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일시 : 2011731(일요일)
2) 산행코스 : 땅끝마을노화도보길대교(윤선도유적지동천석실입구)
                     →보옥리(공룡알해변)뽀래기재누룩바위(전망대)-정상
                    
수리봉큰길재예송리(해수욕장)노화도땅끝마을
3) 산행시간 : 850~1150(3시간), 산행거리: 6.0km 추정
4) 참 가 자  : 일산하나 산악회, 56
5) 날   씨    : 흐린 후 맑음
6) 산 행 기
  기나긴 장마, 폭염특보, 국지성 물 폭탄, 우면산 산사태 등 최근 며칠 동안 일어난 기상이변이 우리에게 경종을 울린다. 잠시나마 무더위를 피해 나지막한 섬 산행을 아내와 떠난다. 젊었을 때 여름 휴가철만 되면 리스트에 올려놓고, 선뜻 나서지 못한 윤선도 유배지 보길도를 세월이 흘러 이제야 간다. 51세 때 인조가 청나라에 항복했다는 소식을 듣고 통분하여 제주도로 가던 중, 심한 태풍을 피해 이곳에 들렸다가, 풍광에 매료되어 정착했다고 한다.

                         < 오늘의 산행코스 >

                < 보길도 관광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선명함) >

                      < 6:12, 해남 땅끝 표시석 >

  최종 집결지 양재역을 출발한 28인승 버스 2대는 기흥휴게소(0:00)군산휴게소(2:05)함평천지휴게소(3:23)땅끝 마을 입구(5:30)에서 차가 멈춘다. 작년 6월초에 달마산 산행을 하고 왔을 때, 한가하던 동네는 피서객들로 혼잡하다. 또한 페리호에 오르기 위한 차량의 행렬은 장사진이다. 당초에는 보길도 내 버스를 이용하려 했으나, 인원이 많고 운행 횟수가 적어 이동하는데 지장이 있다고 버스 1대를 도선(편도요금:110,000)키로 한다.

                     < 6:23, 해남 땅끝 식당에서 매식 >

                         < 6:50, 선착장 옆 공원 >

                       < 6:52, 노화도 가는 배승선 >

  일부는 준비해 온 아침식사를 공원에서 하고, 절반은 식당에서 해물된장찌게를 주문하여 매식한다. 밤새 오느라 시장도해서 맛도 있으련만 기대 이하이고, 배 시간에 쫒기다 보니 어떻게 먹었는지 조차 모를 정도이다. 땅끝-산양간 운항 간격은 휴가철(7.30~8.7)로 증편되어 자주 있다. 첫배(6:10)를 보내고, 두 번째 여객선에 올라 노화도로 간다. 차량은 일정 대수를 초과 할 수 없지만, 승객(편도:5,700)들은 모두 탈 수 있을 정도로 배가 크다.

                  < 7:00, 들어오는 배를 맞이하고 출항을 >

                   < 7:05, 해남 땅끝 전망대를 뒤로하고 >

                       < 7:17, 노화도를 향하여 >

  비가 금방이라도 내릴 것 같은 흐린 날씨에 하늘은 먹구름으로 뒤덮여 일출도 보지 못하고 지나갔다. 노란 모노레일이 올라가고 있는 전망대를 뒤로 하고 출발한 장보고호는 힘차게 물살을 가른다. 아름다운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이 펼쳐지며, 작고 큰 섬들이 노화도 선양 선착장으로 가는 길을 안내한다. 기상 이변으로 인해 한동안 찌들어 있던 가슴을 시원스럽게 활짝 열어준다. 고요한 바다를 미끄러지듯 가는 배를 타고 마냥 가고 싶다.

                      < 7:34, 노화읍 산양 선착장 >

                       < 7:36, 타고 온 장보고 호 >

            < 7:37, 노화읍 권 관광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선명함)  >

  30여분 후에 노화읍 산양 선착장에 도착한다. 부둣가 관광안내도를 보고서야, 보길도를 가는데 왜 노화도에서 내리는지 알게 된다. 같은 완도군내 있는 3개의 섬이 인접해 있다. 행정구역을 달리해, 배에서 내린 노화읍, 가려는 보길면, 그 옆은 소안면이다. 배편은 가까운 해남 땅끝 마을에서도 있고, 완도항에서 에서도 있는 듯하다. 격자봉 당초 산행계획은 다리를 건너 청별항에서 출발, 반대편의 보옥리로 하산하는 완주코스(11km, 6시간)였다.

                      < 7:53, 차창 밖 보길대교 >

              < 8:00, 버스 알바로 멀리서 본 동천석실() >

                    < 8:10, 윤선도 유적지 매표소 >

   그러나 휴가 절정기로 인파와 교통체증을 예상, 코스를 축소하여 보옥리로 올라 예송리로 하산(6km, 4시간)한다고 한다. 대신 윤선도 유적지라도 잠깐 들려주지 않을까 하는 혼자만의 욕심도 내어본다. 보길도하면 격자봉 보다는 윤선도의 지명도가 높다는 생각 때문이다. 노화도와 보길도를 이어주는 보길대교를 지나 보옥리로 향하던 버스는 길을 잘못 들어선다. 길이 막혀 U턴한 자리에서 먼발치로 보길도 최고의 경관이라고 하는 동천석실을 본다.

