11:03, 전주천 남천교 앞 이정표 >

                 < 11:11, 전주천 따라 천동로에 있는 전통 문화관 >

                   < 11:13, 전통 문화관내 전통혼례식장 입구 >

  은행로가 끝나는 곳에는 전주천이 흐르고, 남천교를 건너기 전 이정표가 한벽당 길을 안내한다. 하천 옆 천동로 따라 가는데, 가까운 거리의 한벽루가 안 보인다. 동네에 사는 어른께 물으니, 새 도로가 생기면서 건설된 다리(한벽교)에 가려 옛 정취를 느낄 수 없다고 슬퍼한다. 다음 코스로 정한 향교 입구를 지나자, 전주 전통문화관이 나오면서 유치원 어린이들로 혼잡하다. 전통 혼례식장, 맛있는 비빔밥(부속 음식점), 공연 관람과 각종 문화체험까지 아우르는 복합시설이라고 한다.

               < 11:15, 공연장 입구에 있는 큰북(대고,大鼓) >

             < 11:20, 지방 유형문화재 제15, 한벽당(寒碧堂) >

               < 11:25, 수중보로 인해 물이 고여 있는 전주천 >

  공연장 입구의 큰북(대고,大鼓)은 우리 국악기중에 대표적인 타악기로 예로부터 민족의 심성을 울리는 소리이자, 웅장한 소리로 희망을 기원하기도 했다. 누각 아래에서 피어나는 전주천 물안개의 장관을 표현한한벽청연(寒碧晴煙)은 전주 10경중 하나로 꼽았다는데, 지금은 큰 다리가 앞을 막아 사진 한 장 찍기도 어렵다. 되돌아 나오는데, 수중보를 만들어 전주천의 운치를 살린 곳에는 민물고기 음식점들이 몇 곳 들어서 있다. 민물고기는 천에서 잡은 것이 아니고 외부에서 들어온다.

              < 11:29, 사적 제379호 전주향교(全州鄕校) 홍살문 >

                  < 11:30, 향교의 정문 만화루(萬化樓) >

                < 11:31, 공자를 모신 사당 대성전(大成殿) >

  향교는 조선시대에 양반자제의 교육을 담당하기 위해 나라에서 세운 학교이다. 세종 23(1441) 경기전 근처에 지어졌다가 몇 번 옮겨 이곳에 위치하게 되었다. 현재 경내에는 공자 등의 위패를 모신 대성전, 유학을 가르치던 명륜당 등 많은 건물이 남아 있다. 현존하는 향교 가운데, 원형 그대로 보존되고 커서 돌아보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대성전은 공자를 모신 사당으로 유교를 통치이념으로 삼았던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향교이다. 공자를 모신 사당들은 대부분 유학을 장려했다.

                       < 11:33, 대성전(大成殿) 앞에서 >

                 < 11:34, 선비의 품성을 닮았다는 은행나무 >

         < 11:35, 예쁘게 핀 목 백일홍 앞에 한복 입은 아가씨들이 추억을 >

  대성전에는 공자의 위패를 가운데 모시고, .서 쪽으로 맹자 등 네 성인, 공자의 제자 열사람, 주자 등이 함께 모셔져 있다고 한다. 선비의 품성을 닮았다는 다섯 그루의 은행나무는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고, 단풍이 드는 가을철에는 장관을 이룬다. 한 때 인기드라마 이었던성균관 스캔들의 촬영장소가 되기도 했다. 예쁘게 피어난 목 백일홍 앞에서 예쁜 한복을 빌려 입은 아가씨들이 추억을 만들고 있다. 전주 한옥마을에서는 아가씨들이 한복을 입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이다.

