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트레킹 일시: 2015525(, 석가탄신일)

2) 트레킹 코스: 트레킹구간분천역비동승강장체르마트길양원역

                                            →낙동비경길승부역

                      ②협곡열차구간V-Train(철암발)승부역 탑승양원역, 비동역 정차 

                                               분천역  하차

3) 트레킹 시간: 1050~ 1530(4시간40),         12.1 km

4) 트레킹 인원: 햇빛 산악회,                 28

5) 날 씨 : 맑 음

6) 트레킹 후기

  오래전 T.V 프로에 협궤열차를 타고 계곡을 여행하는 장면이 떠올라 산악회 트래킹을 신청한다. 그 지역을 대표하는 수식어들이 협곡열차, V-Train, 체르마트 길, 영동선 오지 트래킹, 낙동강 세평 하늘 길, 낙동정맥 트레일 등 너무 많다보니, 혼돈을 가져와 어디를 가는지 잘 모르겠다. 또한 트레킹과 트레인은 어떻게 다르며, V-TrainO-Train의 차이는 무엇인가 궁금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궁금증을 해결하러 3일 연휴 마지막 석탄절에 아내와 함께 경북 봉화 산골로 여행을 떠난다.

             < 낙동강 세평 하늘길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영동선 오지 트레킹 오늘의 코스 요약도 >

                                  < 10:55, 출발지점 분천역 >

  출발지 신사역을 출발(7:10)한 버스는 문막 휴게소(8:25~8:45)에 일찍 도착하여 쉬어간다. 연휴 첫날 여주 휴게소까지 2시간이나 걸린 것에 비하면 오늘은 정체가 없다. 풍기I.C(9:42)를 나와 영주시를 거쳐 산골짜기를 돌고 돌아 작은 마을인 분천역 주차장에 도착(10:50)한다. 역사까지 5분여 걷는 동안, 길가 포장마차 형식의 음식점들은 즐비한데 개점 휴업상태다. 때 아닌 불볕더위로 폭염특보까지 내려졌는데, 작은 역사는 온통 한겨울 크리스마스 풍경으로 산타 할아버지도 등장했다.

                               < 10:56, 역사에 부착된 자매결연 표찰 >

                               < 11:01, 철길 따라 마을길로 트레킹 시작 >

                              < 11:17, 낙동강 상류를 건너는 오래된 다리 >

  잠시 후 역에 부착된 한국-스위스 수교 50주년을 기념하여 2년 전에 맺은 자매결연 표찰을 보고 이해를 한다. 역을 뒤로하고 왼편 방향으로 트래킹을 시작하는데, 아무런 이정표가 없어 먼데서 온 이방인들을 어리둥절케 한다.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자주 보던 익숙한 풍경들이 계속되며,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듯한 푸근함마저 느끼게 한다. 첩첩산중의 계곡 사이로 좌측은 가슴 설레게 했던 철로가 길게 뻗어 있고, 우측은 넓은 낙동강 상류의 힘찬 물줄기와 오래된 다리들이 정겹기만 하다.

                         < 11:25, 낙동정맥(봉화구간) 트레일 표시목 >

                                 < 11:26, 금강송 오솔길(쉼터) >

                          < 11:32, 강바닥까지 내려와 있는 세월교를 건너 >

  낙동정맥(洛東正脈)은 한반도 산맥 백두대간(大幹)에서 뻗은 1개의 장백정간(正幹)13개의 정맥(正脈)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중 하나의 정맥이다. 오늘 가는 길은 낙동정맥 중, 2코스인 봉화구간에 해당 된다. 가는 길가 왼쪽으로 금강송 오솔길과 쉼터가 보이는데, 경로를 벗어날까 우려해 진입하지 못하였는데 나오는 길과 만난다. 울창한 금강 소나무 숲에서 잠시 머물면서 쉬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집중 호우로 수위가 상승하면 통행을 금지 한다는 경고 안내문이 있는 세월교를 건넌다.

                              < 11:37, 길가 적송 아래 쉼터 의자 >

                              < 11:37, 하얀 찔레꽃이 한 무더기 >

                             < 11:39, 교각과 철로가 아름답게 꾸며져 >

  오늘의 트레킹구간은 크게 세 구간으로 나누어져 있어 각기 앞에 붙은 수식어도 제 각각이다. 지금 걷는 분천. 비동 구간은 4.3km 양원역 까지는 체르마트 길로 2.2km 승부역 까지는 비경구간 5.6km로 전구간 거리는 12.1km이다. 적송 아래 쉼터에 잠깐 앉았더니, 맞은편에 활짝 핀 꽃이 찔레꽃이라 한다. 옛 가요에 나오는 가사찔레꽃 붉게 물든 남쪽나라..의 붉은 꽃은 잘못 된 것이라 한다. 페인트 칠한 철교 교각과 철로가 잘 어울린다. 마침 기차라도 지나고 있으면 좋으련만...