                 < 8:44, 공룡알 해변과 보죽산(뾰족산) >

                       < 8:47, 동백나무 숲 >

                      < 8:50, 들머리 탐방로 >

  되돌아 나오며 길을 묻는다고 윤선도 유적지 매표소에서 잠시 쉬어간다. 섬 중앙으로 들어갔다 나와, 해안도로를 따라 남단으로 간다. 일몰(망끝)전망대를 지나니, 엄지손가락처럼 우뚝 솟은 보죽산(뾰족산)이 일행들을 반갑게 맞아준다. 순환도로가 끝나는 지점의 마을이 보옥리다. 보죽산 아래 둥그런 돌들이 많은 공룡알 해변으로 먼저 간다. 해변의 갯돌은 천연기념물로 보호조치하고 있다. 동백나무 군락지 숲을 지나 산행들머리로 이동한다.

             < 8:52, 보옥교를 지나(뽀래기재:1.6km, 예송리:6.0km) >

                      < 8:52, 시원한 숲속 산행 길로 >

                        < 9:05, 울창한 동백나무 숲 >

  보길도의 주봉은 오르고 있는 격자봉(433m)이고, 산 이름은 고산 윤선도가 지었다고 전해져 오며 적자봉 이라 부르기도 한다. 해변에서 뜨거운 햇볕을 받고 있자니, 숲속이 그리워져 서둘러 보옥교를 지나 산행을 시작한다. 그러나 어둡기까지 한 울창한 숲속은 바람한 점 없고 습한 지열마저 올라와 찜통 속이다. 멀리서 바라보면 황소가 드러누운 듯 완만한 산세를 지녔다는 설명과 같이, 등산로는 완만하고 육산으로 어려움이 없다.

                       < 9:07,백련사지 갈림길 삼거리 >

                           < 9:29, 편안한 오솔길 >

                        < 9:31, 뽀래기재 현위치 안내도 >

  백련사지 갈림길을 지나, 낙엽이 수북하게 쌓여 있는 편안한 길로 오른다. 등산로는 험하지 않으나, 찜통더위가 계속되니 얼굴에서 떨어지는 땀방울이 비 오듯 한다. 땀을 많이 흘렸더니, 에너지가 많이 고갈되어 어찔어찔 하다. 뽀래기재 삼거리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행동식을 먹고 떨어진 열량을 보충한다. 이곳 삼거리는 이정표 대신 안내판이 있어 무심코 직진하다 보면 알바 하기 쉽다. 쉬면서 무심코 지나가는 일행들에게 길잡이를 해준다.

                    < 9:39, 가파르기 시작하는 숲길 >

                  < 9:46, 왼편 보죽산, 오른편 망월봉 >

                    < 9:49, 거북이 모형을 한 바위 >

  높지 않은 산이기는 하지만 안내판을 지나고서부터 서서히 고도를 올리기 시작한다. 언제 능선이 나와 시원한 바람이라도 불까 기다리던 중 산행 시작한지 1시간여 만에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멋진 풍경이 가슴속으로 들어온다. 첫 풍광은 우뚝 홀로 솟은 보죽산이 왼편에, 오른쪽은 능선 상에 있는 망월봉(364m)의 모습이다. 청명한 날씨는 바다와 하늘을 구분하지 못한 체 모두 파랗다. 거북모양의 바위 하나가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 10:04, 원시림 같은 능선 숲속 길 >

                      < 10:17, 부용동 가는 갈림길 >

                       < 10:21, 누룩바위(전망대) >

  능선에 올라서면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다도해가 펼쳐질 줄 알았는데, 원시림 같은 숲속은 계속 이어진다. 지나는 길옆의 바위와 나무는 이끼들로 뒤덮여 있고, 나뭇가지에는 작은 식물들의 줄기가 같이 성장하고 있다. 부용동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다. 이곳으로 내려가야 고산 윤선도가 10여년 머물면서 전원생활을 즐기었던 동천선실, 세연정, 낙서재 등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을 잠시 해 본다. 커다란 암봉의 누룩바위와 전망대를 만난다.

                 < 10:31, 뒤돌아본 전망대(누룩바위) >

                    < 10:38, 정상을 알리는 이정표 >

                         < 정상 이정표 에서 >

  정상으로 가면서 뒤돌아 누룩바위를 보니, 멀리 보아야 제 모습이 난다. 들머리에서 1시간 50여분 만에 정상인 격자봉(433m)을 밟는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제주도, 땅끝, 진도, 거문도, 추자도 등 주변의 작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은 맑은 날씨로 가까이는 잘 보이지만, 해무가 짙게 드리워져 멀리는 보이지 않아 아쉽다. 정상 표시석이라도 별도로 세워져 있으면 좋으련만, 등산객 보다는 여행객이 많은 듯하다.