                   < 11:42, 향교 길에 있는 족떡이네 음식점 >

                   < 11:54, 보물 제308, 풍남문(豐南門) >

                         < 11:55, 남부시장 동문 입구 >

  향교에서 향교길 따라 먼 거리에 있는 풍남문과 옆에 있는 남부시장으로 간다. 가는 길에 이름이 색다른 음식점이 있어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보물 제308호인 풍남문(豐南門)은 조선시대 전라감영의 소재지였던 전주를 둘러싼 성곽의 출입문이다. 전주성에는 동서남북에 각각 출입문이 있었으나, 지금은 남쪽에 있던 이 문만 남아 전주의 가장 대표적인 문화재가 되었다. 바로 옆에 있는 남부시장 동문으로 들어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메모해 온그때 그집 콩나물 국밥집을 찾아 간다.

                           < 11:58, 조점례 피순대 집 >

                            < 12:00, 시장 내부 통로 >

                        < 12:04, 그때 그집 콩나물 국밥 집 >

  시장 통로 따라 가다보니, 어제 그렇게 찾아도 없던 조점례 피순대 집이 눈에 들어온다. 식당 안을 들여다보니, 점심식사 시간이 되어 넓은 홀은 만석을 이루고 있다. 어제 힘들었던 피순대 보다는 대부분이 순대국을 맛있게 먹는 것을 보니, 다음에 오면 꼭 순대국을 맛보아야겠다. 그때 그 집을 찾아 콩나물 국밥을 먹으러 가면서도 아쉽기만 하다. 남부시장은 야시장으로 더 유명해져 관광 코스로도 많은 이들이 찾는다고 한다. 그러나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밤만 열린다고 하니 애석하다.

                    < 12:09, 콩나물 국밥과 모주 한잔씩 >

 

< 12:39, 시장 2층 환영 청년 몰 >

                  < 12:40, 개성 있는 젊은이들의 쇼핑몰과 음식점 >

  늦은 아침 식사에 속이 안 좋아, 콩나물국밥(6,000) 1그릇에 모주(2,000/) 2잔을 주문한다. 주인은 맛있게 먹는 방법을 직접 실연하며 알려준다. 별도의 계란은 국에 넣으면 맛이 없으니, 국물과 김 등을 넣어 휘저어 별도로 마시도록 한다. 식사 후에는 야시장을 못보고 가더라도, 2층에 올라가면 청년몰이 있는데 볼 만 하다고 한다. 젊은이들이 운영하는 쇼핑몰로 개성을 살린 특색 있는 가게와 음식점들이 이색적이다. 풍남문에서 팔달로 이면의 좁은 도로 따라 직선으로 간다.

           < 12:56, 우측에서 본 보물 제583호인 풍패지관(豊沛之館) >

                < 13:11, 좌측에서 본 풍패지관을 배경으로 >

                  < 13:13, 걷고 싶은 문화의 길(객사길) >

  조선 초기에 세운 풍패지관(전주객사)은 전주를 찾아 온 관리나 사신의 숙소로 사용하던 곳이다. 본관에는 임금을 상징하는 나무패를 걸어두고 매월 초하루와 보름이면 경의를 표했으며,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에는 이곳에서 축하의식을 행하였다. 본관의 현판에 쓴 풍패지관의 풍패는 중국 한나라 고조가 태어난 지명으로, 조선 왕조의 발원지인 전주를 비유한 말이다. 별관의 넓은 마루에서 여행에서 지친 관광객 몇 명이 누워서 오수를 즐긴다. 앉아서 잠깐 쉬는데 더위를 잊게 시원하다.

                           < 13:21, 영화의 거리 >

                            < 13:27, 골목의 길 >

                  < 14:05, 소복(昭福) 테이크아웃 전문점 >

  풍패지관을 끝으로 유명명소 관광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려는데, 옆으로 걷고 싶은 거리(객사길)가 이색적인 모습으로 발길을 붙잡는다. 서울로 하면 명동거리라고 할 정도의 전주의 쇼핑타운 이다. 객사의 길 위로는 지붕을 만들어 비나 햇볕을 피할 수도 있지만, 밤이 되면 조명시설이 되어 멋진 거리로 변할 듯하다. 극장들이 있는 영화의 거리와 골목길들이 쾌적한 거리로 조성되어 젊은이들이 많이 찾을 듯하다. 보너스로 즐긴 쇼핑거리를 떠나, 아직 많이 남아 있는 숙제를 하러 나선다.