                             < 11:45, 아름다운 낙동강 상류의 풍경 >

                 < 11:46, 비동마을 입구 이정표(좌측:낙동정맥길, 직진:체르마트길) >

                              < 11:55, 비동 임시역으로 오르는 길 >

  트래킹(Tracking)과 트레일(Trail)의 용어 차이를 몰랐는데, 낙동정맥 안내판을 보니 이렇게 구분하고 있다. 길을 걸으면서 지역의 역사. 문화를 체험하고 경관을 즐기며 건강을 증진하는 활동을 하는 트레킹 길 중에 산줄기나 산자락을 따라 길게 조성하여 시점과 종점이 연결되지 않는 길을 지칭하여 트레일 이라 한다. 비동마을 입구에서 직진하면 낙동정맥이 승부역까지 5.9km (배바위재)으로 이어진다. 우측의 다리를 건너서 이정표 따라 철길로 오르면, 비동 임시역 승강장은 아무도 없다.

                               < 11:56, 비동(肥洞) 임시역(승강장) >

                           < 11:56, 터널입구까지는 철로 우측 보행길로 >

                          < 11:59, 터널은 옆으로 우회해서 산마루 넘기 >

  분천역은 1956년 영암선(지금의 영동선) 철로 개통으로 세워졌다. 1970년대 상업적 벌채가 번성하던 시절에는 면소재지(현동리)보다도 더 번화했던 곳이었는데, 벌채업의 쇠퇴로 한산한 촌락이 되었다. 분천역 으로부터 4km떨어진 비동마을은 토지가 살쪄 기름지다해서 부쳐진 이름이라고 한다. 임시역부터 양원역까지 체르마트(스위스 마을이름)2.2km가 시작된다. 옆으로 나있는 보행 난간을 이용해 철교를 건너자, 터널은 진입이 불가해서 산을 우회하여 넘는데 경사가 급해 지그재그다.

                         < 12:05, 고개 마루 이정표(양원:1.8km, 비동:0.4km) >

                              < 12:11, 용골 쉼터에는 간단한 식사와 음료가 >

                                   < 12:17, 세찬 물길의 협곡을 옆으로 >

  뜨거운 햇볕 아래 걷다가 숲속으로 들어오니 시원해서, 경사 급한 오르막이 힘들지 않다. 터널을 피하기 위해 등산을 하는 유일한 구간이라고 한다. 고개 마루에서 내려가는 길은 낭떠러지 비탈에 안전난간이 없어 다소 위험하기도 하다. 내려 간 후의 평지에 있는 쉼터에서는 컵라면, 커피 외 다른 차, 캔 맥주, 막걸리, 아이스크림, 산나물 등을 판매한다. 스위스와 비교를 해서도 안 되지만, 갈수록 물살이 빠르면서 협곡의 풍광도 아름다워서 자매결연을 맺고 체르마트길이라 명명한 듯하다.

                                    < 12:19, 계곡을 건너면서 물가에서 >

                             < 12:32, 폐교가 된 분교 운동장엔 비닐하우스가 >

                                    < 12:34, 비포장 신작로를 따라 >

  멋진 이름과는 달리 체르마트 길을 걷고 있는 이들은 우리 일행뿐이고, 주위를 둘러 애써 찾아도 멀리 몇 명 정도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다녀가서 그러한지, 뜨거운 햇볕이 내려쬐는 지금 시기가 비수기여서 인지, 뜻을 같이 하는 이들이 없으니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한 때는 마을에 많은 사람들이 살았는지, 교실이 몇 칸 안 되는 폐교의 운동장은 비닐하우스가 차지하고, 찾는 이 없는 그네가 외롭다. 가옥도 한가구가 마을을 지키는 듯하다. 비포장 신작로 따라 하염없이 걷는다.

                      < 12:36, 중부내륙 순환열차(O-Train)가 정차해 있는 양원역 >

                            < 12:41, 역 옆에 음식을 판매하고 있는 식당 >

                         < 12:50, 식사 중에 도착한 협곡열차(V-Train, 백호열차) >

  체르마트 길이 끝나는 양원역에 도착하니, 중부내륙 순환열차가 정차해 있다. 분천역 이외는 매식할 수 없다고 하여 식사를 준비해 왔는데, 식당에는 여러 가지 음식들을 판매하고 있다. 잔치국수 5,000(여름만, 그 외는 우거지국밥 6,000), 찐 옥수수, 감자떡 등을 판매한다. 식사를 하고 있는데, 백두대간을 달린다하여 붙여진 백호열차가 들어온다. 3량이 달린 객차는 숲속과 협곡의 청정자원을 느낄 수 있도록 개방형으로 특별하다. 5분간 쉬는 동안 대부분 내려와 쉬고 다시 오른다.