                       < 10:53, 능선에서 본 다도해 >

              < 11:03, 수리봉(406m), 격자봉:0.9km, 예송리:1.9km >

                  < 11:03, 수리봉 아래 전망 포인트에서 >

  격자봉 건너편으로 보이는 수리봉이 높이 올려다 보인다. 역시 숲속을 한동안 내려 간 뒤에 올라야 함은 당연하지만, 중간에 보이는 조망들은 잠을 설치며 고생하고 올라온 피로를 말끔히 씻어준다. 수리봉 이후부터의 풍경은 해무와 바다 그리고 하늘이 조화를 이루면서 더 멋진 모습으로 다가온다이 지역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 양식장에서 생산하는 전복이 전국 물량의 60~70%을 차지한다고 한다그만큼 이곳이 청정지역임을 말해준다.

                   < 11:10, 예송리 마을과 해수욕장 >

                     < 11:10, 바위에 핀 야생화 >

                  < 11:11, 좌측, 산중의 상수도 수원지 >

  얼마 전 다녀온 산우의 후기 글을 보면, 이곳 도서 주민들은 전복양식과 해산물 수확으로 부유한 생활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흔히 이야기하는 말로 어디 가서 돈 자랑 하지 말라는 말이 이곳에도 적용된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섬 주위의 주택들을 보면 하나같이 현대식 건물들이다. 하산지점인 예송리 마을과 해수욕장이 발 아래로 펼쳐진다. 바위에 핀 야생화가 더 아름답다. 이 섬의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저수지가 왼쪽 산중에 자리하고 있다.

                   < 11:25, 큰길재 가는 암릉 난간 >

                       < 11:33, 동백나무 숲 >

                    < 11:34, 정리된 숲속 하산 로 >

  예송리 마을을 내려다보면서 약간의 암릉 구간을 줄잡고 내려간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산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계단과 난간 그리고 안내판 등이 안전하도록 설치되어 있다. 안내판이 서 있는 큰길재 갈림길(11:32)에서 오른쪽 예송리 방향으로 내려간다. 울창한 동백나무 숲은 곳곳에 있어 꽃피는 계절에 온다면 더 멋진 산행이 될 것 같다. 잘 정리해 놓은 넓은 등산로는 폭우가 왔을 때에 수로로 변한 듯, 많이 파헤쳐 지었다.

                     < 11:37, 데크를 설치한 등산로 >

                      < 11:47, 예송리 마을 풍경 >

                     < 11:50, 날머리 등산로 입구 >

  데크 길을 따라 내려오다 보니, 산위에서 보던 예송리 마을 풍경이 하나의 그림이 되어 손에 잡힐 듯하다. 고산 윤선도가 이 섬에 머물면서 바다를 주제로 하여 어부의 생활을 노래한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가 귓전에 들려오는 듯하다. 65세가 되던 해(1651)에 벼슬을 버리고 이 섬에 들어와 봄, 여름, 가을, 겨울 각각 10수씩 40수를 지었다고 한다. 유명한 작품을 탄생시킨 아름다운 자연이다. 3시간 만에 등산로 입구에 도착한다.

                    < 11:56, 예송리 해수욕장과 상록수림 >

                      < 11:56, 작은 돌(몽돌) 해변 >

                        < 13:49, 예송리 마을 길 >

  해수욕장은 모래 대신 작은 돌멩이(몽돌)의 해변이 1.4Km나 펼쳐져 있다. 주변에는 천연기념물 제 40호인 상록수림이 있어 운치를 더 한다. 도착하자마자 운영진께 윤선도 유적지를 별도로 택시를 이용해 가려고 하는데, 노화도 선착장으로 가는 길에 픽업이 되느냐고 묻는다. 가는 길이 아니기에 불가능하고, 유적지에서 다시 택시타고 선착장으로 오라한다. 포기하고 바다 물에 알탕을 한 뒤, 준비한 점심식사를 한다. 14시경 예송리 마을을 떠난다.

                       < 14:41, 노화도 선착장 승선 >

                      < 15:32, 해남 땅끝 도착하기 직전 >

                      < 16:06, 땅끝 해변 텐트촌 모습 >

  노화도 선착장에서 배를 타면서 유적지의 아쉬움을 꽃피는 봄이 오면 이웃에 있는 청산도 여행 올 때 꼭 들려보겠다고 위안을 한다. 탕끝 마을에 도착하여 16시부터 먼 상경 길에 오른다. 출발하면서 차창 밖 텐트촌 모습을 보니, 젊은 시절이 그리워진다. 휴가 절정기로 고속도로는 정체를 이뤄 23시 지나서 양재역에 도착한다. 3시간의 산행을 위하여 거의 20시간 이상을 배와 차에서 보냈다. 힘든 산행인 만큼 또 다른 추억으로 오래 남을 것 같다. 산행을 기획해준 산악회 운영진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 산우 여러분 감사합니다.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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