                   < 14:08, 소복 눈꽃 빙수(6,800) >

             < 14:22, 단팥죽(7,000)이 맛있다는 외할머니 솜씨 >

              < 14:29, 길거리에는 열대과일인 코코넛이 즐비 >

  태조로 와 경기전 길이 만나는 주변에 먹거리가 많아, 그곳에서 소복(昭福)부터 찾는다. 주문한 눈꽃 빙수 외에도 아이스크림(5,200), 인절미 아이스 볼(,,소에 따라 7,500~19,500), 고구마 아이스크림(5,500)등이 있다. 좁은 매장에서 먹는 빙수는 눈처럼 입안에서 녹으며 달콤하다. 가까운 거리에 단팥죽이 맛있다는 외할머니 솜씨 집에 들어갔는데, 여름철(6~8)에는 판매하지 않는다고 하여 아쉽게 발길을 돌린다. 거리 곳곳에서는 열대과일인 코코넛이 판매되고 있다.

               < 14:36, 길게 줄지어 있는 만두로 유명한 다우랑 >

             < 14:46, 철판새우만두(2,000/), 만또만두(2,500/) >

                    < 14:57, 바게트 버거로 유명한 길거리야 >

  젊은이들과 줄을 서, 좌판에 진열된 여러 만두(새우꼬지만두, 철판군만두, 잡채튀김만두, 매콤왕만두, 김치교자만두, 고기교자만두 등 다양)중에서 선택하여 구입하는데 줄이 길다. 흔히 보아 오던 만두는 얼마 없고, 젊은이들이 입맛에 맞게 변한 만두들뿐이다. 구입한 만두는 옆에 있는 전자레인지에다 90초간 익혀서 먹는데 먹을 자리가 없다. 경기전 돌담 옆 쉼터가 각종 음식을 사가지고 와서 먹는 장소로 바뀌어 있다. 바게트 버거를 들고 다니는 관광객에게 물어 길거리야를 찾는다.

                        < 14:59, 인근에 있는 교동 고로케 >

                       < 15:04, ⑩⑪고로케와 바케트 버거 >

                  < 15:19, 먹고 싶었던 오징어 통 튀김은 다음에... >

  고로케도 변신을 많이 하여 떡갈비, 크림치즈, 김치, 감자, 부추잡채 고로케 등 다양하고, 전주비빔밥 고로케는 비빔밥이 그대로 안에 들어가 있어 특이하다. 바케트 버거는 안에 야채가 많이 들어가 먹기가 불편해서, 많이 흘리다보니 비둘기가 날아와 청소를 한다. 오징어 짱(통 튀김)은 배도 부르고, 긴 줄로 인해 다음으로 미룬다. 숙소에 맡겨 둔 짐을 챙겨 고속버스 터미널로 간다. 볼거리, 먹거리 모두 초과 달성하였기에 고속버스도 앞당겨(18:1016:30) 상경한다.

  해외여행 때에는 길거리 음식을 사서 사진도 찍으면서 맛있게 먹는 재미가 있었다. 국내에서 젊은이들처럼 줄서서 구입해 사진도 찍고 먹으려고 하니,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하다 보니 잠시 나이를 잊을 수가 있었다. 어떤 젊은 여성 관광객이여행은 다리 떨리기 전에, 심장이 떨릴 때 떠나는 것이다라고 한 말을 떠 올리며, 12일의 짧은 여행을 마친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보낸 이틀간의 일정은 너무 알차서, 4~5일 여행하다가 돌아가는 기분이다.

 

                                         ‘15. 8.27~28. 전주 한옥마을 다녀와서 ...

 

 

Posted by 프코2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