                               < 12:52, 정차 중인 개방형 객차 앞에서 >

                                           < 13:10, 추억의 화장실 >

                             < 13:28, 역 위 산에 있는 양원비경 전망대 >

  정차한 열차는 내렸던 손님을 모두 태우고 종점인 분천역으로 향한다. 우리가 가고 있는 최종 목적지 승부역에서 약 2시간30분 후에는 같은 열차를 타고 이 곳을 통과하게 된다. 옛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추억의 화장실이 눈길을 끈다. 준비한 점심(12:40~13:25)을 하고는 산 아래에 있는 전망대로 올라 역과 마을을 조망한다. 전망대에서 지름길로 간다고 왼편 사선방향으로 내려갔는데 길이 없다. 이제는 승부역까지 5.6km의 낙동 비경구간을 마감시간인 16시에 맞추어 가면 된다.

                                   < 13:44, 계곡까지 내려와 있는 통로 >

                                  < 13:53, 더위를 식혀주는 숲속 길 >

                                  < 14:08, 강변으로 길게 설치한 데크 >

  남은 거리를 보면 시간적으로 여유 있지만, 승부역 인근에서 쉬기로 하고 일찍 출발한다. 여름철에는 체르마트 길보다는 낙동 비경길이 풍경과 뙤약볕을 피할 숲이 많아 좋다. 숲속 강변으로 길게 설치한 데크는 더 시원스럽다. V-Train는 분천역과 철암역간 27.7km를 하루에 3회 운행하는 협곡열차로 편도 기준 약 1시간10분 소요되고 요금은 8,400원이다. O-TrainOone의 약자이며 순환을 상징하는 중부 내륙3(강원, 충북, 경북)을 하나(one)로 있는 순환열차를 의미한다고 한다.

                                    < 14:10, 태극 물길 전망대 >

                                      < 14:15, 출 렁 다 리 >

                             < 14:26, 협곡 따라 가는 기차 길 따라 >

  서울을 출발해서 원주-제천을 경유, V- Train 구간도 들리고, 다시 온 길을 돌아 서울로 가는 열차라고 한다. 요금은 새마을 특실 요금을 적용한다는데, V- Train 구간에서 중간 역(승부역과 양원역)에서 5분의 정차는 없는 것 같다. 코스 중에 비경이라고 할 수 있는 포인트인 거북바위와 태극 물길 전망대 그리고 출렁다리에서는 잠시 머물며 풍광을 즐기고 간다. 열차시간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강가로 내려가서 시원한 물에 25분간(14:40~15:05) 족욕을 하고 간다. 발걸음이 훨씬 가볍다.

                                          < 15:28, 승부역 오르는 계단 >

                                < 16:05, 승부역 역사와 역무원이 쓴 시비가 >

                                < 16:13, 영암선 개통기념비(이승만 기념비) >

  승부역 아래에 도착하니 30여분 시간이 남아, 물레방아가 도는 건너편눈꽃마을 승부음식점가로 간다. 모두 문이 닫혀 있는 것을 보면 지금 계절이 비수기 인듯하다. 배낭속의 돗자리를 꺼내 쉬다가, 16시가 넘어 승부역으로 건너간다. 19년 동안 근무했던 역무원이 오지체험을 그대로 잘 표현해서 암벽에 썼다는 글승부역은 하늘도 세평이요. 꽃밭도 세평이나. 영동의 심장이요. 수송의 동맥이다란 문구가 멋지다. 역사 내에 있는 투구봉 산책로 안내도 상의 이승만 기념비를 찾아 나선다.

                                  < 16:15, 철암에서 출발한 백호열차를 타고 >

                             < 16:30, 양원역에 정차해서 잠시 내려 텅빈 객실 >

                                    < 16:31, 가장 작은 양원역 대합실 >

  영암선(영주-철암간, 86.4km)을 정부 수립 후 미국의 원조로 1955년 우리의 손으로 처음 건설된 것을 기념하여 세웠다. 공사 구간 중 어려움이 많았던 승부역에 세운 기념비로, 이승만 대통령의 친필로 썼다하여 이승만 기념비로도 불리는 듯하다. 하루에 3회 왕복하는 협곡 백호열차는 시속 30km로 천천히 달린다. 천정에는 선풍기가 돌아가고, 겨울에는 객실 안에 있는 난로에 불을 지핀다. 터널 속을 지날 때는 싸이키 조명과 함께사랑의 트위스트,담다디등 경쾌한 음악을 틀어준다.

                                     < 16:32, 작은 대합실 내부의 모습 >

                                < 16:54, 분천역 백호와 사슴이 있는 정원 >

                               < 16:55, 원점 회귀한 분천역 측면의 모습 >

트레킹 하면서 걸었던 길을 차창 밖으로 보면서, 점심식사 했던 양원역에서 5분간 쉴 때는 내려서 막걸리 한 잔으로 갈증을 해소한다. 머물면서 지나쳐 버린 제일 작은 대합실도 안내방송을 듣고서야 들여다본다. 임시 비동역에서 1분간 정차하고, 트레킹을 시작한 분천역(종점)으로 회귀해, 17시에 상경하는 버스에 오른다. 혼자 왔으면 외롭고 지루했을 트레킹에 아내가 동참해 주어 감사하다. 출발 전 궁금한 사항도 해결되고, 영동선 오지 트래킹을 즐겁게 마치어 좋은 추억이 되었다.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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